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살았던 날들 (죽음 뒤에도 반드시 살아남는 것들에 관하여 | 양장본 Hardcover)

당신이 살았던 날들 (죽음 뒤에도 반드시 살아남는 것들에 관하여 | 양장본 Hardcover)

$17.08
Description
“히브리어로 묘지는 일견 터무니없고 모순된 이름으로 불린다.
‘베트 아하임Beit haH’ayim’, 이름하여 ‘생명의 집’ 혹은 ‘살아 있는 자들의 집’이다.”_책 속에서

죽음은 그저 삶의 끝일 뿐일까? 죽은 이들이 떠난 빈자리는 슬픔으로밖에 채울 수 없는 것일까? 삶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한 죽음이 불쑥 우리 집 문턱을 넘었을 때, 그 당혹스러움을 어떻게 애도하고 위로할 수 있을까? 『당신이 살았던 날들』은 이 죽음의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바로 그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오랫동안 죽음 곁에서 애도자들과 함께해온 랍비 오르빌뢰르는 우리 일상의 지각을 넘어선 경험들을 글에 녹여낸다. 홀로코스트와 테러, 국가적 슬픔으로 명명되곤 하는 죽음들, 혹은 그보다는 조금 개인적인, 어린 동생이나 둘도 없는 친구와의 갑작스러운 이별 앞에서 저자는 죽음이 야기하는 두려움과 고통, 그리고 눈물을 대면한다. 그리고 좀처럼 둔감해질 수 없는 그 비극이 우리의 삶에 어떤 씨앗을 뿌리는지 함께 지켜보자고 말한다. 하나같이 강렬한 여운을 남기는 죽음에 관한 열한 가지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역설적이게도 죽음이 아닌, 여러 갈래로 나뉘어 면면히 이어지는 끝없는 이야기, 무한한 삶이 주는 감동과 위로를 만나게 된다.
저자

델핀오르빌뢰르

1974년생.랍비이자철학자,작가이다.1992년예루살렘의히브리대학교에서의학을공부하다1995년이츠하크라빈총리암살사건을계기로근본주의로기우는종교에깊은의문을품고프랑스로돌아와언론인으로인생의방향을바꾸었다.이후탈무드를연구하기위해뉴욕으로이주,맨해튼의히브리유니온칼리지에서공부를마치고랍비가되었다.오르빌뢰르는타인의말을경청하고돕는다는점에서의학과저널리즘,유대교가다르지않다고생각한다.의심할수없는교리를가장강력하게의심하는것이랍비로서자신에게주어진책무라믿는오르빌뢰르는보수적인종교공동체안에진보와자유주의의바람을일으키며그녀세대의대표적인지식인으로자리매김했다.자유주의유대인운동에서발행하는잡지「테누아Tenou'a」의편집장이며,파리에서유대인회당을이끌고있다.랍비로서자신의역할을서로다른세계를이어주는이야기꾼으로정의하며작가로도왕성하게활동중이다.저서로『이브의옷을입고Entenued'Eve』(2013),『반유대주의에대한성찰Reflexionssurlaquestionantisemite』(2019),『세계를이해한다는것Comprendrelemonde』(2020)등이있다.

목차

아즈라엘:손안의생명과죽음
엘자:살아있는자들의집에서
마르크:돌아온자들의옷
사라와사라:바구니를짜다
마르셀린과시몬:심판의날에
이사악의형:질문에빠지다
아리안:거의나인것
미리암:다가올세상
모세:죽고싶지않았던자
이스라엘:죽은사람을살리는분
에드가르:제가삼촌을지키는사람입니까?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프랑스아마존1위
★바벨리오상,사부아르상수상
★프랑스독자들이선택한2021올해의책

