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의 계단을 오르며 (문상재 시집)

경전의 계단을 오르며 (문상재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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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문상재

저자:문상재
충남보령출생으로1980년부터문학활동을시작했으며1992년《문학공간》신인상으로당선으로등단했다.시집으로『무엇이그리워그대는찬비로오는가』『욕망의얼레』『가을여행』등이있고,공저로『살구꽃피는고향언덕』『바람끝에이는햇살』외다수가있다.2001년충남예술문화상,2002년충남문학작품상,2005년만세보령대상(교육문화부문),2006년충남문학대상,요한볼프강폰괴테우수향토상등을수상했다.보령문인협회초대회장과서안시회회장을역임했다.현재한국문인협회이사,충남시인협회회장(책임),충남문인협회자문위원으로있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두내받이호수
빛바랜사진첩__15/생의비릿한갯벌에서__16/11월의단상斷想__17/어머니의능소화__18/굴렁쇠와아버지__19/고향·8__20/고향·9__21/고향·10__22/성주산소나무__23/미산嵋山찬가__24/누나가접어준종이배__26/보령청천호둘레길__27/한마리연어가되어__28/아내가몸이아프다__30/아내의빈자리를보며__31/큰형수님__32/

제2부어머님의찬송가
상사화__35/거미줄에걸린낮달__36/어머님의찬송가__37/외연도상록수림에서__38/대천역의오후__39/성주산자락꿀벌농장에서__40/바람처럼,물처럼__42/목련꽃지는사월__43/유년의뜰__44/창동리소묘__46/7월의고야실풍경__48/창세기의뜰에서__49/예배를드리며·1__50/예배를드리며·2__52/예배를드리며·3__54/가을산을오르며__55/

제3부가을의문턱에서
너를향한그리움__59/바닷가에서__60/혀에대한단상__61/오십대후반을지나며__62/고장난TV를버리며__63/이명耳鳴__64/늘그리운친구__65/돌아올수없는길을떠난그대에게__66/이별아닌이별을위하여__68/병원에서__70/먼길을걸으며__72/병상일기·2__73/벗어놓은신발을보며__74/세상이어찌…__75/겨울의문턱에서__76/놋그릇을보며__77/핸드폰__78/

제4부비우며가는길
선인장__81/도시의얼굴·6__82/비우며가는길__83/보이지않는손__84/무덥던8월의어느날__86/유리벽에부딪힌새한마리__88/벽에못을박으며__89/미장원집벽시계__90/시장바닥에서·25__91/시장바닥에서·26__92/시장바닥에서·27__94/못다핀꽃용광로에지다__96/광산촌에서·10__98/광산촌에서·11__100/코로나-19의세상에서__101/위안부란이름으로_-102/어항의풍경__104/

제5부선죽교앞에서
에펠탑을오르며__107/대영박물관에서__108/나이야가라폭포__110/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__112/베트남다낭을여행하며__113/킬링필드의유골함을보며__114/앙코르와트에서__116/대마도__117/개성박물관에서·1__118/크루즈여행을떠나며__120/선죽교앞에서__121/영주부석사__122/정림사지__124/부여백마강에서__126/대구수변공원에서__128/무량사다리__129/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오던길이끊어진
이바다에와서길을묻는다
숨가쁘게달려온내칠십해성상
고달팠던궤적을돌아본다

진흙펄위를기어다니는생명체들이
써놓은문장들이
내가살아온삶처럼어지럽다

흰머리가비릿한갯바람에휘날린다
아직가지않은내남은길을위하여
경전의계단을오른다
―「바닷가에서」전문

너와나의행간엔
언제나목마른사막이있다
건널수없는강이있다

덮어둔책갈피속단풍잎처럼
목이마른그리움하나
가슴에키우고있다
―「너를향한그리움」전문

그대를만나지못했다,하여
이별이라말하지마라

가슴속깊은곳에
부르다목이쉰그대이름이있고
아직도기다려야할그리움이있나니

그대를만나지못했다하여
내사랑이식었다말하지마라

오늘도꼿꼿이피어나는
그대향한그리움
―「상사화」전문

계절의팔부능선
빨갛게물든물푸레나뭇잎이
갈바람에몸을뒤척이고
하얀낮달이빈하늘에서창백하다

시끄럽고사연많은동네들이
오를수록손바닥처럼작게보인다
사는것이무엇이라고아우성,아우성하던
내모습이참으로작게느껴지는
사계의끝자락

삶은버리며가는나그네길이거늘
있어도없는듯한낮달을보며
내가가야할길을생각해본다
―「가을산을오르며」부분

벗어놓은허름한신발을본다
내발모양대로구겨진모양새다
나를데리고어디든다녔을
나처럼적당히늙어가는신발
뒷굽이닳아한쪽으로기울었다
내가가는곳마다나를옮겨준신발을보며
제의지와상관없는삶이
어쩌면세상을살아가는나와닮은꼴이다
한번도거부하지못하고
나를가장잘알면서도모른체
속을비워낸채로언제나나를기다리는
신발
―「벗어놓은신발을보며」전문

바람도없는데
제무게를못이긴땡감이
툭하고떨어진다

출렁이는나뭇가지가
청명한가을하늘을흔든다
언제부터인가태풍을견딘나무가
속으로,속으로골병이들었나보다

떨어지는땡감이마음에걸리는한낮
툭하고감나무가또
무게를덜어내고있다

비릿한생의후반을가고있는
나는무엇으로무게를
덜어내며가야하나
―「비우며가는길」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