황실가족은왜비운의삶을살았나
조국마저외면한궁궐속숨은역사
‘대한제국’은일제의국권침탈로역사속에서사라졌다.‘대한민국’에서살고있는현대인에게대한제국은근현대사역사책에나나오는시절이라고생각될것이다.이책은고종황제의손녀이며,의친왕의딸로대한제국의마지막왕녀인저자의일생과아버지의친왕,어머니의친왕비에대한이야기가담겨있다.그동안대한제국황실에대한인식은무능하여일본에국권을빼앗기고,항일에대한의지없이유약하다는부정적인평가가많았다.저자는이러한왜곡된세간의평가를바로잡고자자신이경험하고목격한궁궐안에서의삶을그대로밝히고있다.
저자는어린시절생모와헤어져사동궁에살면서의친왕비의보살핌을받았다.유모,나인,상궁같이시중드는사람이늘옆에있었고,소학교에입학해서는가까운학교까지자동차를타고다니는황실의호사를누렸다.그러나한편으로는친구들과마음껏놀수도없고,이것도하지말고저것도하지말라는엄격한예법의굴레에매인궁중생활을답답해하며자랐다.여고시절에는일제의전쟁준비에동원되는근로봉사를하느라공부할시간도없었으며,해방이후음대를졸업하고음악교사로일한지얼마안되어6ㆍ25전쟁을맞았다.전쟁중미군부대에서일한것을계기로미군부대의도서관사서로근무하다,1956년단돈80달러만가지고유학을떠났다.성악가가되리라는꿈은못이뤘지만미국컬럼비아대학교동양학도서관에서일하며구한말조선왕조역사에남다른애착과흥미를갖게되었다.
의친왕비에게친자식은없었지만,의친왕은여러후실에게많은자녀를얻었다.하지만의친왕비는불평하는법이없었고,후실에게얻은자녀중생모가일찍죽거나사정이있어서생모가기르지못하는아이들을친자식처럼거두어주었다.이혜경왕녀또한세살때부터궁으로데려와따뜻하게길러졌고그녀에게의친왕비는생모이상으로감사하고소중한사람으로저자에게가장많은가르침을준사람이고,어머니라고부르는단한분이다.저자가의친왕비에게직접들은고종황제의외동딸인덕혜옹주이야기며,고종황제의후궁들에대한평가는실제의황실생활을엿볼수있는새로운부분이기도하다.
저자가역사책에서찾은의친왕은주색잡기에빠진무기력한황자가아니었다.나라가기울어가는것을한탄하였고,호방한품성으로조선통감이토히로부미에게도호통을치고,데라우치총독에게도거침없이권총을겨누는등일제권력자앞에서늘당당하였다.‘거창군지’에서는경남거창에서뜻있는우국청년들과의병을양성하기위해막사의터와훈련장으로사용할땅을사들이다가일본헌병에게탄로나호송되다시피서울로돌아갔다는기록도남아있다.한일합방후독립운동가들과접촉하였고,대동단에서는‘대한민족대표의친왕등의독립선언서’를공표하였다.대동단의독립운동가김가진은의친왕에게함께상하이로망명할것을권하였고,1919년11월에탈출을위해기차를타고상하이로가다의친왕이체포되었다.탈출사건이후일본은의친왕을감시하는데서그치지않고아예일본으로데려가려고하였으나그는이에굴하지않고완강히거부하였으며,배일사상을고수하는등일제에저항하였다.
기개있는대한제국의황자로독립운동에뜻을펼치고자상하이에망명하려했던아버지의친왕의업적이인정받고,참된면모가세상에널리알려지기를저자는바라고있다.대한제국황실의기억을더듬어쓴이책을통해정치적으로폄하된이야기가아닌실제의역사를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