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마중

물 마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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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는 감동 받았던 순간, 그 감정선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허혜숙 시인이 세 번째 시집 『물 마중』을 엮어내면서 서문격인 「책머리에」 얹은 첫 행이다.
시인의 이 모두 발언을 제시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어서다. 그리고 몇 가지 이유 중엔 시집 『물 마중』과 불가분의 맥락을 잇대이고 있는 부분이 있어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그 몇 가지를 먼저 밝혀둬야 할 것 같다.
첫째는 시인의 시에 대한 생각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이 생각에 대한 변신을 주문하고 싶어서이고, 마지막 세 번째는 이 시집이 시인의 이에 대한 혁명의 계기가 되었으면 싶은 세 가지를 시집을 빌어 말해주고 싶어서였음을 밝혀두고 싶다.
첫 번째에 대한 것부터 토를 달아보기로 한다. ‘시는 감동을 받았던 순간, 그 감정선을 글로 표현한 것이라는 데는 동의한다. 그러나 이 동의에는 이의가 있음을 밝혀둬야 할 것 같다. 시는 물론 감동의 진술이다. 시인이면 누구나 예외없이 감동을 표출하고자 하는 욕망에 충실하고자 하고 또 충실해 왔다. 범박하게 말해 천성(天性)의 유로적 표출이란 뜻이다.
(중략)
‘순간의 기록’으로서의 미학은 물러서고 고정이라는 이미지의 미학이 자리바꿈을 하게 됐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이 말들 속엔 허혜숙 시인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순간’에서 ‘영원’으로 자리바꿈을 하라는 주문이다. 시적으로 말하면 감정에서 이미지로 시법을 바꿔야 한다는 직언이 된다.
두 번째의 주문인 변신은 허혜숙 시인이 지금까지의 타성을 극복, 시의 형상화 작업으로 시법을 바꾸면 스스로 극복될 수 있다고 본다. 그것은 책머리에 글 끝부분에 “나의 습작들을 세 번째 시집으로 마무리하고 프로의 정신으로 다시 거듭나 보려고 한다”는 시인의 자각이랄까 의지 지향에서 이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주문은 앞의 두 주문에 대한 충실로써 극복되고 실현될 것으로 보고 ‘감정선’에서 일탈, 체험과 체험을 통한 새로운 시법에의 도전을 기대하고 싶다.
저자

허혜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