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를 거닐다(큰글자책) (가파도에서 만난 고전의 지혜 33편)

장자를 거닐다(큰글자책) (가파도에서 만난 고전의 지혜 3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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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쓸모 있음’에서 놓여나 ‘쓸모없음’을 노래하길, 장자와 함께!
우리는 불행히도 태어나 자라면서 쓸모없음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도, 한 적도 없다. 살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쓸모 있어야 했다. 열심히 공부했고, 직장을 구해서도 더 쓸모 있기 위해 쉬지 않고 무언가를 해야만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물론 더 안정된 일자리와 삶을 위해서는 노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회의 시선과 기준으로 24시간 내내, 온 삶을 쓸모 있게만 살아야 할까? 모든 일을 쓸모 있는 ‘가치’로만 따진다면 한가롭게 산책하는 일도, 사랑하는 사람과 눈 맞추고 이야기하는 일도 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된다.
우리 삶에서 쓸모 있는 일만 남겨 놓고 나머지는 모두 제한다고 상상해 보라. 그런 삶을 지탱할 수 있을까? 실제 우리는 꽤 쓸모없는 일을 하며 산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슬그머니 죄책감이 들고, 스스로 게으르다고 탓한다. 이제, 우리 스스로에게 숨을 쉴 수 있는 시간을 주자. 쓸모는 없지만 스스로 즐길 수 있는 시간을 허용하자. 그래도 불안하다고? 이럴 때 인간에게는 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는 철학적 사유가 필요하다.
《장자》는 오래된 고전이다. ‘장자’의 이름을 적어도 한 번쯤은 들어 봤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름에 짓눌려, 책의 무게에 짓눌려 다가가기가 힘들다. 오랜 시간 장자의 철학에 흠뻑 젖어 사유하고 글을 쓴 저자는 도시의 삶에서 벗어나 가파도에서 머물며 진짜 ‘장자’를 만났다. 장자가 말하는 쓸모없음에 대하여 깊이 끄덕이며 자신의 그림자와 함께 쉬는 길을 찾았다. 천천히 산책하듯 저자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 장자와 함께 걸어 본다면 스스로 쉴 수 있을 것이다.
저자

김경윤

환갑이되어한반도최남단,주민100여명,고양이200여마리가살고있는가파도로내려왔습니다.1년에130만원짜리달팽이집을얻어고양이세마리와살고있습니다.평상시에는배표를팔고,책을읽고글을씁니다.가끔섬에서새로사귄벗들과밥도먹고술도마십니다.가난하지만넉넉합니다.

목차

서문007
1부내편內篇:장자의핵심
그무엇에도갇히지말라016
하늘의소리를듣는사람020
삶을보살피는방법025
쓸모없기를바랐다031
장애가없는자누구인가036
진정한스승은?042
지도자를잘못만나면049

2부외편外篇:장자의확장
자신을즐기라056
말의행복061
언박싱의역사067
지배중독에서벗어나기072
사람의마음기계의마음078
하늘의즐거움을아는사람084
원숭이에게옷입히기090
나는어떤지식인인가?095
문명의계보학101
강과바다의대화107
진정한즐거움이란113
잊음이생의최고경지118
공자의변신124
지극히아름답고즐거운경지130
도道란무엇입니까?135

3부잡편雜篇:장자의변형
어린이가돼라142
갇혀있는사람들148
출세주의자에게154
말로사는자들에게160
말없는말167
몸을사랑하라173
진짜도둑은누구인가181
천하무적,장자189
사람의마음을움직이려면196
인정욕구에사로잡힌자들에게205
마이너리티의대향연213

