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시인에게 있어서의 기억은 이미 체험의 결과로 지각되어진 것들이 저장하는 심리 과정에서 비롯되고 있다. 체험으로부터의 기억이 단순한 정보를 쌓아놓은 듯한 정보고(情報庫)의 역할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 자료를 체계화하고 이를 분류함은 물론 정리함으로써 상상력에 의하여 제공된 새로운 정보에 따라 낯선 존재를 명명(命名)하면서 마침내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하는 존재의 재탄생을 맞게 해준다. 임의로 한 작품을 골라 살펴보기로 한다.
볼펜 점 만한 매발톱 꽃씨
쌀쌀맞은 봄바람에 흩어질까
옹기화분에 흙을 채웠다
자연이 늘 알아서 하던 일
콩나물 한 번 길러보지 않은 내가 자처한다
베란다에서 핀 야생화라
아이스크림 퍼먹던 달콤한 숟가락으로
꽃씨를 심는다
과연 싹을 틔우면 알아는 볼까
의문부호 여러 개를 함께 꽂아 둔다
커다란 하늘빛의 빛깔과
무서운 매 발톱 모양의 꽃 뿔
그만의 독특한 향기
올봄은 아무래도
우주의 가장 아름다운 비밀을 풀기 위한
꽃씨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꽃씨의 시간」 전문
위 시작품은 ‘볼펜 점 만한 매발톱 꽃씨’로부터 싹을 틔우고 ‘커다란 하늘빛의 빛깔과/무서운 매 발톱 모양의 꽃 뿔/ 그만의 독특한 향기’를 보이기까지에 필요한 ‘시간’을 엿보여주고 있다. 화자는 단순한 ‘시간’으로서의 정보를 해석하고 그에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볼펜 점 만한 매발톱 꽃씨’, 즉 매발톱의 씨앗을 보면서 ‘쌀쌀맞은 봄바람에 흩어질까’라는 애틋한 정서가 발현된다. 이에 따라 「꽃씨의 시간」은 정서적으로 구체적인 모습을 뚜렷이 나타나게 하다. 애당초 ‘매발톱 꽃씨’는 화자에게 있어서 가냘프고 약하기 만한 존재이다. 화자의 정서로는 애가 타는 듯이 깊고 절실하면서도 정답고 알뜰한 맛이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럼으로써 화자로 하여금 ‘쌀쌀맞은 봄바람에 흩어질까’ 염려되는 마음으로 ‘옹기화분에 흙을 채’우도록 해준다. 그러나 화자에게 있어서 어떠한 의도적인 행위라고 할 수가 없다. 이것은 ‘자연이 늘 알아서 하던 일’이요 화자도 이에 따라 자연의 순환 이치에 순종하듯 관습적으로 이루어지는 삶의 과정임을 굳이 밝히고 있다. 그러한 화자의 행위는 ‘콩나물 한 번 길러보지 않은 내가 자처’하면서까지 다분히 「꽃씨의 시간」에 대한 객관적인 행위임을 보여주는 일이기도 하다.
볼펜 점 만한 매발톱 꽃씨
쌀쌀맞은 봄바람에 흩어질까
옹기화분에 흙을 채웠다
자연이 늘 알아서 하던 일
콩나물 한 번 길러보지 않은 내가 자처한다
베란다에서 핀 야생화라
아이스크림 퍼먹던 달콤한 숟가락으로
꽃씨를 심는다
과연 싹을 틔우면 알아는 볼까
의문부호 여러 개를 함께 꽂아 둔다
커다란 하늘빛의 빛깔과
무서운 매 발톱 모양의 꽃 뿔
그만의 독특한 향기
올봄은 아무래도
우주의 가장 아름다운 비밀을 풀기 위한
꽃씨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꽃씨의 시간」 전문
위 시작품은 ‘볼펜 점 만한 매발톱 꽃씨’로부터 싹을 틔우고 ‘커다란 하늘빛의 빛깔과/무서운 매 발톱 모양의 꽃 뿔/ 그만의 독특한 향기’를 보이기까지에 필요한 ‘시간’을 엿보여주고 있다. 화자는 단순한 ‘시간’으로서의 정보를 해석하고 그에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볼펜 점 만한 매발톱 꽃씨’, 즉 매발톱의 씨앗을 보면서 ‘쌀쌀맞은 봄바람에 흩어질까’라는 애틋한 정서가 발현된다. 이에 따라 「꽃씨의 시간」은 정서적으로 구체적인 모습을 뚜렷이 나타나게 하다. 애당초 ‘매발톱 꽃씨’는 화자에게 있어서 가냘프고 약하기 만한 존재이다. 화자의 정서로는 애가 타는 듯이 깊고 절실하면서도 정답고 알뜰한 맛이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럼으로써 화자로 하여금 ‘쌀쌀맞은 봄바람에 흩어질까’ 염려되는 마음으로 ‘옹기화분에 흙을 채’우도록 해준다. 그러나 화자에게 있어서 어떠한 의도적인 행위라고 할 수가 없다. 이것은 ‘자연이 늘 알아서 하던 일’이요 화자도 이에 따라 자연의 순환 이치에 순종하듯 관습적으로 이루어지는 삶의 과정임을 굳이 밝히고 있다. 그러한 화자의 행위는 ‘콩나물 한 번 길러보지 않은 내가 자처’하면서까지 다분히 「꽃씨의 시간」에 대한 객관적인 행위임을 보여주는 일이기도 하다.
이제야 두 발로 네 앞에 선다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