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죽음의 날입니다 (설흔 장편소설)

오늘은 죽음의 날입니다 (설흔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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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모 대학교 심리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주미와 혜연은 ‘밝음’보다는 ‘그늘’을 사랑하고, ‘문학’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마음이 통하는 친구들이다. 어느 날 이들을 찾아온 ‘지후’와 ‘민호’. 같은 대학 국문과 1학년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한 이들은 주미와 혜연에게 오늘이 ‘죽은 자를 머리 숙여 기리고 살아 있는 사람들끼리는 별처럼 찬란한 우정을 다지는 죽음의 날’이라며 짧은 여행에 동행하기를 청한다. 가면을 쓴 듯, 온몸에서 냉기가 흐르는 지후라는 낯선 이의 제안을 주미는 받아들이고, 주미의 친구인 혜연은 이 기묘하고 의아한 여행에 증인이자 참관인이며 주미의 수호자로서 함께하기로 결심한다. 이들은 지후가 이끄는 대로 버스를 타고 ‘성현동’이라는 곳에서 여행을 시작한다. 첫 번째 관문인 돌다리와 두 번째 관문인 성벽, 세 번째 관문인 성벽의 암문을 지나면서 서로를 탐색하며 자신을 돌아보던 이들은 ‘성현중고등학교’를 지나는 길에 지후의 예전 이름은 지훈이었으며, 2년 전 죽은 문혁이라는 인물과 야구를 함께했던 친구라는 것이 밝혀진다. 이들은 지후가 준비한 마지막 장소인 ‘지옥’과도 같은 문혁의 집에서, 문혁의 죽음을 각자의 이야기로 확인하고 풀어내며 ‘문혁’을 기억한다.
저자

설흔

고려대에서심리학을공부했다.『멋지기때문에놀러왔지』로제1회창비청소년도서상대상을받았다.『우정지속의법칙』,『소년의고고학』등을썼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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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죽음의날’에떠난죽음에대한짧은여행
단비의새책『오늘은죽음의날입니다』는『멋지기때문에놀러왔지』로창비청소년도서상대상을수상했던설흔작가의신간으로‘죽음’과‘우정’에대해깊이천착한작품이다.흔히들‘설흔’작가하면“고전을공부하는소설가”로,“역사속인물의삶과사상을들여다보고,상상력을보태어생생한인물묘사”가강점인글들을떠올리지만이번글은‘서늘하고도유려한문체’로호평받았던『소년의고고학』의뒤를잇는독창적인현대소설이다.작가는중학교때부터늘갖고있던의문하나를이번에는꼭풀겠다는굳센의도를가지고이번작품을써내려갔다.『우정지속의법칙』과『소년의고고학』등의책에서그간보여주었던작가의마음속풀리지않는‘의문’에다가가기위한간절함이아름답게도드라지는작품으로주인공및관찰자들의시선과진술이교차되며각자의이야기들이저마다의진실을드러내며사건을재구성해나가는방식이흥미롭다.

‘하나의죽음’으로가기위한‘세가지’관문
『오늘은죽음의날입니다』는한때야구를했던,중학교3학년에스스로생을마감한‘문혁이’의죽음을찾아가는이야기이다.그러나작가는처음부터‘문혁’을드러내거나그의죽음을독자에게노출시키기보다는‘죽음’에대한상징과은유의이미지속에서죽음으로가기위한‘세관문’을통과할두무리의친구들과그들의우정을먼저소개함으로써독자들의호기심을자극한다.소설은두화자의진술을번갈아교차하며진행되는데모대학의심리학과1학년에재학중인주미와혜연의관계가혜연의서술을통해보여지고,‘깨진유리창의아침’이라명명할만한‘혁명’으로학교를자퇴한지후와특성없는무존재로비치는민호의관계가민호시점의서술로드러나는식이다.작가는독자들과문혁의죽음더가까운곳으로함께다가가기위해이두친구들을예상하지못한방식으로만나게하고,함께기이한여행을떠나보낸다.‘죽음의날’에처음만난친구들은‘지호’가이끄는대로돌다리와성벽,암문이라는세관문을통과하며‘문혁’의죽음에한발짝가까이다가가게된다.

