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론 수업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행복론 수업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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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살자’와 ‘자살’ - 선택지(選擇肢)가 내 앞에 있다면?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언뜻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사느냐 죽느냐 생사의 갈림길에서 하루하루 버티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질문은 사치가 아닐까? 물론 이러한 생사의 갈림길은 단지 대형병원의 중환자실에서나 목격할 수 있는 생물학적인 차원의 생사의 갈림길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각박한 이 세상에서 날마다 살아남아야 하는 생존권적인 차원에서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 현대인은 몸도 마음도 하루도 제대로 편히 쉴 수 없는 생사를 넘나드는 전쟁터와 같은 곳에 살고 있다. 우리의 몸도 마음도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온통 피멍이 들어 있다. 그 누군가 말한 대로 그야말로 ‘피로사회’이다. 우리는 귀가 후에도 항상 대기해야만 하는 ‘귀가불능상태’라는 상황의 한가운데에 있다. 언제나 끊임없이 자기를 계발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강박관념이 우리를 옥죄고 있다. 서점에 널려 있는 자기계발서를 읽지 않으면 왠지 더 뒤처지는 것 같아 불안해서 서점가를 기웃기웃하는 게 우리의 비참하고 가련한 현실 아닌가? 언제나 생존경쟁에 목매달고 있는 사람들이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다시 말하면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번민할 여유가 있을까? 일단 ‘사는 것(being)’이 있어야만, 다시 말하면 이 무한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야만 ‘잘 사는 것(well-being)’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잘 사는 것’에 대한 논의의 선결 조건은 ‘살자’와 ‘자살’, 즉 “살 것인가?” 아니면 “죽을 것인가”를 양자택일하는 것이다. 선택지가 내 앞에 있다. 나는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저자

이상일

전북대학교철학과를졸업하고장로회신학대학원을거쳐전북대학교대학원에서철학박사학위를받았다.전북대철학과에서수년동안〈행복론〉,〈서양중세철학〉,〈비판적사고와토론〉등을강의하고있다.현재전북대학교철학과강의초빙교수로재직중이다.

목차

프롤로그

01_잘산다는것은무엇인가
02_의미찾기
1.삶
2.고통
3.죽음

03_전인건강
4.이성
5.감정
6.욕구
7.육체

04_인간관계
8.감사와겸손
9.공감과존중
10.사랑과돌봄

05_먹고살기
11.체화와창조성
12.일과여가활동
13.돈과권력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자살,인간의유일한작품은무덤이다?

우리의조부모와부모세대들은일제강점기와6.25사변등의수많은전쟁과이로인한굶주림과가난과질병의고통속에서도오뒷세우스같이삶의의지를불태우고서자기의삶을사랑하면서꿋꿋하게살아왔다.물론모두다그런것은아니지만,요즘사람중의일부는상대적으로타이몬같이그렇게고통스럽게살바에야차라지죽는것이낫다고생각한다.그래서한때‘폼생폼사’,즉“폼나게살다가폼나게죽자”라는말이세상에널리회자(膾炙)했는지도모른다.타이몬이읊조린자조섞인말들이그들에게는마치달콤한유혹또는주술가의주문(呪文)처럼다가올수도있을것이다.“고통에서자유롭고싶은사람은누구나급히서둘러이곳으로오라,”“내나무가도끼날을맛보기전에스스로목을매라,”“짠바닷물이밀려오는해변에영원한자택을마련해놓았다,”“인간의유일한작품은무덤이고죽음은그소득이다.”어쨌든,타이몬이선택한것은‘살자’가아닌‘자살’이었다.타이몬의유혹또는그의주문이너무나도호소력이짙어서우리는그사이에오뒷세우스가말했던‘추억’또는‘사명’과같은핵심단어들을잠시잊어버릴수도있다.나에게그런거창한단어가거추장스러울수도있다.“나는추억이니사명이니그런것들전혀몰라요.”라고중얼거리면서냉정하게외면해버릴수도있다.

마침표를찍기전에쉼표를!

