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여왕(큰글자책)

붉은 여왕(큰글자책)

$30.00
Description
“제자리에 있고 싶으면 죽어라 뛰어야 한다.”
김영주, 이정모, 이현서, 정명섭의 SF소설로 만나는
‘붉은 여왕’의 거울 속 나라
‘붉은 여왕’을 테마로 뭉친 네 작가의 SF 모음집
《붉은 여왕》은 우리 청소년 문학의 밭을 꾸준하게 일구고 있는 단비 청소년문학 42.195의 44번째 책으로 SF 단편 네 작품을 모은 소설집이다. 이번 테마인 ‘붉은 여왕’은 동명의 카페 룸에서 시작되었다. 정명섭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이 앤솔러지의 시작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어느 날, 그곳에서 지인들과 커피를 마시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붉은 여왕을 주제로 한 앤솔러지를 기획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떠올렸습니다. 루이스 캐롤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등장인물이자 그 이름을 딴 이론이 있다는 것도 그때 알게 되었죠. 이 괴상한 생각을 다행히 같이 있던 작가님들이 모두 흔쾌하게 받아 주셨고, 단비 출판사 김준연 대표께서 손을 내밀어 주셔서 세상에 빛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진화 생물학자 리 밴 베일른(Leigh Van Valen)은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붉은 여왕의 말을 응용하여 종들 간의 진화 경쟁을 설명했다. “여기서는 제자리라도 있으려면 계속 뛰어야 해”라는 붉은 여왕의 문학적 은유가 과학으로 개념화되는 장르 이동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 재미난 발상의 전환을 이번 책에서 다시 ‘문학’으로 받아안았다. 문학이 과학으로, 과학이 다시 문학으로 탈바꿈하고 재서사화되는 과정이다. 김영주, 이정모, 이현서, 정명섭 4인의 작가가 자신만의 SF로 매만진 ‘붉은 여왕 효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하나의 키워드, 네 개의 우주! 각기 다른 상상력으로 폭발한 진화형 앤솔러지
《붉은 여왕》에는 네 작가가 같은 키워드로 출발해 도달한 서로 다른 상상의 세계가 담겨 있다. 김영주의 〈붉은 여왕〉은 외모 콤플렉스를 지닌 소녀가 사랑의 묘약을 통해 ‘더 나은 나’를 꿈꾸다 부작용을 겪는 이야기로, 외적 진화와 내면의 감정이 충돌하는 정체성의 역설을 아이들 눈높이에서 발랄한 문체로 풀어냈다. 정명섭의 〈소녀 C〉는 인간과 거대 개미 간의 전쟁이라는 극단적 설정 속에서 감정을 지운 소녀가 ‘존재’로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하는 윤리와 희생을 묻는다. 이정모의 〈붉은 여왕과 거울 속 공룡〉은 자아를 인식한 공룡이 인간의 진화 실험 속에서 주체를 찾아가는 이야기로, 질문하는 존재로서의 생명에 대한 통찰을 담는다. 마지막으로 이현서의 〈파동의 언어〉는 언어와 초음파로 소통하는 고래족의 세계에서, 비주류로 살아가는 인간 소녀가 공명을 통해 자신과 타인을 발견해가는 성장 서사다. 각기 다른 시선과 장르, 톤을 지닌 이 네 개의 단편은 공통된 키워드로도 이렇게 다른 결과에 도달할 수 있음을 증명하며, 우리 시대 SF가 감당해낼 수 있는 사유의 지평을 스펙트럼처럼 펼쳐 보인다.
‘붉은 여왕’이라는 상상력의 엔진에 작가들의 고유한 세계관이 연결되었을 때, 이야기는 자신만의 매력을 뿜어낸다. 작가마다 다른 빛으로 빛나는 붉은 여왕의 경이로운 격차가 《붉은 여왕》을 읽는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현재와 미래, 문학과 과학, 현실과 허구의 상호텍스트성의 축제를 맘껏 즐겨보기를 바란다.
저자

김영주

동화와청소년소설을쓴다.MBC창작동화대상과위즈덤하우스어린이청소년판타지문학상을받았으며서울문화재단예술창작지원문학공모에선정되었다.『30킬로미터』『하얀빛의수수께끼』『Z캠프』『오답노트를쓰는시간』『반려요괴』『이불귀신동동이』『육두품아이성무의꿈』『똥먹는나라의연우』『루미너스오늘부터데뷔합니다』등다수의책을집필했다.