출판사 서평

이렇게달리기만해도괜찮을까?
대한민국에서‘어른’으로살아가고있다면우리는늘‘쓸모있기’위하여애써왔다.학창시절엔공부를잘하거나못하거나상관없이그래도공부는‘열심히’했고,직장을얻으면괜찮을줄알았는데,기본적인삶을유지하기위해서또쉬지않고‘열심히’해야했고,지금도하고있다.열심히일한만큼잘쉬어야한다며,잘먹고잘쉬기위하여또열심히달리고있다.과연이것이우리가원하던삶일까?하루24시간내내,온삶을쓸모있기위하여달리기만하는것이우리삶의기본값일까?
한가롭게걷기도하고,우리가좋아하는일을좀즐기기라도할라치면‘한가한’소리한다는비난과평가의소리를듣게된다.그런쓸데없는짓하다가는뒤처진다고.하지만더슬픈건,우리가우리자신한테도남들이하는평가의소리를똑같이한다는것이다.저자도‘자신을즐기라(8편〈변무〉)’에서“사람들은어느새자신의소리를듣고,본성대로살아가는것이아니라남들의소리를듣고,남들의모습을바라보고,남들이원하는대로살아가게됩니다.이러한것이인생이라면결국우리는남의즐거움을즐거워하느라자신의즐거움을잊고사는것아닐까요?”라고묻는다.

멈추기위해필요한사유
세상모든만물은달리기만할수없다.더구나문명을일군인간이그저달리기만했기때문에지구도과열상태이고온갖후유증을앓고있다.성능좋은기계도달리기만한다면곧멈출것이다.그렇다면지금우리는무엇을해야할까?인간은사유의존재이다.쉼없이달리기만을강요해왔던철학과이데올로기에서멈추고싶다면브레이크를걸수있는사유가필요하다.스스로이해하고받아들여야진정한힘이생기기때문이다.
장자의철학에깊이젖어있던저자는오랫동안도시에서고군분투하면서열심히살았다.하지만코로나시기를겪으면서하던일을모두놓을수밖에없었고,결국은서울을떠나가파도로터전을옮겼다.그에게는엄청난시련의시간이었지만그곳에서장자의철학을제대로,다시만나게되었다.
“어두움에서벗어나려그림자와경주했던제모습이보입니다.그림자와의경주는결코이길수없습니다.그림자가바로제모습이기때문입니다.그늘에들어가야그림자도저도쉴수있었습니다.장자의이야기를연재하다가‘그림자의비유’를읽고가슴이먹먹해졌습니다.나도모르는사이에어두운나에게서벗어나려고애면글면하던내과거의모습이떠올랐습니다.내가나를해치고있었던것입니다.”
시련의삶에서다시만난장자의철학은그를오롯이쉬게만들었고,그리하여그는더깊고단단해졌다.저자는자신의이야기와함께그가만난장자이야기를누구든지쉽게읽을수있도록편안하게풀어내게되었다.

장자는지금우리에게도유효하다
《장자》는오래된고전이다.누구나한번쯤장자이름을들었을것이고,읽어보고싶다는생각을품었을수있다.하지만그이름에짓눌려다가가기가쉽지않다.책의무게도만만치않고.시작만하고끝을맺지못한독자들이많을수있다.혹은2,500년전에살았던중국사람의철학을왜읽어야하나,의문을품는사람도있을것이다.맞는말이기도하다.지금읽어야할책과세상이야기도많은데,그렇게오래된고전이라니!하지만인간의삶은겉모습은많이변했지만살아가는속살은크게달라지지않았다고말할수있다.장자가살았던시대는중국역사에서혼란의시기였다.전쟁이끊이지않았고,사회가혼란스러운만큼내로라하는사상가들이넘쳐나던때다.벼슬한자리얻기위해끊임없이‘쓸모있음’을주장했던많은사상가중에서장자는‘쓸모없음’을말했던사람이다.
지금우리가살고있는세상은어떠한가?이제우리는AI(인공지능)와경쟁하면서자신의쓸모있음을내세워야한다.하지만사회의기준에서말하는경제적인효용가치로만따진다면무슨수로어마어마한정보를지닌무적의AI를이길수있단말인가!AI와경쟁해서계속달려야만할까?그게가능한일이기나할까?인간이기에할수있는일,스스로멈추어사유해야할때가아닐까?변화의시기에떠돌지않고뿌리를내리고살려면무엇이필요할까?정보의‘양’이문제가아니라‘질’적인변화가필요한때이다.
스스로를위해서천천히산책하듯,저자의안내를따라장자를만나보기를.그리하여자신의길을갈수있기를,무엇보다스스로즐길수있는길을찾을수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