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구들 : 여성은 왜 원하는가

욕구들 : 여성은 왜 원하는가

$18.00
Description
정희진 “대면하지 않을 수 없고,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책.”
김금희 “자기혐오와 자아의 폭정 속에 허우적거리는 우리 자매들을 힘껏 건져올리는 책.”
은유 “지루할 틈이 없다. 몸이 깎이는 고통에서 온 통찰, 속도와 밀도를 갖춘 문장이 촘촘하다.”
이제니 “오래도록 숨겨두었던 영혼의 울음을 토해낸, 순간순간 뼈아프고 귀하고 유효한 책.”

여성학자 정희진, 소설가 김금희, 에세이스트 은유, 시인 이제니 강력 추천. 욕구에 대한 사유를 확장시킨 기념비적인 책. ?명랑한 은둔자? ?드링킹, 그 치명적 유혹? ?남자보다 개가 더 좋아? 등의 저자이자 우리 시대 여성의 내면을 치열하고도 아름답게 묘사한 작가 캐럴라인 냅의 생애 마지막 에세이 ?욕구들: 여성은 왜 원하는가?가 영어권 지역에서 첫 출간된 지 20여 년 만에 한국어로 새롭게 번역 출간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거식증으로 고통받았던 시절을 회고하면서, ‘식욕’ ‘성욕’ ‘애착’ ‘인정욕’ ‘만족감’ 등 여성의 다양한 욕구와 사회 문화적 압박에 대해 정교하고 유려하게 써나간다. 이 책은 2003년 출간 당시 〈퍼블리셔스 위클리〉 〈커커스 리뷰〉 〈라이브러리 저널〉 〈뉴욕 타임스〉 등 수많은 언론의 찬사와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보다 깊이 있는 거식증 논의의 물꼬를 텄다. 2011년에는 퓰리처상 수상 작가이자 캐럴라인 냅의 오랜 친구였던 게일 콜드웰의 서문을 수록한 개정판이 출간되면서 다시 한번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 빛을 발하는 텍스트로 자리매김했다.

저자

캐럴라인냅

지적이고유려한회고록성격의에세이를쓴작가.정신분석가아버지와화가어머니사이에서쌍둥이로태어났다.1981년브라운대학교를우등으로졸업하고20년가까이저널리스트로살았다.

살면서몇몇끔찍한중독에빠진경험이있는데,삶의압박으로부터달아나고싶은마음이들땐술로,그런자기자신을호되게통제하고싶을땐음식을거부했다.이런자신의깊은내면이야기를솔직하게,우아하게,또렷하게고백해세상을놀라게했다.《드링킹,그치명적유혹(Drinking)》은알코올중독의삶을,《세상은왜날씬한여자를원하는가(Appetites)》는다이어트강박증과섭식장애에관한기록이다.《남자보다개가더좋아(PackofTwo)》는개를향한지나친애착을다룬다.

자신을직시하며그감정과생각의결을낱낱이드러내는글쓰기로독자의마음을사로잡았으나,2002년마흔둘이라는이른나이에폐암으로세상을떠났다.

목차

서문
프롤로그르누아르가그린욕구
서론‘하지마’세계에서의욕구
1장케이크더하기,자존감빼기―불안,그리고욕망의수학
2장어머니와의관계―허기,그리고자유의대가
3장내배가싫어,내허벅지가싫어―육체혐오,그리고억제에대한학습된포용
4장브라태우기에서폭풍쇼핑으로―욕구와시대정신
5장목소리가된몸―슬픔의감춰진무언극
6장희망을향해헤엄치기―신념,행위주체성,그리고만족을향한손내밈
에필로그
미주
참고문헌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우리시대여성의내면을다정하게비추었던작가캐럴라인냅의유고에세이
거울과저울이없는‘자기만의방’에서몸으로써나간가장치열한글

지적이고우아하면서도유머러스하고흡입력강한글,중독과회복에대한솔직하고담담한고백으로독자들을사로잡았던캐럴라인냅.그는1994년『앨리스K의인생안내서』를발표한이후2002년마흔두살이라는이른나이에세상을떠날때까지8년남짓한시간동안세편의책을발표했다.『욕구들:여성은왜원하는가』는암선고를받기2개월전에탈고한유고작이자,에세이라는장르가어디까지나아갈수있는지보여준역작이다.
냅이평생에걸쳐몰두했던주제는고립,애착,그리고무엇보다중독문제였다.불안과소란한마음과슬픔을씻어내기위해,자기질책과자기파괴를멈추기위해그는10대시절부터술을마셨다.그러나술로도없앨수없었던두려움과그두려움에대한수치심,나의몸,허기자체를해결하고싶은갈망으로또다른길을찾아낸다.그것은하루에사과한알과조그만치즈한조각만먹으면서버티는일,굶기였다.자신의앞에가능성의문이활짝열려있는것처럼보였던20대초반,그러나포만과충족과쾌락에대한믿음이없었던젊은여자.그는일이나진로나사랑같은거대하고모호하고압도적인대상대신작고구체적이며홀로처리할수있는대상,즉음식으로모든주의를돌려자신을통제하고자했다.