“나는수없이많은날들을
죽어가는사람들과그들의가족곁에있었다”
프랑스의떠오르는작가,랍비델핀오르빌뢰르의
죽음에관한가장정직하고,지적이며,유머러스한사유

바이러스로인해우리는당연하듯누려온일상의많은것들을잃었지만,그중에서가장큰손실은생명그자체였다.팬데믹은거대한상실의시간이었다.그러나생각해보면죽음은늘우리삶의피할수없는종착지로,한번도우리곁을떠난적이없다.죽음에대한각종은유와설화는삶의정반대편에있는죽음의성격을확실히해준다.그렇다면죽음은그저삶의끝일뿐일까?죽은이들이떠난빈자리는슬픔으로밖에채울수없는것일까?삶에서멀리떨어져있다고생각한죽음이불쑥우리집문턱을넘는순간,그당혹스러움을어떻게애도하고위로할수있을까?
「예루살렘포스트TheJerusalemPost」지가선정한2021년영향력있는50인의유대인중한명인델핀오르빌뢰르는프랑스의세번째여자랍비이다.오르빌뢰르는이스라엘에서의학을공부하고,파리에서기자로활동한후에,뉴욕에서랍비가되는과정을밟았다.랍비이자홀로코스트생존자의손녀인그녀는우리일상의지각을넘어선경험들을글에녹여낸다.홀로코스트와테러,국가적슬픔으로명명되곤하는죽음들,혹은그보다는조금개인적인,어린동생이나둘도없는친구와의갑작스러운이별곁에서,저자는죽음이야기하는두려움과고통,그리고눈물을대면한다.그리고좀처럼둔감해질수없는그비극이우리의삶에어떤씨앗을뿌리는지함께지켜보자고말한다.하나같이강렬한여운을남기는죽음에관한열한가지이야기를통해우리는역설적이게도죽음이아닌,여러갈래로나뉘어면면히이어지는끝없는이야기,무한한삶이주는감동과위로를만나게된다.

“삶을뜻하는단어‘하임’은복수형이다.
히브리어로삶은단수로존재하지않는다”
끝이라고생각했던곳에서
더강렬하게되살아나는삶에관한우화들

오르빌뢰르는한인터뷰에서여성이자세속주의자이자랍비인자신의복잡한정체성을“한세계에살면서동시에다른세계에사는것,양립할수없을것같은세계사이에유대감을만드는것”이라고설명한바있다.그리고이책에서어쩌면가장양립할수없을것같은죽음과삶사이에다리를놓는작업을시도한다.마치해진옷을깁는일처럼,떠난이와남은이들사이에벌어진거리를오래된유대의언어와고인의생전기억으로메우고있다.
원리주의에희생당한「샤를리에브도」의정신과의사엘자카야,그와생전에‘죽음’과‘공포’를주제로서신을교환했던의사마르크,아우슈비츠에서함께살아남아생의마지막까지특별한우정을나누었던시몬베유와마르셀린로리당,자식에게조차자신의삶을설명할방법이없어끝내침묵속에눈을감은홀로코스트생존자사라,늘같이놀던동생이사악이어디로갔는지,어디에서그를찾을수있을지궁금해하는어린형,병마에시달리며예전과같은‘나’로되돌아갈수없다는절망에빠진친구아리안과그끝을예감하면서도친구곁을지킨오르빌뢰르본인의이야기가펼쳐진다.이모든이야기들이,마치유대인들이무덤위에올려놓는조약돌처럼,우리안에작지만분명한흔적을남긴다.그것은우리의삶에서죽은이들이변치않는자리를차지할것이며,그자리의의미를끊임없이기억하고,해석하고,전달하는것이우리에게남겨진책무라는의식이다.오르빌뢰르는고인의영혼을유대의기도문인카디시로위로하고,애도자들의슬픔과한탄섞인고백을추모의말로번역하는가운데이책무를성실하게수행한다.이렇게차곡차곡포개어진이야기들이죽음보다더긴‘삶’이라는실에매달려깊은유대감속에전달되고,저마다의상실의기억이사려깊은손길의위로를받는다.

“여기에없는자들을기억하라”
떠난이들이남기고간매듭으로,
남은이들은새로운태피스트리를짠다.
그것이우리가만들어갈이야기이다.

