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즐기는 법 - 딱지책 3

시를 즐기는 법 - 딱지책 3

$12.00
Description
감성의 근육을 키우는 시 즐기기
시를 읽는 행위는 꽤 매력적인 일이다. 그런데 쉽게 시작할 마음을 못 낸다. ‘시’가 어렵고 멀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길을 가다 높다란 건물 벽에 쓰여 있는 시를 보거나 지하철 스크린도어에 붙어 있는 시 앞에서 가끔 멈추기도 한다. 그러다 어떤 단어 하나가 맴돌기도 하고, 마음이 말랑말랑해지기도 한다. 그렇게 시는 어느 날 불쑥 우리를 멈추게 한다.
‘시’가 마음에 슬쩍 들어온 경험이 있다면, 그런데도 시는 어려운 거야 하고 돌아선 경험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 보길 권한다. 시인이기도 하고 오랫동안 교사로 일한 저자는 편안한 목소리로 시 이야기를 들려준다. ‘시가 뭘까요?’ ‘어려운 시를 읽어야 할까요?’ 질문을 던지면서 이야기를 풀어 가는데 답을 주려는 게 아니다. 때로는 답을 얻을 수도 있지만 ‘그건 몰라도 됩니다’ 하고 말해 준다. 중요한 건 시에 우리를 맞추지 말고 우리한테 시를 맞추라고, 어려운 시는 던져 버리라고, 시 앞에서 쫄지 말고 독자의 권한을 마음껏 누리라고 이야기한다. 시 앞에서 긴장했던 마음이 어느덧 무장 해제된다. 나도 한번 읽어 볼까, 하는 마음이 슬며시 일어나게 만든다.
봄날, 시 한 편을 만날 수 있는 여유로 이 책을 들 수 있기를. 분명 시를 만나는 일은 꽤 멋진 일이다.
저자

박일환

저자:박일환

1997년〈내일을여는작가〉로등단하여시집《지는싸움》,《등뒤의시간》,《귀를접다》와청소년시집《만렙을찍을때까지》,동시집《토끼라서고마워》들을냈다.이와함께《진달래꽃에갇힌김소월구하기》,《문학시간에영화보기1,2》,《문학과영화로만나는아프가니스탄》,《청소년을위한시쓰기공부》,《맹랑한국어사전탐방기》,장편소설《바다로간별들》같은다양한종류의책을냈다.문학과시가가진힘을믿는이들이많아지기를바라는마음으로꾸준히책상앞에앉아글을쓰고있다.

목차


책을내며005
1시와시적인것010
2시를꼭읽어야할까?019
3어떤시를읽어야할까?029
4공감하는시읽기046
5질문으로이어지는시읽기058
6은유의힘발견하기071
7내마음대로시읽기082
8시인의말에귀기울이기100
9깊고넓게읽기113
10나쁜시읽기124
11시나누며즐기기150

출판사 서평

왜시를즐기지못할까?
‘시’를떠올리면가장먼저‘어렵다’는생각이따라온다.길지도않아서만만하게읽을만도한데,왜그럴까?학교에다니는내내교과서에서시를배우기도했는데말이다.안타깝게도초등학교때는운율을잘맞춘시를노래하듯읽으며배웠고,중고등학교시절에는너무어려운시들을배웠다.한시와고전시부터해서좋은시라고인정받은시들을밑줄그어가며그뜻을해석해야했다.나하고는전혀다른시대를살았던사람들이쓴시들을성적때문에읽을수밖에없었던게시와담쌓게만든가장큰이유가아닐까싶다.
그래서대부분우리는시앞에주눅들어있다.인정하기는싫지만.그렇다면딱히좋지도않고어렵게만느껴지는시를굳이읽어야할까?물론읽지않아도된다.“누구나반드시시를읽어야한다고말한다면그것도폭력이될거”라고저자는말한다.그런데도인류가살아온오랜시간동안시는존재해왔다.

우리를멈춰세우는‘시’
인류와함께오랜세월살아온시,도대체‘시’가뭘까?
‘시는어렵다’는생각을잠시만지워보자.바쁘게돌아가는세상에서잠깐이라도어떤‘글자’앞에서멈춰선경험이있지않을까?시내한복판에우뚝서있는건물외벽광고판앞에서,지하철스크린도어앞에붙어있는시앞에서,라디오에서흘러나오는누군가의말을듣다가,아이가써놓은낙서를보다가잠깐멈춤.‘시’라고특정지어말하지않아도우리를멈추게하는‘말’들이있다.엄청난속도로움직이는세상에서나를,우리를멈추게한다는건참으로대단한일이다.‘시’가그러하다.저자는“시는우리를떠밀지않고멈춰세운다”고말한다.그래서어쩌면우리는시를어려워하면서도그리워하는지도모른다.

시에서만나는아름다움과위로
아름다운풍경을보면기분이좋다.왠지모르게마음이그득하게채워지기도한다.아름다운것을즐길줄아는것도인간이가진능력이다.물론사람마다생각하는아름다움이다를텐데,시에서만나는아름다움이란일단‘말’이주는아름다움이지않을까?“물먹은별이,반짝,보석처럼박힌다./밤에홀로유리를닦는것은/외로운황홀한심사이어니”책에나오는정지용시인의〈유리창1〉의한부분이다.‘물먹은별’과‘외롭고도황홀한심사’라니,말을잃게만든다.‘물먹은별’이라는말을잠깐품어보는것만으로도마음자리가달라질것이다.우리가예술작품을보거나들으면서얻게되는감성은돈으로는살수없는것들이다.분명그것을경험하기전과경험하고난뒤의내상태가달라진걸한번쯤은느꼈을것이다.좋은영화를보고극장을나설때를떠올려보면알것이다.어쩌면시한편을읽는짧은시간이하루종일일하느라지친나에게줄수있는선물이될수도있다.그리고내편이되어줄시를만날수도있다.
신경림시인은“못난놈들은서로얼굴만봐도흥겹다”〈파장〉고말을걸어주고,백석시인은“맑고가난한친구가하나있어서/내가이렇게추운거리를지나온걸/얼마나기뻐하며락단하고/그즈런히손깍지베개하고누어서/이못된놈의세상을크게크게욕할것이다”〈가무래기의낙〉며여기저기서치여낙담하고있는나와함께호탕하게소리내주고있다.지금내마음에들어오는,딱내마음같은시를만난다는건반가운친구를만난일못지않다.
교과서에서배운시인들의시도저자와함께새롭게발견해내는즐거움은덤이다.

《시를즐기는법》으로시만나기
책에나와있는시인들과작품,안내해놓은책들을검색해보는것으로시작해보자.시를검색해서읽다가마음에들어오는시인이있으면도서관에서빌려볼수도있고,한권쯤살수도있고,그렇게시를만날수있다.읽히지않고어려운시를만난다면과감하게무시해도된다.시를공부해야하는비평가도아닌데,공부하듯이읽을필요없다.
저자는시에우리를맞추지말고우리한테시를맞추라고,어려운시는과감히던져버리라고,시앞에서쫄지말고독자의권한을마음껏누리라고이야기한다.어려운시아니더라도읽을시는세상에차고넘쳤다고말한다.한편,한편읽다보면‘시’가안내하는또다른세상을만날수있을것이다.시앞에서멈춘시간이“희미하지만앞으로걸어가야할길이보이기도하고,지치지않고살아가기위해서잠시쉬었다가는쉼터”가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