언젠가행복론수업이끝난후에,어느공과대학남학생이나에게상담을요청해왔다.먼저그학생의하소연을애정어린마음으로주의깊게경청했다.그의가정은최악의상황이었다.어느하나긍정적인부분이전혀없었다.그와중에그남학생은그야말로살기위해서몸부림치고있었다.그의가정사를다듣고난후에,나는강의실칠판에이렇게썼다.“SleepingisGood,Todieisbetter,Thebestisnotobeborn.”이라고.그리고이문구를읽은소감을물었다.그랬더니그학생의입에서곧바로이런말이툭튀어나왔다.“칠판에쓰신저문장이바로제마음을표현한거에요.”이대답이끝나자마자곧바로나는칠판에다시이렇게썼다.“신(자연,운명)이쉼표를넣은곳에마침표를찍지말라”라고.사실이문구어느날나와아내가불교와관련한책을사려고서점에갔다가우연히내눈에들어온류시화의『좋은지나쁜지누가아는가』라는책겉표지에쓰여있던하나의문구였다.

계속해서나는박태원의‘마침표가단하나뿐인’단편소설『방랑장주인(1936)』을소개해주었다.이소설은5,558자로이루어진단한문장으로되어있는소설이다.200자원고지로도대략30장정도의분량인데단한문장으로그리고단하나의마침표로완성되었다.만만치않은분량의단편소설에단하나의마침표만있으니독자들이읽을때얼마나숨이막히겠는가.그러나걱정안해도된다.이러한실험소설은다행하게도줄마다쉼표가적절하게배치되어있어서숨이막혀서죽을정도는아니다.나는이소설의구성형식이마치우리의삶과유사하다고생각했다.나는그학생에게마지막으로이렇게말했다.“내삶에마침표를찍어버리고싶을정도로숨쉬기조차힘든삶이겠지만그속에서쉼표를찍을수있는공간들을찾아보라.찾고또찾아보면얼마든지있을것이다.그렇게살기힘들다는것은아무런생각도하지말고무조건쉬라는신호가아닐까?일단다내려놓고잠시라도쉬어보라.신또는자연이나운명은네인생에쉼표를찍을수있는공간을반드시남겨두었을것이다.내말이‘희망고문’일뿐이라고너무쉽게단정적으로생각하지말라.충분히쉬었다고생각되면그이후에너자신만의실험소설을당당하게써내려가보라.반드시멋진자전적소설을손에쥐게되는날이오고야말것이다.”

행복,즉‘잘산다는것’은무엇인가?

내가어렸을때,우리집은몹시가난했다.우리집은농촌마을에있으면서도우리가살집한칸없었다.그래서방이여러개인어느집의방한칸을빌려서한가족이한방에서살았다.그래서그런지나는어려서부터이에대한불만이많았고자연스럽게나의삶에관한질문이많았던것같다.나는왜이렇게가난한집에서태어난걸까?나의삶은왜고통의연속일까?왜나는이렇게불행한삶을살고있을까?나는어디에서왔나?나는왜사는것인가?나는어디로가고있는가?나의캐묻는버릇으로인해우리가족이전세를살고있던그집주인아저씨로부터꾸중을들은적이한두번이아니었던걸로기억한다.“야이놈아,그만좀물어봐라.어린놈이뭘그리꼬치꼬치캐묻는거냐.”라고.나의이러한캐묻는습관이나를철학쪽으로마음이향하게했는지모른다.여기에서나는소크라테스의말을강조하는의미로다시한번언급하고싶다.

소크라테스는‘캐물음’과관련해서다음과같이언급한다.“아마누군가말하겠지요.‘소크라테스여,당신은우리곁을떠나침묵을지키며조용히살아갈수있지않을까요?’이것은여러분가운데몇몇분에게는이해시키기가가장어렵습니다.만약내가그것은신에대한불족종이며,그래서내가조용히살아갈수없다고말한다면,여러분은내가핑계를대는줄알고내말을믿지않을것입니다.또한내가미덕과그밖에내가대화를통해나자신과다른사람들에게캐묻곤하던,여러분이들었던그런주제들에관해날마다대화하는것이야말로인간에게최고선이며,캐묻지않는삶은인간에게살가치가없다고말한다면,여러분은내말을더더욱믿지않을것입니다.”

그러면우리는무엇을캐물어야할까?인간으로서가장중요한첫번째캐물음은‘사는것’또는‘죽는것’과관련되어있다.즉,“나는왜살아야하는가?”또는“나는왜죽어야만하는가?”이다.이에대한선택은일단‘사는것’으로해두자.데카르트가언급했던‘방법적회의’가아닌삶과죽음에관한이데올로기적회의주의자처럼언제까지나살지말지를고민하면서마냥헤매는상태로살수만은없지않겠는가?그러므로이제우리에게는두번째캐물음만남아있다.그것은‘잘사는것’또는‘잘못사는것’과관련된캐물음이다.다시말하면,“어떻게사는것이잘사는것인가?”또는“어떻게사는것이잘못사는것인가?”를캐묻는것이다.