히브리어로유령은‘루아흐레파임rouaH’refa?m’,문자그대로‘늘어진영혼’을의미한다.유대전통에서는죽은자들의채비를매듭짓기위해마지막으로죽은이가입은수의의가장자리를꿰맨다.헐거운수의를꿰맴으로써올풀린영혼을수선하는것이다.반면바늘땀이부족해세상에붙들린유령은풀려버린올때문에,자신의해진이야기의흔적때문에되돌아온다.오르빌뢰르는그렇게돌아온유령의목소리를삶을위한언어로되돌려준다.고인의삶에서얽힌부분은풀고,흩어진조각들은그러모아하나의피륙을만든다.종교의언어와인간의역사,그리고개인의경험에서비롯된풍부한인용과고백,은유가흘러넘치는가운데,일생교차하다엉킨실들이새로운태피스트리로그모습을드러낸다.
한사람의죽음은한세상이무너져내리는것이다.그비극은늘생경하여,우리는그것을표현할말을찾는데늘실패할수밖에없다.그것이실패하리라는것을알면서도,오르빌뢰르는더듬거리며죽음이후에도계속되는삶을위한노랫말을찾는다.그리하여복수와앙갚음의신이라는형상에매달려저지른테러앞에서“당신이우리에게율법을주었으니그율법을해석할책임도우리에게있다”고신에게당당하게주장했던현자를떠올리고,일생여성의인권신장을위해앞장서온이의장례식에서여자들이자신들의입장을대변할인물로신에게보낸‘스콧젤’의설화를들려준다.
모두가잠든깊은밤,질투심에오빠의장난감조각을집어삼킨어린오르빌뢰르가그로인해자신이곧죽을거라는두려움에휩싸여흐느끼고있을때,할아버지가다가와어린손녀를다독인다.할아버지는그녀앞에서남은장난감조각을크게베어물고,삼킨다.그리고그녀에게잘자라는인사는건네고는방을나간다.설령죽음을피할수는없더라도,그죽음앞에홀로남겨지지않을거라는위안은우리를편히잠들게한다.그리고그죽음앞에누구도홀로내버려두지않을것이라는다짐은우리에게우리의삶이후에도계속해서이어질풍요로운이야기를남긴다.그렇게얽힌매듭은풀리고,헐거운천조각은단단히기워진다.

“죽음에대해내릴수있는가장정확한정의는
그것을알수없다는것이다.”
무력함앞에서도눈을돌리지않는용기,
죽음에관한역설과아이러니가빚어낸깊은위로

오르빌뢰르의이야기는자신이태어나고얼마후세상을떠난삼촌의무덤앞에서끝을맺는다.누군가에의해한차례파헤쳐진그무덤앞에서오르빌뢰르는죽은이들의입까지틀어막으려는혐오와증오의감정을목격하지만,동시에그죽음의장소에서조차도지속되는삶의증거를발견한다.그리고“세상에지워지지않는흔적”을남기는것은강하고튼튼해보이는것들이아니라“약하고일시적이며빈틈이있는것들”,말하자면“지나간존재의입김”같은것들이라고말한다.히브리어로묘지가‘베트아하임BeithaH’ayim’,즉‘살아있는자들의집’으로불리는것처럼,죽음은그안에이처럼삶을위한역설과아이러니를잔뜩품고있다.그리하여우리는죽음에도불구하고,바로그죽음앞에서“레하임!(삶을위하여!)”을외치며생生을찬미할수있다고,그녀는말하고있다.
오르빌뢰르는죽음을“정확히발화의끝에도장을찍는”것에비유한다.뭐라표현할수없는슬픔과상실로인해,말은그의미작용을멈추고,그것을묘사하려고하면늘오용될수밖에없는운명이기때문이다.그리하여이책에담긴이야기는모두발화의끝에서부터시작되고,따라서무력감을안고간다.그렇지만우리는확신의언어가아닌물음표를매달고있는그녀의이야기속에서그어떤강한믿음안에서도발견할수없는깊은안식과위로를발견한다.그것은우리의삶이‘미도르레도르(대대손손)’이어질것이며,그로인해우리의이야기역시우리의뒤에서도살아남을것이라는위안이다.필멸하는운명은어느순간우리삶에커다란구멍을뚫는다.오르빌뢰르는두렵더라도그구멍에서눈을돌리지말자고,서툴더라도그것을애써메워보자고,그렇게마침내죽음과함께삶을노래하자고,간곡하고다정한말을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