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품을 그리다

온품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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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현실과 초월은 단순히 대립적인 개념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이루며 균형을 유지하는 축으로 작용해야 한다. 현실은 인간의 경험과 감정이 구체적으로 구현되는 장이며, 초월은 그 경험을 넘어서는 통찰과 깊이를 제공하는 차원이다.

박우지아 시조에서는 이 두 요소가 함께 연대하여 시적 공간을 확장하며, 현실 속에서 초월을 찾고 초월 속에서 현실의 의미를 재발견하는 과정을 통해 다층적인 문학적 깊이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시조가 단순한 묘사나 감정의 표현을 넘어, 인간 존재의 본질을 해석하는 예술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

박우지아

2008년『문학도시』에「신명-김홍도,‘무동’」등의작품으로신인작가상에당선하여등단했다.시조집으로『파도가길을찾다』가있다.대표작품으로「몰두의행복-르느와르,‘피아노치는소녀들’」,「울림-빈센트반고흐,‘해바라기’」,「불휘기픈남ㄱ,ㄴ-이중섭,‘황소’」,「온품을그리다-강세황,‘자화상’」등이있고,이후각언론매체와문학잡지에작품을게재하였다.근정포장(대통령)수상했으며,현재부산문인협회,부산시조시인협회,부산여류시조문학회,부산영호남문인협회회원으로있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명화는철학이다
온품을그리다-강세황13/불휘기픈남-이중섭14/연인을품은초승달-신윤복15/얼씨구나놀아보세-김홍도16/솔향기도침묵하네-김정희17/품어온소망-요하네스페르메이르18/혼재-살바도르달리19/소망-장프랑수아밀레20/우리는어디서와서어디로가는가-앙리폴고갱21/행복·3-빈센트반고흐22/꿈-빈센트반고흐23/정직한삶을꺼내주세요-빈센트반고흐24/멈출수없어-잭슨플록25/가는길이길이다-다비드프리드리히26/행복한마을-마르크샤갈27/날아오르는꿈-에드가드가28/

제2부너에게건네며
붓이지나갔다31/비내리는산속32/소풍나온단풍33/수국의행복34/지금이참좋다36/솔방울노래38/자연을품다-이재효갤러리39/갈맷길에서40/마음을부르는광안대교41/선물42/진달래꽃43/사과44/대나무가건네는말46/마음47/달팽이48/하루를만나다49/가을을읽다50/

제3부마음을열며
김민기선생을추모하며53/외나무다리-해인사54/눈부신비밀-무학대사55/소리꾼홍류동천-해인사56/개심-서운암에서57/기도58/빛59/5월의축제-서운암에서60/통도여정61/통도사오케스트라62/선예전63/합장하는괴석-만어사에서64/또한분의부처님-운문사에서65/

제4부초록파장을보며
청보리밭69/들꽃70/웃고있는울릉도71/수변공원의아침72/부산해오름73/인생74/동백섬·175/동백섬·276/동백섬속마음77/납작한관계78/로즈마리79/선택80/선의가르침81/물방울82/노을83/바다멍84/섬85/수영강86/부산이좋다87/벚꽃눈88/

|작품해설:안수현(문학평론가)
현실과초월의변주곡-박우지아論91/

출판사 서평

현실과초월은단순히대립적인개념이아니라상호보완적인관계를이루며균형을유지하는축으로작용해야한다.현실은인간의경험과감정이구체적으로구현되는장이며,초월은그경험을넘어서는통찰과깊이를제공하는차원이다.
박우지아시조에서는이두요소가함께연대하여시적공간을확장하며,현실속에서초월을찾고초월속에서현실의의미를재발견하는과정을통해다층적인문학적깊이를형성하고있다.이러한접근은시조가단순한묘사나감정의표현을넘어,인간존재의본질을해석하는예술로기능하고있음을보여준다.