굶고사들이고훔치는여자들,자신을해치는사랑에빠진여자들
거식증의한때를회상하며깨달은것.그모든욕구는연결되어있다
우리시대여성들의세계를경유해‘나’와‘우리’를해명한책

이책의제목이기도한‘식욕/욕구(appetite)’는흔히먹는일또는음식과관련해서사용된다.냅도다른어떤욕구보다허기에자신의영혼을걸었다.하지만이단어는갈망과동경과필요로이루어진훨씬폭넓은범위까지아우른다.사전적의미에서도‘자연스러운욕망’‘만족또는충족하고자하는선천적이거나습관적인욕망내지성향’‘욕망의대상’을모두가리킨다.말하자면욕구란세계에참여하고자하는,삶에서풍요의감각과가능성을느끼고자하는,쾌락을경험하고자하는더욱깊은수위의소망에관한것이다.
욕구는하나의순환속에존재하는바,냅의말마따나“음식은사랑이고,사랑은섹스이며,섹스는연결이고,연결은음식이다.”그러나많은여성에게는이욕구를상상하고충족하는일이유난히뜨겁고고통스러운방식으로펼쳐진다.많은이들이갈망은그자체로어쩐지부당하거나잘못된것같다고,원하는대로마음껏누릴권리는대가를지불해야얻는것이라고,욕구를채우려면희생을치러야한다고생각하기때문이다.식욕과음식뿐아니라사랑과섹스에대해서도,물건과소유에대해서도,사회적성공에대해서도마찬가지다.
냅의분석에따르자면,이러한죄책감과두려움은여성들이자라는내내주입받은고정관념,즉여성의갈망은억제해야하고사회적으로용인된방식으로만갈망을충족시켜야한다는명령때문이다.더중요한문제는이러한개인과사회의역학관계에서비롯된문제가파편적으로해체되어분석되고있다는것이다.거식증으로고통받는여자들,물건을훔치는여자들,자신을해치는여자들,자신의영혼을파괴하는사랑에빠지는여자들…이모두가전혀다른현상인것처럼말이다.그러나서로다른방식으로분석되고있는갈망의뿌리는동일하며,이들의불안,죄책감,수치심,슬픔은모두연결되어있다.냅의분석이빛을발하는지점은바로이연결되어있는현상의배경,그저변을바라보는넓은시선이다.

애도를품은성찰,주체적행위를이끄는더없이지적인사유
흡족함의순간들,몸과마음과정신이나란히연결되는순간들은마침내온다

이론상으로나마오늘날여성은자신의욕구를우리가원하는방식으로만족시킬수있는자유와자원을갖고있다.하지만어떤욕구들을품어야하는지,진정한만족이란어떻게보이거나느껴지는것인지스스로결정할자유는상대적으로빈약하다.이러한문제를풀어나가기위해,무엇보다자신의회복을되돌아보기위해저자는자신과비슷한많은여자들과대화를나누며사례를모으는한편,킴처닌,엘리자베스그로스,캐럴길리건,페기오렌스타인,그리고프로이트,라캉,푸코등여성과몸,욕구와욕망을다룬다양한지적텍스트를깊이읽어내며자신의경험과성찰을정교하게뒷받침한다.
냅이거식증의고통을고백하고원인을개인만의과거를통해분석하는데서멈췄다해도이책은한권의훌륭한에세이가되었을것이다.한때37킬로그램까지살을깎아냈던상처입은소녀,그소녀가용기있고침착한자기통제력을지닌여성이자작가로성숙해가는과정을보여준것만으로도친근하고경이로웠을것이다.하지만그명쾌하고예리하고분석적인목소리를넘어,냅은더없이관대하고아름답고희망적인눈빛으로욕구를다루는법이담긴청사진을독자들에게건네주었다.자신이경험한고통만이아니라우리의고통에기꺼이잠겼고,거기서빠져나왔던이들의출구와통로를겹겹이열어젖혔다.이런중층적과정을통해냅은에세이스트이자저널리스트인자신이글로어디까지갈수있는지끝내보여주었다.
소녀들이자기자신에게보이는잔인함,딸과어머니의슬픔,우리를지금의우리로빚어낸충족되거나충족되지않은허기들까지,이책의갖가지이야기는여전히진행형이다.그러나우리는이제냅이남겨놓은경험과성찰과언어로새로운실마리를손에쥐었다.우리가무엇을원하는지,얼마만큼원해도되는지가늠하기시작할수있다.이제는충분히분노할수도있다.방향을바꾸기전에충분히울어도좋다.자신과초기가족을탓하는데서그치지않고정동적인전환을해나갈수도있다.그것은냅이전한깊은희망덕분이며,우리가우리자신들의이야기가담긴작은책들을찾아떠나는이유이기도하다.
이책의독자들은캐럴라인냅이해낸이모든작업을독자이자주체로서바라보게될것이다.슬픔,마비,두려움에휩싸인마음을,다른사람에게쉽게털어놓지않는자발적인고립을,차분하고총명한사유를더욱예리하게하는맑은정신의경이로움을.그렇게냅을따라간독자들이마지막장을덮으며원한다는일에대해,여성의욕구에대해,지금나자신의자리에대해곰곰이생각하게되기를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