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와 나 (한없이 다정한 야생에 관하여)

여우와 나 (한없이 다정한 야생에 관하여)

$21.50
Description
거칠고 메마른 황무지에 홀로 사는 생물학자와 그녀에게 유일한 존재가 되어버린 여우
인간과 자연을 가르는 깊은 협곡을 뛰어넘어 잃어버린 연결고리를 회복해나가는 황홀한 여정!
『파이 이야기』의 얀 마텔로부터 “소로가 『어린 왕자』를 읽었다면 『여우와 나』를 썼을 것”이라는 극찬을 받은 책. 한 무명의 생물학자가 쓴 이 회고록은 PEN 에드워드 윌슨상과 노틸러스 북어워드 금메달 외 다수의 출판상을 휩쓸었고 유수 언론사로부터 ‘올해의 책’으로 꼽히며 과학적 성취와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황무지의 작은 생태 틈바구니 하나도 놓치지 않는 치밀한 관찰력과 문학적 비유의 절묘한 조화, 그리고 서로 다른 두 세계의 기적 같은 마주침에 대한 시적인 묘사는 자연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젖히며 강렬한 데뷔작이 되었다.

어린 시절 부모에게 학대를 받으며 자란 저자의 바람은 “실온에서는 증발하여 보이지 않고, 냄새도 나지 않고 존재감이 완전히 사라지는” 수은이 되는 것이었다. 그녀는 레인저(국립공원 관리인)가 되어 글레이셔, 레이니어산, 노스캐스케이즈, 보이어저스, 옐로스톤을 떠돌았다. 세상에서 사라지려고 할수록 자연은 더 강한 힘으로 그녀를 끌어당겼다. 황무지에 작은 오두막을 짓고 홀로 살아가기 시작했을 때, 저자가 마주한 것은 엄청난 생명력을 자랑하면서도 자신보다 훨씬 수월한 삶을 살아가는 존재들이었다. 그리고 어느 날, 매일 같은 시간 오두막을 방문하는 여우를 만나게 되고, 그에게 『어린 왕자』를 읽어주기 시작한다. 이들을 길들이려는 저자의 모든 시도는 그녀의 유머처럼 조금씩 엇나가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인간과 자연을 가르는 깊고 넓은 협곡의 틈새를 의식하면서 동시에 거침없고 다정한 야생 그 자체를 경이로운 마음으로 마주하게 된다.
선정 및 수상내역
- PEN 에드워드 윌슨 과학저술상 수상
- 노틸러스 북어워드 금메달
저자

캐서린레이븐

CatherineRaven
캐서린레이븐은1959년생으로미국의몬태나대학교에서동물학및식물학을공부했고,몬태나주립대학교에서생물학박사학위를받았다.글레이셔,레이니어산,노스캐스케이즈,보이어저스,옐로스톤국립공원에서레인저로활동했으며〈아메리칸사이언티스트〉,〈저널오브아메리칸멘사〉,〈몬태나매거진〉에자연사에세이를기고했다.레인저로일하며야생의세계에처음발을들여놓았을당시,그녀에겐후진도안되는낡은자동차한대,그리고기본적인캠핑장비가전부였다.이책은로키산맥자락의인적없는땅에작은오두막을짓고홀로살던그녀가야생여우의정기적인방문을받으며시작된다.오두막근처여우계곡에가면그녀가진창에서회전초를뽑는광경을볼수있다.

목차

생텍스의보아뱀
작은갈색박쥐
밭쥐숲
검은개두마리
비의여우
춤추는파리
춤추는여우
팬서크리크의새끼사슴
리버캐빈스에서의마지막날
파충류고장
프랑켄슈타인박사와프랑켄슈타인씨
끝없는재밋거리
초원종다리
점박이여우
말코손바닥사슴과오소리
코끼리
고래와북극곰
까치
점박이올빼미
연잎성게
회갈색과황갈색의들판

감사의말

출판사 서평

★PEN에드워드윌슨과학저술상수상
★노틸러스북어워드금메달
★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반스앤노블올해의책,영화화확정!