한낮의등불은불밝히지않아요
오로지땀으로땀으로흙을갈죠
그누가초원의땅을아름답다했나요

수만번바람은흙속에서몸살했죠
수만번빗물은쓰라린아픔겪죠
비로소영글은알은거친손에안겼어요

어둠의손떨림이인류를울리죠
흔들리는눈동자에붓끝이떨고있죠
세상이등불이될때알맹이는우리일까요
-「정직한삶을꺼내주세요」전문

시인은「정직한삶을꺼내주세요」를통해노동의현실과그속에서의인간의삶을사실적으로묘사한다.‘오로지땀으로땀으로흙을갈’고살아가는현실적이고정직한삶의본질과그과정에서겪는고통,그리고결국이루어지는성과를중심으로전개한다.시인은자연의이미지를사용해정직한삶을살아가는사람들의수고와인내를강조하며,그과정을통해진정한의미와가치를찾고자하는것이다.정직한삶은굳이과시할필요없이묵묵히수행해야함을나타낸다.흙을가는행위는사람들의꾸준한노력과노동을상징하며,이과정에서땀흘리는것이곧정직한삶을살아가는기본적인자세임을보여준다.

거칠고두터운
노역이쌓여갈때

비쳐오는서광은
심장에터닦는다

소롯이
멈출수없는
소망줄을
심는다
-「소망」전문

생존과희망의밀접한관계는시인의또다른「소망」에서확인할수있다.‘거칠고두터운노역’은누구나겪을수있는인생의시련과고난을상징한다.시인은이러한고통과노력은쌓아가며살아가는과정으로정의한다.노역은소망을이루기위한필연적과정이며,이과정에서시인은소망의씨앗즉‘소망줄을심는다’고했다.소망줄을심는행위는그자체로꿈을향한의지와결단을나타내며,이는끊임없이이어지는희망의끈을붙들고나아가려는시인의간절한마음을상징한다.

사과한잎베어물면인류사가들어온다
무풍지에알이터져하얀속살매매다져
쓰라린세월품어온먹거리의봉우리

따가운햇살등에순풍을타고앉아
바람갈퀴몸부림에온몸이쓰려오니
청제비노랫소리가이렇게나그립다니

매서운바람살에단단해져맛산다고
부추기는그말들이더욱더무서웠다
달콤한과육안에는서러움이걸려있다
-「사과」전문

「사과」는이미과일이아니라인류의역사와경험을상징적으로담고있다.‘사과한입’을베어물었을때들어온‘인류사’는사과가인류의오랜농경생활과생존의역사를대변한다는의미를내포한다.사과는에덴동산이야기에서부터현대농업에이르기까지다양한맥락에서인류와깊은연관을맺어왔기때문이다.사과의성장과정과그속에담긴역사적무게는고요한환경에서자라난사과를‘무풍지에알이터’져나와마침내‘하얀속살’을키워내는과정을전개하고있다.이과정은인류의역사가평온함과고통,극복의시간을거쳐발전해온과정을반영한다.사과는그러한인류의역사를압축적으로담고있으며,‘먹거리’의상징적‘봉우리’로등극하기에이른다.

얼마나거친모래가
몸을파고들었던가

지루한태양은
그림자마저태우지만

알품은거북이처럼
저심해를건너서
-「달팽이」전문

인내와삶의여정을상징적으로표현한「달팽이」에서‘거친모래가몸을파고들었던’경험을통해시인은달팽이의느리고험난한여정을자연과인간의삶에비유하며그속에서발견하는고통과성찰,그리고희망을담고있다.‘지루한태양’과‘그림자마저태우지만’뜨거운태양아래서도달팽이가꿋꿋이전진하는모습을보여주며인간이고난과역경을마주할때계속해서길을찾아가는과정과맞닿아있다.

시인은이러한변주를시조캔버스위에오롯이담아내었다.특정한형상을만들려하지않고,시인의사유가흘러가는대로물줄기가모이는곳에서발생하는에너지를발견했다.시인이보여주고자하는것은완결된형태가아닌계속해서변화하고확장되는혼재의흐름과상통한다.시인의작품이특정한해석을요구하지않고독자마다다양한해석과감정을끌어내는과정이곧각자의삶의여정속에서의미를발견하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