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형 인간의 농담 (염문경 에세이)

내향형 인간의 농담 (염문경 에세이)

$15.00
Description
펭수 작가 염문경, 첫 산문집 출간!
“착하지도, 용감하지도 않지만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어!”
〈자이언트 펭TV〉의 시작부터 함께한 작가, 염문경의 첫 산문집. ‘펭수 작가’이기 이전에, 염문경은 꽤 많은 연극과 영화를 거친 배우이고, 최근엔 감독으로 단편 영화 〈백야〉를 만들었으며, 장편 영화 〈메이드 인 루프탑〉의 시나리오를 쓰고 배우로도 출연했다. 누가 봐도 일 벌이기 좋아하는 사람. 하지만 알고 보면 “다재다능하시네요”라는 인사말에 잠깐 으쓱하다가 곧 주눅이 드는, 조금은 복잡한 마음을 가진 내향형 인간이다. 세상이 무례하게 느껴질수록 좋은 농담이 필요하다고 믿는 사람, 그가 자신의 일과 일상에서 건져 올린 이야기를 날카롭고 따뜻한 시선으로 벼렸다. 세상과 내 안의 모순까지 모두 끄집어내어 부드럽게 껴안으려는 시도 속에서 우리는 광활한 온라인 플랫폼의 시대에, 조금은 짓궂을지라도 해롭지 않은 농담을 만들고자 하는 창작자의 예민하고 섬세한 감수성을 엿볼 수 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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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염문경

연세대학교신문방송학과를졸업한뒤,2012년배우로데뷔했다.2015년부터드라마작가일도시작했으나2019년‘펭수작가’로살짝알려지기전까지는오랜무명의시간을보냈다.오랫동안공들여온일보다뜻밖에찾아온행운이더강력하다는삶의아이러니를목도하면서꿋꿋이연기와글쓰기를계속하고있다.영화〈메이드인루프탑〉,웹드라마〈멍냥꽁냥〉등에작가로참여했고,영화〈악질경찰〉,연극〈도처의햄릿〉,〈로봇을이겨라〉시리즈외다수의작품에배우로출연했다.〈자이언트펭TV〉의시작부터함께하고있으며,최근에는감독이자작가,배우로단편영화〈백야〉를만들었다.‘뭐가되고싶냐’는질문에가장약하다.그럴땐그저좋아하는일을하면서조금이나마괜찮은사람이되기를바랄뿐이라고되뇐다.

목차

프롤로그내향형인간입니다

1장─아무도불편하지않은농담
괴로운일이많았기에즐거운이야기를쓴다
남을웃기기전에내가먼저웃을것
아무도불편하지않은농담
어떤건네생각이라치더라도
충분히용감하진않습니다만
평타는칩니다
권력의맛
일의기쁨과슬픔
괴담,영웅,극장

2장─픽션없는시나리오
어떤일의최전선에서
그새끼는지금어디서뭘하고있을까
주제를너무잘알아서
실패해도괜찮아,복수
그럼에도불구하고백야
친절한페미니스트
‘팀킬’은아닙니다
무례한세상에필요한선긋기의기술

3장─게으르지않은리얼리티
게으르지않은리얼리티
인간실격,미안하지만너만실격
포기할수없어,멋진언니
웃기는여자들세상
턱을들면기분이‘조크’든요
오늘의여우주연상

4장─적당한위로의기술
염리스토텔레스
잡식기회주의자
내늙은물고기와어린꽃
건강하지않은사람의사랑법
적당한위로의기술
처음이자마지막의어떤외로움

에필로그다목적프리랜서배우의사정

출판사 서평

펭수작가염문경,첫산문집출간!
“착하지도,용감하지도않지만괜찮은어른이되고싶어!”
희망도좌절도,인생의단맛도쓴맛도
부드럽게끌어안고천천히나아간다
일상의투명한모순으로착실하게빚어낸언어들

“그래서앞으로는무얼하실건가요?”〈자이언트펭TV〉기획작가로알려지면서이런저런인터뷰를하다보면끝에늘이런질문이따라붙는다.‘펭수작가’이기이전에,염문경은꽤많은연극과영화를거친배우이고,최근엔감독으로단편영화〈백야〉를만들었으며,장편영화〈메이드인루프탑〉의시나리오를쓰고배우로도출연했다.누가봐도일벌이기좋아하는사람.하지만알고보면“다재다능하시네요”라는인사말에잠깐으쓱하다가곧주눅이드는,조금은복잡한마음을가진내향형인간.
어쩌다예능과코미디작가로알려졌지만,그다지긍정적이지도,유쾌하지도않은‘노잼’유형,모난구석없이어디에서든그럭저럭잘어울리지만사실어떤일의단점부터기가막히게잡아내는성격,누구에게나친절하고싶지만꽉막힌세상을신랄하게깎아내리고픈욕망을완벽하게숨기지도못한다.이책은작가염문경이그러한자기안의모순들을하나둘꺼내어부드럽게껴안으려는시도이다.긴감정의터널을착실하게통과하는그의발걸음을따라가다보면,뜻밖에도우리는“좋은사람은못되어도괜찮은사람으로살아가고싶다”고말하는따뜻한마음을마주하게된다.