출판사 서평

작품별줄거리
붉은여왕_김영주
우주정거장1함대의신입경찰네네는미성년자들에게사랑의묘약을판다는‘붉은여왕’약방의수상한소문을듣고수사를시작한다.한편,외모콤플렉스를가진소녀미로는짝사랑하는필립의관심을얻기위해친구준이의만류에도불구하고붉은여왕에서묘약을구매한다.약을마신미로는순식간에아름답게변모하고,필립의주목을받게되지만,필립은그저‘어울릴외모’로그녀를선택했을뿐진심은없다.
72시간내고백을받지않으면되돌릴수없는부작용이생긴다는경고를뒤늦게알게된미로는점차변이되어피부에촉수가돋고외계생명체처럼변해간다.결국미로는우주를탈출하려하지만,그녀를따라온준이의진심어린고백으로변화가멈추고,외모도본래모습으로돌아온다.
네네는‘붉은여왕’약방주인의정체가불법실험을지속하던과학자피이라는사실을밝혀내고체포에성공한다.사랑,정체성,성장,그리고진정한관계의의미를경쾌한우주판타지속에담아낸이야기로,10대의외모불안과사랑의본질을SF로풀어낸성장담이다

소녀C_정명섭
가까운미래,환경오염과유전자조작의여파로개미들이거대화되며인류는생존을건전쟁에돌입한다.여왕개미의강력한번식력에밀린인류는‘붉은여왕’을제거하는작전을계획한다.개미는특정호르몬에반응해인간을감지하지만,어린아이의체취는감지하지못한다는점을이용해작전에16세이하의아이들이전투에투입된다.
‘소녀C’는개미의습격으로가족을모두잃고,감정까지마비된채생존한아이중하나다.얼굴의절반이개미산에녹아버린장군의권유로그녀는‘붉은여왕’을제거하는작전에참여한다.멸종을향해달려가고있는인간에겐더나은선택이란존재하지않는다.그녀는작전에서동료소녀A를불길속에서구해내고,미지의구조물안으로함께침투해깡통폭탄을던져‘붉은여왕’을해치운다.‘희망’이보이지않는상황에서끝까지인간성과용기를잃지않고임무를완수하는16세청소년의비장함에숙연해진다.작품은전쟁속아이들의희생과존재의미,인간성과생존사이의윤리적딜레마를묵직하게다루며,SF적배경안에서가장인간적인감정을환기시킨다.

붉은여왕과거울속공룡_이정모
2100년,인간은유전공학으로공룡을되살려공룡사파리월드를운영한다.이야기의주인공은스스로를‘안킬로’라고여기는인공지능생명체다.그는절친공룡‘아크로’와함께박물관의거울을통해알수없는가상세계로들어가며점점자신의정체에의문을품는다.붉은여왕의게임에서혼자살아남게되어자신이누구인지조차확신할수없게된공룡생명체는,인간이공룡에게인간의전두엽을이식해실험하고있었음을알게된다.이프로젝트는‘붉은여왕프로토콜’로불리는진화실험장치였고,공룡들에게인간보다더깊은질문능력을부여했기에그실험은제거대상으로전환된다.
마지막순간,안킬로는“나는질문이다!”라고외치며인간의도구가아닌존재로서자기선언을하지만,실험종료와함께데이터로분해된다.남겨진것은기억과물음뿐.작품은인공지능과정체성,진화와질문의힘을묻는다.존재란무엇이며,인간이만든생명체는과연무엇인가에대해성찰하게만드는SF우화다.

파동의언어_이현서
고래족이지배하는미래지구,멸종위기에처한인류족소녀리안은물속활동에서툴고,초음파언어에도익숙지않아학교에서소외감을느낀다.리안은인류의언어와과거를이해하고자고래번역기를몰래탐색하고,같은인류족친구현진과함께과거인류가보이저1호를통해외계로보낸혹등고래의노래와메시지의진실에다가선다.그메시지는“지구를지켜줘,인류가파괴하고있어”라는간절한외침이었고,이는외계문명에닿아고래족의지구정착과진화를불러온배경이된다.리안은고래족친구테이,그리고의문의가희와점차관계를맺으며,진동과공명의세계에자신의목소리를보태기시작한다.음악수업중리안의노래는고래족친구들에게진심으로전해지고,리안은처음으로자신이타자임에도존재자체로연결될수있음을느낀다.고래족과인류족간의파동공명은서로다른존재간의소통가능성을보여주며,존재의존엄과다름의가치,연대의희망에대해이야기한다.이소설은소수자,타자,차별,공존이라는주제를SF적설정속에섬세하게녹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