‘먼나라이야기’와‘제망매가’의컬래버레이션
죽음에이르는관문인형식적장치에더해작가는‘죽음’에대한여러이미지들을정교하고치밀하게차용하여‘문혁’의죽음에다가가는길을더욱촘촘하게그려나간다.작품에자주등장하는산울림의‘먼나라이야기’는다음과같은가사가전부인짧은노래이다.“흰종이에아주먼나라이야기를했지/죽음이란글자를써보았네/한참바라보다종이를찢어버렸네/밖엔달이더밝아보였네”흰종이에아주먼나라이야기인‘죽음’이라는글자를써보는행위.이것은작가가『오늘은죽음의날입니다』라는소설에서하고자하는행위그자체이며,이야기하고자하는주된테마가된다.여기에덧붙여작가는떨어지는‘낙엽’과월명사의‘제망매가’를배치시켜‘이른바람에떨어진’주인공의친구.아니친구라는호명으로는모자란,주인공인‘지훈’의이름을구성하던마지막구성요소라할벗‘문혁’의죽음을머리숙여기리는의식의내용을채워넣는다.형식적으로잘마련된이야기안에는정교하고치밀하게계산된이미지들이서로서로뒷받침하고힘을주면서든든하게버티어주고있는것이다.

셀수없이많은종류의진실에대한이야기
지후의안내로3개의관문을통과하고,‘먼나라이야기’와‘제망매가’의낙엽,달과구름을지나마지막종착지인‘살아있어펄펄끓는지옥’에들어서면드디어,‘문혁’의죽음이눈앞에드러난다.그렇게이소설은‘문혁’을제이름처럼아끼던‘지훈’과,‘문혁’이마음에품었던‘주미’가문혁의죽음을찾아가는여정이며,그의죽음을받아들이는과정,그에대해알아감과동시에자신에대해알아가는이야기를보여준다.물론이들의곁에는증인이자참관인이며수호자이자기록관인그들의벗‘민호’와‘혜연’이함께다.민호와혜연은지후와주미를묘하게보완하고,지켜주며,바라보는존재로,‘문혁’의죽음을더욱풍부하게해주는관찰자이며또한자기이야기의주인공들이다.작가는민호와혜연의서술을통해각자의이야기는물론지후와주미의이야기를들려주며점차로‘문혁’의죽음에가까이다가가지만그러나마지막도착지점인문혁의집에서드러난그의죽음은하나의‘진실’이나‘사실’로는귀결될수없는것이었다.신문에서말하는그의죽음,가장친한친구가기억하는그의죽음,야구를가르치던감독이떠올리는그의죽음,문혁이마음에두었던‘주미’의입으로전해듣는그의죽음…그들각자가기억하는문혁과,그들각자가추적하는그의죽음은모두각자의입장에서는사실일것이며,서로의입장에서는거짓일것이기때문이다.‘우리앞에나타났다사라져버린말들.그속에숨었던의미들.가루가되어버린것들.셀수없이많은종류의이야기들.구십구퍼센트의진실’에대해작가는독자에게제시한여러이미지가이소설에기여하고작동하는방식과같이나름의이야기들이그것자체로완전하며,함께로서는또다른힘을발휘하고빛나며더크고새로운이야기를만들어내는방식을내용과형식면모두에서완벽하게성취하고있는것이다.
그리고삶을이어갈남은자들을위하여
‘살아있어펄펄끓는지옥’인문혁이살던집에서한편의곡진한‘제망우가祭亡友歌’를함께풀어낸네친구는처음에건넜던돌다리로다시돌아와‘죽음의날’을마무리한다.그들은사소한수다에더해‘말해지지않은이야기,흩어진이야기’들을반찬삼아이야기나누며‘멀리서들려오는보이지않는오토바이의장엄한소멸’을함께느낀다.죽음이라는글자가적힌먼나라이야기의종이를함께,그러면서도저마다의방식으로온힘을다해진실로써바라보다찢어버릴수있게된네친구들은,밝게떠있는현실의달또한함께바라볼것이다.살아숨쉬는그들의앞날에찬란한우정이함께하기를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