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속 세포의 탄생에서 소멸까지,
노벨상을 받은 탁월한 연구 14가지
“이 책은 수많은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의 연구 가운데 14개를 골라, 세포가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사건들을 하나씩 보여주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새로운 생명의 시작,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세포분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세포의 일주기리듬, 다양성을 획득하기 위한 분화,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는 역분화, 손상된 유전자의 수선, 세포들 간의 소통, 노화, 세포자살, 외부의 침입을 방어하는 면역, 생명현상을 조절하는 유전자의 기능, 신경세포의 활동전위, 냄새의 구별,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기억 등을 소개하였다. 아무쪼록 이 책의 여정 끝에서 독자들이 세포의 일생에 대해 이해하고, 자신의 몸에 대해 고찰해보는 시간을 갖기를 희망한다. 더불어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생긴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_ 본문 중에서
체외수정, 생체시계, 세포자살, 유전자가위 등
생명과학 연구의 눈부신 성취와 의미를 한눈에!
과연 어떤 연구에 노벨상을 주었을까? 금동호 교수(고려대학교 의과학과)의 『위대한 세포』는 노벨상을 받은 놀라운 생물학적 발견을 흥미롭게 소개하는 교양 생물학 도서이다. 저자는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의 수많은 연구 가운데 14가지를 골라, 세포의 일생을 죽 따라가면서 노벨상 수상자들이 어떤 놀라운 것들을 발견했는지를 찬찬히 소개해준다. 세포가 생겨나고 분열하고 분화하고 소통하고 일하고 노화하고 마침내 죽음에 이를 때까지, 하나의 세포가 일생동안 마주치는 사건들이 과연 어떤 생물학적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지를 상세하게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세포와 인간의 삶이 무척이나 닮았다며, 인간의 삶과 세포의 삶을 오버랩시키는 에피소드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세포만큼 노벨상을 많이 타게 한 대상은 또 없을 것이다. 세포분열, 생체리듬, 분화, 역분화, 유전자 수선, 면역, 세포자살 등 생명현상의 작동 메커니즘이 밝혀질 때마다, 비밀을 밝힌 많은 연구자들이 노벨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다.
이 책에서 집중적으로 조명한 연구는 체외수정, 유전자의 기능, 세포분열, 일주기리듬(생체시계), 분화, 역분화, 유전자 수선, 세포들 간의 소통, 노화, 세포자살, 면역, 신경세포의 활동전위, 향기, 기억 등 모두 14가지 연구다. 이 연구들로 노벨상을 받은 생명과학자들만 해도 100여 명에 이른다. 흥미롭게도 이들의 연구는, 세포들은 어떻게 이야기할까, 생체리듬은 어떻게 조절될까, 노화는 어떻게 일어날까, 세포는 어떻게 죽는 걸까 등과 같은 일견 단순하면서도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에서부터 시작한 연구들이다.
하나의 세포는 정자와 난자의 결합으로 생겨나, 세포분열을 통해 수를 늘리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일주기리듬을 가지게 되며, 세포분열을 통해 외로움을 극복하고,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분화한다. 유전자가 손상되면 스스로 수선하고, 생존하기 위해 끊임없이 세포들끼리 소통하며, 외부에서 침입하는 적들에 대응하면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차츰 노화되어 가다가, 마침내 죽음에 이른다. 이러한 생명현상들은 일군의 과학자들이 단번에 알아낸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차근차근 알아낸 것들인데, 하나같이 놀랍고 경이로운 현상들이다.
예를 들어, 영국의 과학자 로버트 에드워즈는 체외수정 시술의 개발로 2010년에 노벨상을 받았는데, 그는 난자와 정자를 배양접시에서 수정시켜 포배기까지 발생시킨 다음 자궁에 착상시킴으로써 체외수정을 최초로 성공시켰다. 자연수정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지 않았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었던 과감한 연구였다.
세포분열의 메커니즘 또한 힘겹게 알아낸 연구 결과물이다. 세포분열은 G1기-S기-G2기-M기 순서로 진행되는데, 릴런드 하트웰, 폴 너스, 팀 헌트는 이러한 세포분열 주기를 조절하는 인자를 발견한 공로로 2001년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이들의 연구를 통해, 세포분열이 사이클린-의존성 인산화효소와 사이클린에 의해 조절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생체리듬과 관련된 연구는, 일주기리듬을 조절하는 분자들의 협력이 마치 공들여 맞춘 시나리오처럼 정교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과학자들은 수천 마리의 초파리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마침내 생체시계에 관여하는 유전자들(클락, 사이클, 피리어드, 타임리스)을 발견해냈다. 일주기리듬에 대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클락-사이클 단백질과 피리어드-타임리스 단백질이 서로를 활성화하고 또는 서로 억제하는 피드백(되먹임) 고리가 형성됨으로써 규칙적으로 일주기리듬이 반복된다. 이러한 연구를 진행한 미국의 과학자 제프리 홀, 마이클 로스배시, 마이클 영은 일주기리듬의 조절 기전을 규명한 공로로 2017년 노벨상을 받았다.
세포의 노화에 대해서는 텔로미어와 텔로머레이스의 발견으로 많은 것이 밝혀졌다. 텔로미어와 텔로머레이스에 의한 염색체의 보호 기전을 밝힌 과학자는 엘리자베스 블랙번, 캐럴 그라이더, 잭 쇼스택으로, 이들은 2009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이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텔로미어는 염색체 끝에서 DNA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세포는 텔로머레이스를 이용해 텔로미어의 길이를 늘인다. 만일 염색체의 끝부분을 보호할 수 없을 정도로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지면 세포가 분열을 멈추고, 노화된 세포가 새로운 대체 세포를 만들지 못하게 되면 우리 몸은 노화를 겪게 된다.
베일에 싸였던 세포의 죽음은 세포자살의 유전학적 조절 기전이 규명됨에 따라 밝혀졌다. 세포자살은 내부의 자발적인 결정이나 외부의 강요에 의해 일어나는데, 내부의 자발적 결정은 자살신호물질인 Bax가 활성화되어 사이토크롬 C가 세포질로 방출되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외부의 강요는 자살유도신호복합체에 의해 활성화된 캐스페이즈-8이 캐스페이즈-3를 활성화하면 진행된다. 세포자살의 기전을 밝힌 시드니 브레너, 존 설스턴, 로버트 호비츠는 2002년에 노벨상을 받았다.
이처럼 세포를 들여다보면, 우리 인간의 일생과 마찬가지로 세포도 소란스럽고 시끌벅적하고 역동적인 일생을 보내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세포의 일생을 쭉 따라가면서, 노벨상을 받은 탁월한 연구 14가지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체외수정, 생체시계, 세포자살, 유전자가위등 생명과학 연구의 눈부신 성취와 의미를 한눈에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연구에 초점을 맞출 때 비로소 드러나는 경이로운 세포의 일생을 구체적으로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여, 체외수정으로 태어난 진의 이야기, 외로움과 싸우는 최고독 군의 이야기, 회춘을 꿈꾸는 노화영 씨의 이야기, 일상생활을 할 때 다양한 종류의 기억을 활용하는 나지혜 양의 이야기 등 장별로 나오는 재미난 에피소드들은 읽는 재미와 함께 인간과 닮은꼴인 세포의 생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다. 또 생명과학적 연구가 우리 사회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저자의 언급도 곱씹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