어린시절저자는“나는너를원한적이없다”라는말을아버지에게들으며자랐다.부모가자신을원하지않으면세상누구도자신을원하지않으리라고생각했다.열여섯살에대학에들어가집에서도망치듯나왔고,아버지가자신의이름으로학자금대출을받고돈을챙겨떠났을때는사라지는일에더능숙해져야겠다고생각했다.그녀는레인저(국립공원관리인)가되어글레이셔,레이니어산,노스캐스케이즈,보이어저스,옐로스톤을떠돌았다.동물에관한글이쓰고싶어생물학박사학위를받았지만배불뚝이교수와머리를쥐어뜯는대학원생들이득시글한곳을버티지못하고다시오지를찾아들어갔다.세상에서사라지려고할수록자연은더강한힘으로그녀를끌어당겼다.그러던어느날,몬태나의로키산맥자락에황폐한땅을발견한다.연간강수량이250밀리미터에불과하고고지대의세찬바람과가을부터봄까지거의매일내리는서리를견뎌야하는곳,가장가까운도시에가려면100킬로미터를달려야하는그황무지에저자는홀로작은오두막을짓고살기로한다.
『파이이야기』의얀마텔로부터“소로가『어린왕자』를읽었다면『여우와나』를썼을것”이라는극찬을받은책,한무명의생물학자가쓴이회고록은PEN에드워드윌슨상과노틸러스북어워드금메달외다수의출판상을휩쓸었고유수언론사로부터‘올해의책’으로꼽히며과학적성취와대중성을모두인정받았다.황무지의작은생태틈바구니하나도놓치지않는치밀한관찰력과문학적비유의절묘한조화,그리고서로다른두존재의기적같은마주침에대한시적인묘사는자연문학의새로운지평을열어젖히며강렬한데뷔작이되었다.세상에서사라지기위해황무지를찾은저자가마주한것은엄청난생명력을자랑하면서도자신보다훨씬수월한삶을살아가는존재들이었다.이들을길들이려는저자의모든시도는그녀의유머처럼조금씩엇나가지만,그과정에서우리는인간과자연을가르는깊고넓은협곡의틈새를의식하면서동시에거침없고다정한야생그자체를경이로운마음으로마주하게된다.

매일같은시간오두막을찾는여우에게
『어린왕자』를읽어주기시작했다
‘인간적인것’과‘자연적인것’의경계가
무의미해지는기적같은시간들

저자는어딘가에소속감을느낀다면오로지땅에매이고싶다는마음에황무지를매입했으나땅은그런저자의애정에보답하지않았다.자신을자연이라는영지를거느린봉건대지주라고생각했으나실제로맞닥뜨린것은“환영받고싶으면스스로노력하라며텃세를부리는짐승들”이었다.외래종잡초로뒤덮인들에서밭쥐에게배신당하고,먹이를주는까치에게는괴롭힘을당했으며,무리를지어다니는말코손바닥사슴과하늘의포식자매들은인간에게무관심했다.극악무도한돼지엉겅퀴새싹을뽑느라엄지손가락과집게손가락이남아나질않았고,작고귀엽고다감한참새류는봄날이면마치춘계침공처럼시차를두고오두막을찾아와저자의예민한청각신경을괴롭혔다.
그러던어느날,작고지저분한여우가물에흠뻑젖은채현관앞에서있었다.다음날도,그다음날도매일오후4시15분이면여우는어김없이완만한둔덕을넘어초지를가로질러파란지붕에도착했다.저자는침낭을말아서만든캠핑의자를밖으로가지고나가최대한여우가까이에앉아그에게『어린왕자』를읽어주기시작했다.그녀는여우에게생텍쥐페리에게양을그려달라고한어린왕자와코끼리를삼킨보아뱀그림에대해,어린왕자가키우는장미에대해,평생문명과거리를두고대신바오밥나무,장미,여우등과이야기하며살았던생텍쥐페리에대해이야기해준다.
‘처음’이언제였는지를기억하려면일부러되짚어봐야할만큼자연스럽게,여우는저자의유일한‘초대받지않은손님’이되었고,둘은황홀한밤산책을함께하는사이가된다.거센바람과극심한가뭄,극단적인일교차에시달리는거칠고메마른땅에서여우와저자는그렇게서로에게유일한존재가되어간다.동시에저자는‘여우와나’의관계를세상에숨겨야한다고생각한다.생물학자가되기위해폐건물에서자고대학교바닥을걸레질한대가로그녀는“과학적방법이야말로앎의토대이며야생여우에겐인격이없다”고배웠다.인간의특질을자연에투영하는것,‘인격화’는과학자로서그녀가건널수없는최후의협곡이었다.국립공원현장학습에서만난수강생들에게여우의존재를들켰을때,그들에게여우는‘애완동물’이거나‘과학적실험의대상’둘중하나가되어야했다.이곤혹스러움에서벗어나기위해,그리고어쩌면‘생물학박사학위’에걸맞은직업과건강보험을위해저자는여우를떠나야한다고생각한다.
“내가선택한것이아니라나를선택하지않은것에의해휘둘리는”삶은황무지에서도마찬가지였다.자연의모든것은그녀의의도를벗어나거나그녀의인위적개입에무관심했다.배신당하지않으면다행이었다.하지만이곳에서저자는더이상“실온에서는증발하여보이지않고,냄새도나지않고존재감이완전히사라지는”수은이되기를바라지않는다.그리고지금은조금만끈기있게노력하면“사회적수용이라는문이불쑥열릴지도모른다”는생각,“건강보험에가입할수있을만큼중요한사람”이될수도있겠다는생각을하게된다.하지만그러려면자신에게정서적안정감을선사하는“아는세계”를떠나“결코어우러지지못할지도모르는”,“모든생명체에게끈이나목줄을매는”세계로나아가야했다.황무지는단지다른곳으로옮기기위한중간기착지일뿐이라고생각하고있을때,여우가그녀를찾아온것이다.

