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생전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허생전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18.00
Description
‘남조선’ 공동체의 이상을 인류 평화공존의 윤리로 확장한 민중소설
『허생전』은 ‘장백산인(長白山人)’이라는 필명으로 『동아일보』에 1923년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연재된 것으로, 이광수가 1921년 3월 상하이에서 귀국한 이후 발표한 『선도자』(연재 중 중단)에 이은 두 번째 장편이다.
『무정』과 『개척자』가 그 독자로 삼았던 지식 청년의 생활상과 이상을 그리는 데 주력했고 문체 면에서도 국한문 혼용체를 완전히 탈피하지 못했다면, 일반 민중의 생활상과 이상에 주목한 데다 구어에 기반한 순 한글의 언문일치체로 쓰인 『허생전』은 단연 이채로운 문학적 시도였다. 따라서 당시 이 작품의 단행본 광고는 『허생전』을 “민중 본위의 사회소설”이자 “만인 필독의 신문자(新文字)”로 소개했다.
『허생전』의 감수를 맡은 최주한 서강대 인문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실제로 1921년 3월 상하이에서 귀국한 이광수는 국내 활동과 관련하여 크게 두 가지 기획을 마음에 품었다. 「민족개조론」(1921. 11)으로 대변되는 도덕적 개조에 바탕한 중추계급 조성 운동의 실천이 그 하나이고, 「예술과 인생」(1921. 12)으로 대변되는 조선 민중에 기반한 새로운 문예운동의 전개가 다른 하나이다. 『허생전』은 정확히 이 두 가지 기획이 만나는 지점에서 시도된 문학적 실험의 산물로서, 특히 한국 근대문학 최초로 민중 본위의, 민중에게 읽히는 작품을 표방했다는 점에서 문학사적으로도 중요한 의의를 지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편, 민중예술론을 제창한 이광수가 창작에 앞서 가장 먼저 염두에 둔 것은 문체의 문제였다. ‘빈궁하고 무식한 조선 민중’이 골고루 향유할 문학을 창작한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쉽게 읽힐 수 있어야 했다. 물론 『무정』에서 이미 순 한글 문체가 시도되었지만, 그것은 당시 주로 국한문체를 사용하던 청년 계층에게 한글 문체의 신토대를 개척한다는 의미가 컸고, 그나마도 당대 지식 청년의 사유를 전개하는 대목에서는 불가피하게 개념적인 한자에 의존하는 한계를 노정해야 했다.
실제로 『허생전』에 도입된 경어체는 “아모쪼록 쉽게, 언문만 아는 이면 볼 수 있게, 읽는 소리만 들으면 알 수 있게, 그리하고 교육을 받지 아니한 사람도 이해할 수 있게”(『춘원단편소설집』, 1923)라는 원칙을 과감하게 밀고 나간 문체 실험에 해당한다.
무엇보다도 이광수가 『허생전』에서 공들여 그린 새 나라 ‘남조선’은 제세애민(濟世愛民)의 뜻을 지닌 허생의 경륜과 조선 민중의 오랜 구원신앙이 만나는 지점에서 구축된 것이라는 점에서 조선 민중의 공동체적 이상세계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최주한 연구원은 “그것은 동시에 빈부, 귀천, 강약의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 형제애에 기반한 평등한 공동체적 이상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종래의 제국주의적 세계 질서를 비판하며 정의·인도, 자유·평등의 새로운 세계 질서를 지향한 세계개조론의 이상과도 정확히 호응하는 것이기도 했다”라고 평가하고 있는데, 연암 박지원의 『허생전』을 춘원의 문필적 재능으로 다시 선보이면서, 동시에 당대 조선의 상황, 그리고 세계사적 흐름을 이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하여 이광수는 ‘남조선사상’에서 당대 세계개조론에 호응하는 윤리적 민족 공동체의 가능성을 보았고, 이를 ‘무실과 역행’, ‘사회봉사심’ 등으로 요약되는 도산 안창호의 근대적 이념을 통해 재해석함으로써 민족, 나아가 인류 ‘신생활의 모범’을 창안해냈던 것이다.
저자

이광수

저자:이광수
『무정』,『재생』,『흙』,『유정』,『사랑』등으로연결되는본격장편소설들을통하여한국현대소설의‘제1형식’을창출하였고,『매일신보』,『조선일보』,『동아일보』등의한글신문과『조선문단』,『동광』등의한글잡지를중심으로지속적인문필활동을펼침으로써현대‘한국어문학’의전통을수립하는데크게기여했다.

목차

변진사
안성장
과일무역
과일흉년
도적
허생의본색
웬사람
그이튿날
“요놈의자식”
배를몰아사다
장에난것은모조리사라
돈과계집일래
아버지의원수
제주목사
삼년공관(空官)
변산도적
옛나라를두고
새나라
옛나라로
돌아와서
나라의부르심
이날
작품해설:민중예술로서의『허생전』_최주한

출판사 서평

새로운‘춘원이광수전집’의특징

첫째,이광수가남긴‘모든’글을수록한다.
전집은현재소설25권의목록이확정된상태이고,나머지목록은현재기획중에있다.그밖의문학장르(시,수필등)와일반산문,논설,실용문등을감안하면30여권으로완간될것이다.춘원의전집은해방후1962년삼중당(전20권)과1979년우신사(전11권)에서발행된것이마지막이었는데,그때이미편찬자의판단에따라배제,누락시킨것이많았고,이후지금에이르는기간동안새로이발굴된작품과글도적지않았다.
춘원이광수전집발간실무위원장인방민호서울대교수는“새로운전집에서는지금까지누락되어왔던춘원의작품은물론이고,춘원의‘친일’작품,일본어로씌어진대일협력글등까지빠짐없이수록할예정인데,이로써이광수의진면목과전체상을가감없이살펴볼수있도록하여,그의업적과과오를사실대로보여준다는데그의미가있다”고말한다.
송현호교수도발간사에서“춘원연구학회에서는춘원의공과과를객관적으로평가하는장을마련하기위해춘원학회가아닌춘원연구학회라칭하고창립대회부터지금까지공론의장을마련해왔”다고말하고있다.

둘째,연구와조사를통해작가의의도가가장잘살아있는저본을선택한다.
춘원이광수가소설을발표하던당시에는,관행상첫발표는주로신문연재였고이어서단행본으로발간되었는데,이러한과정에서작가가생존해있었음에도불구하고각작품마다다양한이유에따라작품의일부분이훼손,변질,누락되는경우가있었다.따라서이번전집은,‘작가생존시발행된마지막단행본’을저본으로삼는일반적인문학출판의관행에구애받지않고,각권감수위원의연구와조사결과에따라저본을선정하고또그밖의여러판본을참고함으로써,각작품의정본에가깝도록만들고자한데에의미가있다.

셋째,오늘의감각에맞는현대어로펴냄으로써동시대독자들이좀더쉽게접근할수있도록한다.
춘원이활동하던때는한글사용이막정착되기시작한때였고,또춘원사후‘이광수전집’이발간된것이지금으로부터40년전이었기에,당시의한국어문법이나표기등은지금과많이달랐던게사실이다.따라서사실상독자들이이광수의작품을읽기에적지않은어려움이있었다.이를감안하여,작가의문학적의도나표현을훼손하지않는선에서현대표기로바꿈으로써,독자들이좀더쉽게다가갈수있도록했다.

2020년은춘원이광수의70주기로,이번전집은70주기에맞추어완간을목표로발간작업을해나가고있다.이후4권『일설춘향전』,5권『재생』,6권『마의태자』,7권『단종애사』,12권『유정』,17권『사랑』등여섯권을2차분으로선보일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