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모두‘사이’에있으며,모든것과연결되려한다
우리는다리와밀접하게연결되어살아왔다.섬과섬,섬과육지,도시와도시사이를이어주는대교에서부터실개천의작은징검다리에이르기까지,어디를둘러봐도우리는다리와함께있다.인간은다리를짓고다리는세상을연결하며,다리를건너새로운장소와문화권,그리고낯선사람들에게도착한다.다리에는단절을넘어연결되려는인간의의지와가보지못한곳에닿고싶은호기심이그대로드러난다.죽음과삶,과거와현재,사랑과이별사이처럼다리는은유적으로도삶가까이에있다.
단지하나의건축물로서의‘다리’가연결고리가되어동·서양,머나먼과거부터지금과미래,신화와전설,역사와예술을넘나든다.다리는은유로서시가되기도하고음악이되기도한다.지리적인한계를극복하기위해지었던다리가문화적상상력의매개로확장되고,단순한건축물을넘어눈에보이는것보다더많은점을드러내는순간다리는상징으로거듭난다.왜우리는다리를지었을까?다리는인간에게무엇일까?다리는우리삶에서어떤의미와가치를갖는가?왜어떤다리는연결이아닌단절을뜻하기도하는걸까?
저자는이에대한해답을찾기위해다른시선에서파노라마같은이야기들을펼치며우리를사색의세계로이끈다.그러면서인간삶의덧없음과영원함사이에서만들어진신화,전설,종교의다리,다리와관련된인간의삶과문화를연관지어풀어낸다.우리에게도익숙한견우와직녀의칠월칠석오작교전설에는사랑의매개체로서의다리가등장한다.자물쇠를걸어사랑을맹세했던연인들의의식은로마의밀비오다리에서시작되었고,록밴드너바나의기타리스트커트코베인이앨범을제작할때영감을받은장소도다리(영스트리트브리지)였다.샌프란시스코의랜드마크인금문교는기술과자연을하나로엮은일대사건으로더유명해졌다.
다리는우리를‘다른곳’으로인도한다
단순한상징이아닌,숨겨진의미가있는장소에닿는수단이다
중세로마에서는다리가지금의광장과같은역할을해왔다.현대에들어와서는블루스를중심으로음악과소리가다리를통해성별과인종,대륙을넘나들었다.사람들이실제전쟁을대신해전쟁장면을재현했던다리,죽음과단절의징표가된다리도있다.이를통해세계화와함께한국가의자랑거리로건설된거대다리를방문하여대륙과도시사이를가로지른다리가어떻게새로운문화권과생활권을넓히고발전시켰는지도탐구한다.또한두문화사이에서살아가는이민자들이매일마주하는교차점을다리로설정하여개인과사회를결속시키는정서적인기능도했었음을알수있다.
니체는《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에서“인간의위대함은그가종착지가아닌,목적지로나아가는다리같은존재이기때문이다”라고말한바있다.만남,이별,회상의아이콘이된영화〈애수〉에는재회의장소로워털루브리지가등장한다.‘연결’이라는다리의본질과반대로다리가만든사이공간을파괴하려던에피소드도있다.2차세계대전시기히틀러의애정과관심덕분에파멸을피한피렌체의베키오다리처럼우리가지금보는풍경과무관하지않은역사적사건들까지흥미롭게다룬다.
《다리위에서니체를만나다》는기술이만든다리를인문학의시선으로바라보면서‘다리’에얽힌많은이야기를통해우리가풍경으로만보고건넜던다리를마음속에서다시한번되짚어보게한다.이책을읽고나면일상에서무심코지나치던다리는또다른여행지가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