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애락(큰글자책) (시와 노래로 삶의 슬픔과 기쁨을 읽다)

시노애락(큰글자책) (시와 노래로 삶의 슬픔과 기쁨을 읽다)

$30.00
Description
‘시와 노래’ 그 아름다운 틈과 사이를 따라 거닐기
작가 설흔이 일찍이 회사원이었던 시절, 버티기 힘든 피곤한 날에 설흔은 김기택의 시 「화석」을 떠올리곤 했다. “그는 언제나 그 책상 그 의자에 붙어 있다 / 등을 잔뜩 구부리고 얼굴을 책상에 박고 있다”가 떠오르면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노래 「사계」를 자연스레 읊조렸다. ‘따스한 봄바람이 불고 또 불어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로 끝나는 노래는 김기택의 시와 완벽한 쌍을 이룬다고 그는 생각했다. 이 책은 ‘시가’와 ‘책’ 빼면 시체(라 하면 서운하다. ‘야구’가 빠질 수 없다)인 작가 ‘설흔’이 ‘설흔’한 책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작가의 일상에 찾아온 ‘시가’가 불러온 감정과 인물을 두서없이 적어나간 작가만의 기록이다. 작가의 영혼을 울린 26편의 시와 26편의 노래에 설흔만의 시선이 담긴 삶의 ‘슬픔’과 ‘기쁨’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시영의 시 〈원효로4가〉와 호레이스 실버의 곡 〈Song for my father〉 끝에 원효대사와 설총 부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시와 노래의 엉뚱한 조합도 신선하지만, 그에 호출되어 풀어져 나오는 설흔 스타일의 이야기보따리가 특별한 재미를 선사한다.
저자

설흔

서울에서태어나고려대학교에서심리학을공부했다.인물이나공간을비틀어낯설게보는데관심이있다.지은책으로《멋지기때문에놀러왔지》《우정지속의법칙》《조선소녀들,유리천장을깨다》《학교라고는다녀본일이없는것처럼》등이있다.

목차

작가의말_005
1.설움_010 시:「거미」김수영,노래:「모죽지랑가」득오
2.벌레_015 시:「기유가」(중국전통악곡),노래:「벌레」패닉
3.의미_021 시:「꽃」김춘수,노래:「한사람」양희은
4.눈물_025 시:「아무도울지않는밤은없다」이면우,노래:「홀로있는사람들」언니네이발관
5.거울_031 시:「형님의얼굴」박지원,노래:「세월이가면」박인희
6.만남_036 시:「필요한것들」심보선,노래:「제비꽃」조동진
7.이름_040 시:「민」유희경,노래:「너의의미」산울림
8.밤_048 시:「비오는가을밤」최치원,노래:「Lonelynight」권진아
9.말_053 시:「경마장에서」하종오,노래:「야생마」이문세
10.시선_060 시:「원효로4가」이시영,노래:「Songformyfather」호레이스실버
11.요절_065 시:「꿈에만난벗」허균,노래:「친구」김민기
12.구운몽_070시:「어머니」윤동주,노래:「어머니와고등어」산울림
13.빨래_075 시:「당신의이름을지어다가며칠은먹었다」박준,노래:「영원히」신해철
14.가방_080시:「양떼를지키는사람」알베르투카에이루(혹은페르난두페소아)
노래:「난왜가방에서낙엽이나올까」가을방학
15.운명_086시:「죽은아내를그리며」박지원,노래:「어느60대노부부이야기」김목경
16.용산_091 시:「서호풍경」김금원,노래:「이풍진세상을만났으니」
17.어둠_096 시:「새벽빛」황동규,노래:「어둠」방백
18.학교_101 시:「이세상에아이들이없다면」안도현,노래:「교실이데아」서태지와아이들
19.소신_109시:「당신생각」김태형,노래:「사람들은모두변하나봐」봄여름가을겨울
20.나무_114 시:「산방」조지훈,노래:「너의목소리가들려」델리스파이스
21.진눈깨비_119시:「진눈깨비」기형도,노래:「진눈깨비」조동진
22.야구_127시:「야구,혹은마약」성미정,노래:「InfieldFly」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23.출발_135시:「통영」백석,노래:「춘천가는기차」김현철
24.윤회매_144시:「옥탑방」함민복,노래:「도시인」넥스트
25.불면_153시:「아리오스토와아랍인」호르헤루이스보르헤스,노래:「꿈」산울림
26.섬_161시:「섬」정현종,노래:「수풀을헤치며」안치환