말과객관의지배를받는세계와행동과직관으로살아남는세계
둘사이를오가는생물학자의치밀하고도시적인사유
그리고그가마침내찾은삶의정점에관하여

『여우와나』는‘여우’와‘나’사이에있는,“2미터와가냘픈물망초한포기”만큼의작은틈새안에두종류의서로다른세계의심연을담아낸다.말하자면,하나는말과객관의지배를받는세계,다른하나는행동과직관으로살아남는세계이다.성대없이태어난여우는‘꽈’하는소리밖에낼줄몰랐고,저자는입술과잇몸사이가조금만벌어져도피가나는주름띠를갖고있었다.둘은‘말’이아닌‘행동’으로서로를알아간다.그녀는그의예민함과경계심을살폈고,그는그녀의무의미한움직임과관심을알아챘다.둘은함께치킨게임을했고,달걀숨기기놀이를했다.저자는벨랴예프의여우실험을떠올리며자신이온순한여우를길들였다고생각하지만,여우를닮아가는건바로자신이라는사실을깨닫는다.여우가저자의무릎에코를들이밀고,그의호박색눈과그녀의눈이마주쳤을때,저자는과학의철칙을뛰어넘어그의눈안에깃든다정함을읽는다.그리고나무위에올라앉은파랑새,검은지빠귀,풍금조의숫자를헤아리는대신,그들의“짹짹거리는파란색불꽃이노간주나무에배어들어가스레인지불꽃처럼흔들리는모양을”본다.
세상에서사라지기를원했던소녀가우연히야생여우를만나다른세계와의연결고리를회복해나아가는이동화같은이야기를읽다보면어느덧황폐한땅에서도끊임없이꿈틀대는자연의존중할만한생명력,인간이직립보행을시작하고비행기를탈때까지,날음식을먹다가가공식품을먹을때까지,서식처를바꾸지않고천세대가넘는시간을살아가는그길고도반복되는속도와순환을이해하게된다.그리고“자연은잔인하다”따위의문명의격언에흔들리지않고모든생명이하나로얽혀있는자연의철학에,그압도적인장단에귀를기울이게된다.저자는자신의들을훼손하는밭쥐들을홧김에죽이지않았고,자연보전구역에서들개에게습격당한새끼사슴을(인간이만든)동물정책을어기면서까지돌본다.한세계를얻기위해서는다른세계를버려야한다는불안,무엇이‘자연적인것’이고,무엇이‘정상’인가라는질문이그늘을드리우는가운데,저자는점차스스로억누르고있던본능과직관을따르기로마음먹는다.
『어린왕자』와『모비딕』,그리고『프랑켄슈타인』에녹아있는정신의세례를받으며,‘여우사냥’과‘옴진드기감염’과같은인간의유구한학대의역사에침을뱉으며,그리고“동물에게자연적삶을강요하면서대리만족을느끼는”인간의기만을폭로하면서,우리는기착지나도피처가아닌자신의근거지를찾아나서는저자의여행에동참하게된다.그리고마침내,완만한언덕을가로지르며달빛아래서로를향해나아가는두짐승중하나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