나는나의책이로먼크르즈나릭의『원더박스』라는책에다소신세를졌다는것을먼저밝히고싶다.특히나는그의책의전체적인구도면에서가장많은신세를진것같다.그는어떻게사는것이좀더괜찮은삶,즉좀더행복한삶인지를네분야로제시하면서각각의분야에세가지의주제를배정한다.첫째는인간관계로서사랑과가족그리고공감이라는주제를다룬다.둘째는먹고살기로서일과시간그리고돈이라는주제를언급한다.셋째는,세상탐구로서감각과여행그리고자연에관하여소개한다.마지막으로넷째는,관습타파로서신념과창조성과죽음방식이라는주제를심사숙고하고있다.

그런데도나의이책은그와는조금다른성격을띠고있다.그는좀더행복한삶과관련해서주로‘역사’에주목했다.그러나나는그것과관련해서반드시그런것은아니지만주로‘철학’,특히서양철학을주요기반으로해서책을저술하려고노력했다.그와또다른점이있다면,나의이책은전체적인구도는크르즈나릭과부분적으로유사하지만,그안에있는분야와주제들을좀더철학적관점에서어느정도수정을가했다는점이다.나도크르즈나릭처럼기본적으로행복과관련해서형식적으로는네분야로제시면서다만각각의분야에따르는주제의수를약간확대했을뿐이다.그러나내용상으로는앞서언급한바와같이좀더철학적관점에서그와는약간다르게각각의분야와주제들을약간변경했다.

먼저,나는행복과관련해서과연잘산다는것은무엇인지를철학적으로규정해볼필요성을절감했다.그래서제1장에서는“잘산다는것은삶의균형이다.”라는주제로이문제를다루었다.그리고제2장에서제5장까지는형식적으로는크르즈나릭과유사한구도로그리고내용상으로는각각의분야와주제들을철학적인관점에서약간변경해서전개했다.이책의제2장에서는‘의미찾기’로서삶의의미와고통의의미그리고죽음의의미를다루었다.제3장에서는‘전인건강’으로서이성,감정,자유의지,욕구,육체와관련된건강의문제를검토했다.제4장에서는‘인간관계’로서감사와겸손,공감과존중그리고사랑과돌봄등을언급했다.그리고마지막으로제5장에서는‘먹고살기’로서체화와창조성,일과여가활동그리고돈과권력등의주제를숙고했다.

결론적으로,나는이과정에서크르즈나릭이제시한각각의분야와주제들을최대한많이나의책에반영하려고최선을다했다.그리하여우리는좀더괜찮은삶,다시말하면좀더행복한삶과관련해서역사적으로접근해보고또한철학적으로접근해봄으로써훨씬더다양하고풍부한정보들을얻을수있다고조심스럽게기대해본다.물론내가이책을쓰면서철학적으로접근하려고최대한노력했음에도불구하고철학적인내지식의한계로인하여많이미진할것임을인정한다.앞으로수업을진행하면서계속해서더보강해나갈계획이다.또하나밝혀둘것이있는데이책은기본적으로철학과학생들을위한‘행복론’교재로쓰인것이지만반드시그런것만은아니다.매학기마다이수업에참여하는모든학과의수백명의학생들을또한염두에두고서집필했다.그러므로철학적인내용은최대한이해하기쉽게쓰려고노력했다는점에대하여미리밝힌다.이에관하여철학과학생들또는철학에관심을가지고깊이있게탐구하려는학생들에게널리양해를구하고싶다.또다른하나말하고싶은것이있다.그것은바로이책안에는철학뿐만아니라심리학,문학등과같은여러인문학적인자료들이함께어우러져있다는점이다.내가생각하기에,이책의최종적인저술목적은‘우리가실제로행복하게사는것’이다.그러므로물론철학을기본으로하지만우리가실제로행복하게사는것에도움이될수있다면이것저것가리지않고서최대한좋은자료들을다포함하려고노력했다.각주제에따른‘후속활동프로그램’도이와마찬가지이다.모두다함께행복하게잘살수있는이세상을꿈꾸어본다.꿈꾸는것은‘내맘대로의자유’가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