출판사 서평

보이지않는‘시와노래’의행간으로가득찬이야기
책의제목이‘시노애락’이고,‘시와노래로삶의슬픔과기쁨을읽다’라는부제로미루어‘시와노래’가책의중심일것이라기대하는것은자연스러울것이다.허나그것은“인물이나공간을비틀어낯설게보는데관심”이있다고자신을소개하는작가를너무평이하게예상한것이아닐까.이책에는‘시’와‘노래’의제목만등장할뿐,정작시와노래는찾아볼수없다.‘시와노래’보다는그것이불러일으키는삶의‘슬픔과기쁨’에대한이야기에방점을찍고있기때문이다.그것에대해작가는책이시작하는첫페이지에서이와같이언급한다.“처음엔시와노래에서내가좋아한시구와가사를인용하고감정과인물들의기록을적었다.교정을보면서시구와가사를삭제하고제목만남겼다.상상을제한한다는느낌이들어서였다.”그렇게책은교정을보아가면서제색깔을찾았다.상상을제한하는시구와가사를삭제하고제목만남겼더니,도리어그것이도드라지게드러나보인다.아니보이지않고,존재한다.‘시’와‘노래’라는보이지않는뼈대가글의공감각과육체성을담당하는모양새라할까.삶의‘슬픔과기쁨’이라는행간에무심히담겨져,있는듯이없고,없는듯있는‘시와노래’를감상하는것은이책만의독특한즐거움이라할것이다.


텍스트가말해주지않는사실을엿보다
시와노래가호출하는슬픔과기쁨에대한이야기에는작가가사랑해마지않는동서고금의다양한책과인물들이등장한다.청소년들을위한역사소설은물론고전읽기안내서를집필한저자의이력과‘25년가까이우리고전을읽고공부해온고전마니아’라는수식어에걸맞게다양한우리고전문학작품과작가들이등장함은물론이다.작가가미워하려야미워할수없는박지원부터,좌천되어날마다《퇴계집》에기대어반성문을쓰는정약용,신라화랑이었던죽지랑과득오의천년이지나도지워지지않는우정등등이들의일화는‘텍스트가말해주지않는사실’에주목하기좋아하는작가의취향을명확히반영하는듯,우리가알던흔한고전이아닌새로운이야기로다가온다.북학파의대표적이론서인박제가의《북학의》를‘그리움’과‘외로움’의책이라는작가이니더말해무엇할까.하지만작가가이끄는‘슬픔과기쁨’의이야기는우리고전에한정되지않는다.현대소설은물론영화까지두루걸쳐그간작가의삶에질문과영감을주었던작품들이소개된다.존파울즈의절망가득한일기부터빨래방에서토요일을허비하는‘미국의체호프’라평가받는레이먼드카버,한사람속에거처하는완전히다른존재들에수많은이름을붙여살게한페르난두페소아의이야기등,‘부질없고불경한’상상하기를좋아하는작가를따라가다보면,우리에게주어졌던그간의텍스트에서는엿볼수없었던행간에주목하게하는설흔의시선을새롭게느끼게될것이다.


‘사람’으로확장되는‘시와노래’
26개의시와노래그리고그노래를따라함께떠올린다양한삶의기록들에서설흔의‘추구미’를엿보는것또한이책이주는색다른즐거움이다.그것은시와노래,문학과예술에국한되지않고‘사람’으로확장되어‘우정’과‘사랑’에대한탐구이다.

“요즈음내머릿속에서‘마음이따뜻한사람’이라는말이떠나지않아서이다.지금보다더나은세상이성큼다가오지않는건,다가오기는커녕뒤로물러나고있는건마음이따뜻한사람의숫자가현저히줄어들었기때문이라는느낌이들기때문이다.그리고,나또한마음이
따뜻한사람은아니었고,앞으로도그럴리는없다는자괴감과예감에서벗어날수없기때문이다.”

간결하고단정한문장과정연한논리가도드라지는글과는또다르게그는‘마음이따뜻한사람’을머릿속에서지우지못하고애틋이그리워해온사람이었구나.
우리삶에‘끝없이밀려드는거친바다나황무지같은어려움을도대체어떻게이겨내고삶을예술로만들수있는지’사람과사랑으로확장되어펼쳐지는‘시와노래’를따라가보자.특별히,이짧은여행에서만큼은책속에등장하는시와노래를찾아서함께감상하는적극적독서의체험을권한다.독자의선택에따라‘감정과인물들은달라질것이며,그렇다면또다른글이만들어질’것이니까.설흔을따라거닐다가‘나자신’을오롯이만나게되는행운을맞이하기를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