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별줄거리
붉은여왕_김영주
우주정거장1함대의신입경찰네네는미성년자들에게사랑의묘약을판다는‘붉은여왕’약방의수상한소문을듣고수사를시작한다.한편,외모콤플렉스를가진소녀미로는짝사랑하는필립의관심을얻기위해친구준이의만류에도불구하고붉은여왕에서묘약을구매한다.약을마신미로는순식간에아름답게변모하고,필립의주목을받게되지만,필립은그저‘어울릴외모’로그녀를선택했을뿐진심은없다.
72시간내고백을받지않으면되돌릴수없는부작용이생긴다는경고를뒤늦게알게된미로는점차변이되어피부에촉수가돋고외계생명체처럼변해간다.결국미로는우주를탈출하려하지만,그녀를따라온준이의진심어린고백으로변화가멈추고,외모도본래모습으로돌아온다.
네네는‘붉은여왕’약방주인의정체가불법실험을지속하던과학자피이라는사실을밝혀내고체포에성공한다.사랑,정체성,성장,그리고진정한관계의의미를경쾌한우주판타지속에담아낸이야기로,10대의외모불안과사랑의본질을SF로풀어낸성장담이다
소녀C_정명섭
가까운미래,환경오염과유전자조작의여파로개미들이거대화되며인류는생존을건전쟁에돌입한다.여왕개미의강력한번식력에밀린인류는‘붉은여왕’을제거하는작전을계획한다.개미는특정호르몬에반응해인간을감지하지만,어린아이의체취는감지하지못한다는점을이용해작전에16세이하의아이들이전투에투입된다.
‘소녀C’는개미의습격으로가족을모두잃고,감정까지마비된채생존한아이중하나다.얼굴의절반이개미산에녹아버린장군의권유로그녀는‘붉은여왕’을제거하는작전에참여한다.멸종을향해달려가고있는인간에겐더나은선택이란존재하지않는다.그녀는작전에서동료소녀A를불길속에서구해내고,미지의구조물안으로함께침투해깡통폭탄을던져‘붉은여왕’을해치운다.‘희망’이보이지않는상황에서끝까지인간성과용기를잃지않고임무를완수하는16세청소년의비장함에숙연해진다.작품은전쟁속아이들의희생과존재의미,인간성과생존사이의윤리적딜레마를묵직하게다루며,SF적배경안에서가장인간적인감정을환기시킨다.
붉은여왕과거울속공룡_이정모
2100년,인간은유전공학으로공룡을되살려공룡사파리월드를운영한다.이야기의주인공은스스로를‘안킬로’라고여기는인공지능생명체다.그는절친공룡‘아크로’와함께박물관의거울을통해알수없는가상세계로들어가며점점자신의정체에의문을품는다.붉은여왕의게임에서혼자살아남게되어자신이누구인지조차확신할수없게된공룡생명체는,인간이공룡에게인간의전두엽을이식해실험하고있었음을알게된다.이프로젝트는‘붉은여왕프로토콜’로불리는진화실험장치였고,공룡들에게인간보다더깊은질문능력을부여했기에그실험은제거대상으로전환된다.
마지막순간,안킬로는“나는질문이다!”라고외치며인간의도구가아닌존재로서자기선언을하지만,실험종료와함께데이터로분해된다.남겨진것은기억과물음뿐.작품은인공지능과정체성,진화와질문의힘을묻는다.존재란무엇이며,인간이만든생명체는과연무엇인가에대해성찰하게만드는SF우화다.
파동의언어_이현서
고래족이지배하는미래지구,멸종위기에처한인류족소녀리안은물속활동에서툴고,초음파언어에도익숙지않아학교에서소외감을느낀다.리안은인류의언어와과거를이해하고자고래번역기를몰래탐색하고,같은인류족친구현진과함께과거인류가보이저1호를통해외계로보낸혹등고래의노래와메시지의진실에다가선다.그메시지는“지구를지켜줘,인류가파괴하고있어”라는간절한외침이었고,이는외계문명에닿아고래족의지구정착과진화를불러온배경이된다.리안은고래족친구테이,그리고의문의가희와점차관계를맺으며,진동과공명의세계에자신의목소리를보태기시작한다.음악수업중리안의노래는고래족친구들에게진심으로전해지고,리안은처음으로자신이타자임에도존재자체로연결될수있음을느낀다.고래족과인류족간의파동공명은서로다른존재간의소통가능성을보여주며,존재의존엄과다름의가치,연대의희망에대해이야기한다.이소설은소수자,타자,차별,공존이라는주제를SF적설정속에섬세하게녹여냈다.
저자의말
현시대의사람들도‘피이’만큼이나자신의생각에만매몰되어있는건아닐까.나와다른생각과시선,진실과정의는중요하지않은게아닐까.수많은부딪침과갈등을보며,혹시나도좁은시선으로다른사람을재단하고있는건아닐지,나만의짧은생각으로주위의것들을놓치는건아닐지종종두려웠다.네네가우주함대를거쳐가는우주인들의사건을해결하며유연해지듯,준이가피이의이론을뛰어넘는기적을일으키듯,가장중요한건사람에대한애정이라고,결국사랑이세상을구하게되리라고스스로를위로해본다.
-김영주
호모사피엔스가등장한후생명은변하기시작했다.환경에적응하는대신환경을변화시켰으며,심지어새로운생명을만들어내기까지하고있다.이제는인공지능의힘을입어자연에서는생길것같지않은생명과그들이살아갈새로운생태계를창조할것처럼보인다.이때스스로생명이라자처하는존재에게가장필요한것은무엇일까?협력이다.여섯번째대멸종을맞고있는인류에게는다른생명종과의협력이필요하다.같이살아남아야한다.온전한죽음과아름다운멸종을위해.
-이정모
SF라는장르를통해우리시대의소수자문제를다루고싶었습니다.고래족이지배하는미래지구에서멸종위기에처한인류족의모습은,현재우리가직면한차별과배제의문제를거울처럼비춥니다.리안이경험하는고립감과소외는단순히미래의이야기가아닙니다.…고래들이초음파로소통하듯,우리도언어를넘어선다른방식의소통이가능할지모릅니다.과학기술이발달할수록서로다른종족,다른문화간의소통방식도진화할것입니다.인류족이고래들과함께푸른지구에서오래오래살아남을수있도록같이노력해요.
-이현서
붉은여왕이라는이름을들으면서떠올린공포감을주제로이야기를썼습니다.우리가아무렇지도않게죽이거나혹은괴롭히는존재들이우리를압도하게될때우리는과연어떤일을겪을지말입니다.부디인류가거대해진붉은개미와만나지않기를바라는마음으로이야기를만들어봤습니다.
-정명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