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눈썹 (손석춘 장편소설)

호랑이 눈썹 (손석춘 장편소설)

$13.00
Description
단비의 새 책 『호랑이 눈썹』은 2001년 《아름다운 집》을 발표한 이래 분단과 통일 서사에 줄기차게 천착하며 민족문학을 탐색해 온 손석춘의 열 번째 장편소설이다. 정치와 역사 같은 거대담론이 사라지고 미세담론이 주류를 이루는 오늘날의 문학에 묵직한 역사의식을 담은 『호랑이 눈썹』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와 정치 그리고 그 안의 개인의 이야기를 ‘문학’이라는 도구로 들여다볼 수 있는 새로운 인식틀을 제공한다.
저자

손석춘

청년시절문학평론〈겨레의진실과표현의과제〉를발표하며문학의길에들어섰다.
2001년에첫장편소설《아름다운집》발표부터분단된현대사를배경으로
《유령의사랑》,《마흔아홉통의편지》,《뉴리버티호의항해》,《코레예바의눈물》,
《파란구리반지》,《디어맑스》,《100년촛불》을창작했다.

목차

프롤로그│4
태극기아래│13
애국가합창│97
새로운전쟁│193
에필로그│287

출판사 서평

베트남전,5.18,태극기부대와촛불집회까지…
굴곡진현대사를살아온한사내의고백
단비의새책『호랑이눈썹』은2001년《아름다운집》을발표한이래분단과통일서사에줄기차게천착하며민족문학을탐색해온손석춘의아홉번째장편소설이다.정치와역사같은거대담론이사라지고미세담론이주류를이루는오늘날의문학에묵직한역사의식을담은『호랑이눈썹』은우리가살아가고있는사회와정치그리고그안의개인의이야기를‘문학’이라는도구로들여다볼수있는새로운인식틀을제공한다.

양친을‘빨갱이’에잃고반공을최고의가치로교육받은주인공,오로지조국을사랑하며평생을태극기아래에서보내온강연호의일생에폭풍이몰아치듯위기가찾아왔다.60대후반에잇따라연호를강타한충격은칠순을넘기며무장커져가끝내는자살을숙고하는지경으로몰아간다.손석춘은연호라는인물에대해평가하지않으며처음부터끝까지관찰자의시선으로그의삶을독자들에게오롯이내어놓는다.굴곡진현대사를살아온한사내의고백을따라우리사회의아픈마디마디를톺아본다.

가해자로남은역사의희생자
책은연호가그간겪어온세번의전쟁을각3부로구성하여보여주고있다.1부는연호의성장과베트남전에참전하여자신의생일에살인을하고,이후살인의추억을더많은살인으로덮어가며자신이쏘는총성을호랑이의포효로스스로인식할정도로전투에몰입하여‘미친맹호’로불리던연호와그의동료들의모습을통해베트남전에서한국군이민간인을상대로저질렀던끔찍한만행을가감없이보여준다.2부는직업군인의길을가게된연호가11공수부대에배치되어80년5월광주에서1부의참상을고스란히되풀이하는모습을참혹하리만큼사실적으로묘사하여마음이여리던평범한소년연호가역사의피해자이자가해자로살아가는모습을철저히관찰자적인필치로담백하게그려낸다.

끝나지않은세번째전쟁을목격하다
소설은연호의어머니와아버지,그리고연호의자녀,손주들에이르는한국현대사의굵직한사건들을각인물들과퍼즐을맞추듯시기적절하게배치하여,역사의수레바퀴를짊어진채살아가는개인에대해커다란통찰을불러일으킨다.1부와2부에서역사의피해자이자가해자로굴곡진인생을살아왔던연호의삶에3부‘새로운전쟁’에서는커다란위기가연달아강타하며이야기는전환점을맞이한다.노인연호의삶의중심이었던사랑하는손주‘강산’의죽음과‘어머니’의죽음이그것이다.연호는‘강산’을통해자신이광주에서만났던10대투사를떠올리며,자신이80년광주에서저지른범죄를망각의검은늪에밀어넣은채몽따고지내온기억들을되찾게된다.여기에그간알지못했던아버지와어머니의죽음에얽힌사연이드러나며,아들이‘철학하는민중’이기를바랐던어머니의유언을따라세상에대한공부를다시시작하게된것이다.

돌아오는길에연호는자문해보았다.5·18로권력과부를만끽해온자들에게자신과윤석은무엇이었을까.별안간불거진‘정녕개돼지였을까’라는의문이고통속에숨진전우들은물론윤석을비롯해태극기부대의주축이된옛전우들과자신에게더없이절절해보여작은목소리로쓸쓸히짖었다.
“멍멍.”
“꿀꿀.”
곰곰생각했다.자신은누구에게충성했는가.대한민국은하나가아니라‘온갖기득권을누리는사람들의나라’와‘돈없고힘없는사람들의나라’로분단된두개의국가라는생각이들며그휴전선에서강산이목숨을잃은것은아닌가라는의문이스쳐갔다.

오랜전쟁에서새롭게싸우기위하여
소설속에는책의제목인‘호랑이눈썹’설화가두번등장한다.그중한번은베트남전에서연호의눈을가리기위한장치로사용되어연호를가짜사람의길로이끌지만,연호가빛고을묘역에서눈물로속죄를한뒤,자신의눈시울에새눈썹이새싹처럼솟아나진짜와가짜를가려내는혜안을가지게될때에는무지렁이들의깊은지혜와민중의슬기를상징하게된다.연호는이눈썹을통해진짜와가짜를가려내며해마다애먼노동인2천여명이목숨을잃는전장이베트남전이나5.18민중항쟁보다훨씬격렬한전쟁이라는사실을깨닫고태극기와애국가아래에서보내온세월이송두리째부정당하는듯한혼란과아픔속에서자신이저지른죄를진정으로속죄할길을찾아나가기시작한다.그가5월광주의묘역을찾아가광주의희생자들에게고개숙여속죄하는장면과,자신의죄를모두에게낱낱이고백하기위해손녀를찾아가는마지막장면은죄를지은인간이얼마나아름다워질수있는지가슴절절한감동으로다가온다.
슬기가행복하게살수있는세상은이오랜전쟁에서새롭게싸워야이룰수있지않느냐는손주의환영을뿌리치지않고제한몸기꺼이들무새로역사에내어놓은연호의선택에고개가절로숙여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