“뒤늦게깨달았다.펭수는내가생각했던것보다더많은이야기를담을수있는존재라는걸.사람들은펭수의세계안에서웃음뿐아니라슬픔과괴로움도기꺼이겪는다.…굳이강요하지않아도열살펭귄의외롭고서글픈‘모멘트’를이해하고공감한다.힘든일이많았기에더욱호쾌하게웃을수있는인물,그리고그런이야기.어쩌면사람들이정말보고싶어하는건,그리고내가정말쓰고싶은건그런이야기인가보다.”(20쪽)

“세상이무례하게느껴질수록
우리에겐좋은농담이필요하다”
꽉막힌세상에서찾은웃음의쓸모,
그리고그웃음에필요한거리두기의기술

농담은기본적으로“세상의가치나상징을모방하거나희화화하면서발생”하는것이기에,모두가웃더라도쓴웃음을삼키는한명은분명어딘가존재한다.‘누구도불편하지않은농담’은현실에서찾기힘든유니콘같은것이라고,저자는말한다.한편,관습과엄숙주의를비틀고싶은자신의욕망과취향으로버무린농담이,때로는과도하게‘용기있는행동’으로추켜올려지거나혹은특정한정치적입장을대변하는것으로낙인찍히기도한다.처음에는당황했지만이제는안다.“내가선택하는작품과행보가하나의결을만들고,그것이모여나의정체성이된다는것.”그는“그저재미있는글을썼을뿐”이라는말뒤에숨지않기로한다.그에게농담은펭수가상징하는짓궂은따뜻함을세상에전달하는좋은수단,삶에서발견한아이러니를가장빛나게전달하는통로,그리고다른무엇보다,“내안의삐죽대는욕망”을놀이로바꿔“스스로를지킬수있는안전지대같은것”이다.그렇게소중한것이애꿎은사람을찌를도구가되어서는안된다고생각하며,세상과거리두기를할때마다느슨해지는마음을다잡는다.그균형감속에비로소염문경표농담이만들어진다.

“현실에서재난은마음이통하는호랑이도,나쁜놈만죽이는귀신도아니었다.모두에게공평하게무자비한취업난이었고,경쟁이었고,적폐나관습혹은미세먼지나전염병이었다.진짜공포속에서나는모험가도영웅도되지못했다.그런직업은존재하지않았다.마치안전한재난따윈존재하지않는것처럼.…내목소리를키워줄스피커라도갖고싶었다.”(71,72쪽)

“누구에게도욕먹지않을삶을살기위해
애쓰는건,비겁한게아닐까?”
생각없이건네는말한마디에휘청거리지않기위해
오늘도솔직하게의심하고,온화하게선을긋는다

〈내향형인간의농담〉은4장으로나뉘어있다.1장“아무도불편하지않은농담”에서는창작자로서세상에내놓는것들에대해느끼는책임감을이야기하고있다면,2장“픽션없는시나리오”에는인간으로서,또직업인으로서저자가맞닥뜨린세상의풍경을담았다.타인의평가와세상의잣대에무방비로노출될수밖에없는배우로살아가면서수없이휘청거렸던경험,나이와젠더가만들어낸위계속에갇혀나를잃어버렸던시간들,회피하거나방관하기도하고,복수하기도했으나실패하기도했던기억들을하나둘끄집어낸다.그리고비로소자리를박차고일어나그세상에안녕을고했을때느꼈던후련함,그끝에“누구도윤리적으로완벽하지않다”고,“실수하고,고집불통인존재를인정하고받아들이자”고말한다.그렇기에나스스로에게도덜관대해지고,그만큼더나은사람이될수있는기회를가질수있는것이라고.

“늦었지만지금이라도과거의내가외면했던분노를스스로인정하지않으면,앞으로나아갈수없을것같을때가있다.…내가겪은일들이시스템의폭력이었음을인정했을때야비로소내가단지멍청하고이상했던게아님을알수있었고,더좋은사람이될수있었다.”(94쪽)
“그래서다시,즐거운이야기를쓴다.
아직도어리광쟁이인내안의불행을구원하기위해”
광활한온라인플랫폼의시대에
외롭지않은창작자이자,자유로운개인으로사는법

“이광활한온라인플랫폼시대에외롭지않은하나의창작자이자개인으로존재하고싶다.좋은이야기를만드는인간,이해할수있는이야기를만드는인간,그걸공유해소통하는동시대인간.”(26쪽)

좋은이야기를만들기위해필요한건무엇일까.아니,좋은이야기란무엇일까.3장“게으르지않은리얼리티”에서염문경은나태하고어리광일뿐인태도가손쉽게‘열정’이나‘진정성’으로위장되거나명작의반열에오르곤하는현실을꼬집으며,자신의작품을,연기를,그리고삶을들여다보는거울로삼는다.그에게중요한건“나의삶을스스로선택하고있다는감각,다른누군가가아닌나자신을안전하게지키고통제하고있다는느낌.”그리고그감각과느낌은자신과함께걸을누군가의존재를필요로한다는것도,이제는안다.결국좋은이야기는좋은삶에서나온다는말을,하고싶었다는것도.4장“적당한위로의기술”은길고지난한성장의터널을지나온끝에저자가다다른좋은삶을위한스케치이다.그건완벽하다기보다는“수없는죄책감과인지부조화를감내하면서”사는삶,건강하기보다는“서로의나약함을알고도사랑에빠지는일”,그리고“무의미하게존재하고흘러가는시간이쌓여언젠가는의미를띠기도한다는것”을,애쓰지않고느긋하게기다리는태도같은것이다.

“손가락으로물고기밥을부수어뿌리고잎사귀에물을뿌려살피는하루하루의행동이쌓여나를더괜찮은인간으로만들어준다면좋겠다.내안에1만5천년전보다도더오래전새겨진잔인함이나이기심이자꾸힘세질때,성실하게일궈낸문명인의취향이그런나를막아주기를바란다.어떤선택지앞에놓였을때가능하면누군가를돌보고,돕고,귀여워하고,또가엾게여길수있는사람이되기를.”(23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