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 : 숲과 평원과 사막을 걸으며 고통에서 치유로 향해 간 55년의 여정

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 : 숲과 평원과 사막을 걸으며 고통에서 치유로 향해 간 55년의 여정

$19.98
저자

배리로페즈

저자:배리로페즈
1945년미국뉴욕주포트체스터에서태어나캘리포니아주샌퍼낸도밸리와뉴욕시맨해튼에서성장했다.1966년노터데임대학교에서학사학위를,1968년석사학위를받았다.1960년대부터땅과인간의관계,인간의정체성등의문제를다룬픽션및논픽션작품들을발표하는한편,다른작가들이나사진작가,화가,음악가,극작가,환경운동가,과학자등과의공동작업을왕성하게모색했다.1970년매킨지강과숲의풍광에반해오리건주핀록지역에정착했다.
1978년현장조사를바탕으로한『늑대와인간에대하여』로미국도서상최종후보에올랐고,1986년에는역시오랜현장조사를거쳐쓴『북극을꿈꾸다』로미국도서상을수상했다.55년이넘는세월동안80여개나라를여행하면서스무권이넘는책을펴낸그는2020년75세의나이에암으로생을마감했다.배리로페즈의원고와메모,현장기록등은텍사스공과대학교에보관되어있다.저서로이책이외에『북극을꿈꾸다』『호라이즌』『늑대와인간에대하여』『황야건너기』『북아메리카의재발견』『강의기록』『사막의기록』『저항』『울버린의교훈』『현장기록』『까마귀와족제비』『변명』『이번생에대하여』등이있다.
『여기살아있는것들을위하여』는배리로페즈사후에출간된그의마지막에세이모음집으로,그가다녀왔던장소들과스스로실천해온사랑의정신을담담하고아름답게보여준다.더불어로페즈자신이‘공포시대’라고부르는우리시대에희망을잃지않을수있는명료한실천방법을제시한다.

역자:이승민
대학에서영문학을전공하고영화와문학학제간연구로석사학위를받았다.옮긴책으로줌파라히리의『나와타인을번역한다는것』,게일콜드웰의『먼길로돌아갈까』,로버트맥키의『시나리오어떻게쓸것인가』(전3권),샘밀스의『돌보는사람들』,거트루드지킬의『지킬의정원』,버지니아울프의『런던을걷는게좋아,버지니아울프는말했다』등이있다.

목차

서문
성배를찾는여정(리베카솔닛)

하늘
캘리포니아를그리며|거룩하신어머니|무섭도록풍부한물|하늘한조각

대화
육천가지가르침|지리적친밀감|위기의시대가닥친지금,우리는|월리스스테그너를추모하며|서부에서|진정한자연주의자|샤먼의정경|초대|후기

문턱
경계에서|힘의열네가지양상|공포시대의사랑|남반구항해|냉철하게바라본우리연약한행성|로케이션|두번다시는!|마음가짐:문턱


가까운숲|강의가르침|강|거주한다는것|퇴화에대하여

감사의말

출판사 서평

인간과대지를연결하는작가배리로페즈
고독을걷어내는다정한교감에대해쓰다

배리로페즈는수많은작가들과독자들에게영감을준,우리시대최고의자연작가로손꼽히는인물이다.이를테면자연작가로버트맥팔레인은배리로페즈의책을발견했던순간을이렇게회고한다.“눈이번쩍뜨이는,인생이바뀌는순간이었다.그때이후로지금까지배리로페즈는저멀리서타오르며나를인도하는북극성처럼내인생에중대한영향을주었다.”로페즈가남긴마지막책『여기살아있는것들을위하여』의출간소식이전해졌을때영어권독자들은보여준관심역시놀라울정도로뜨거웠다.
많은사람들이배리로페즈에게이토록큰사랑과존경을보이는것은인간과자연과장소를대하는그의특별한태도때문이다.로페즈는인간과대지가연결되어있다는의식을한번도저버린적이없고,‘산만한’현대사회에서는드물게도자연현상에온전히그리고느리게주의를기울였던,진정한의미에서의자연주의자였다.작가로서의책임감을끝없이고민했다는점도그를독보적인인물로끌어올린다.그는남극의빙하와북극의산기슭을오가고오스트레일리아의사막과중국의산봉우리를걸으면서,작가들이자연세계의무엇을묘사하고전해야하는지,지구에가해진파괴를돌이키기위해작가들이어떤실천을해야하는지진지하게고민했다.
리베카솔닛은자연과글을대하는로페즈의이런태도를다음과같이설명한다.“그는마치신에게다가가는사제처럼사라져가는진귀하고머나먼현상과접촉하고그것을나누고자노력했으며,이현상들과나눈교감을작가로서우리를위한교감이자우리와나누는교감으로옮기고자했다.그의글안에서고독은연결로바뀌고깨져나간조각은다시하나로붙는다.”솔닛의문장은로페즈가인간과자연이연결되어있음을부단히의식하며글을써나갔음을,독자들로하여금연결의의식을일깨워각자의고독을걷어낼수있도록이끌어주었음을환기한다.그의문장들이멋부리지않으면서도아름다운것은바로이런주의를기울이는태도와연대에대한신념에서배어나온것이다.

자신의가장내밀한상처를고백한회고록부터눈부시게아름다운자연산문까지
일평생배리로페즈를사로잡았던주제와특징이집약되어있는글들

자연세계의독보적인관찰자였던그가이책에서보여주는것들,즉자연을대하는행동과자연에대한묘사는한없이깊숙하다.가령「지리적친밀감」이나「서부에서」,「경계에서」,「남반구항해」,「냉철하게바라본우리연약한행성」등의글에서보여준바와같이그는매체에의존하지않고직접떠나서발로땅을딛고심해에몸을담그고눈구덩이를파며장소에머무른다.장소에쌓인자연의시간을탐구하고,그장소에생명을부여하는동물과식물의움직임에모든감각을곤두세우고,장소에뿌리내린사람들의경험을경청한다.머무른시간동안보고듣고느끼고질문하고배우고의심한것을글로적는다.그렇게나온글들은젠체하는거리감이나중립성과는거리가멀다.그는장소에온전히포개어져장소와대상의시선으로독자인우리를바라본다.
이책에서는이렇게자연작가로서의배리로페즈를충분히만날수있지만,한편으로는작가자신의내밀한상처를고백한회고록의성격을띠고있는글들도마주하게된다.배리로페즈는말년에이르러자신의어린시절에대해,더정확하게는어린시절에50대성인남성에게당했던성적학대에대해쓰기시작했다.“이글을쓰고싶었던이유는단하나였다.성적학대를겪은사람과그런사람을사랑하는누군가와연대하기위해서,마음을터놓기위해서였다.”이책에실린「하늘한조각」에서처럼그는고통스러웠던어린시절의상처를글로쓰면서개인적인경험을함께사유해야할문제로바꾸어내고,우리를타인의악몽을이해하는길로안내한다.하지만회고록성격의글에서도자연의역할은휘발되지않는다.「무섭도록풍부한물」에서보여준것처럼,그는안식처도없고기댈곳도없는절망적인처지였을때자연세계만이자신의안식처이자기댈곳이되어주었다고밝히며,빛과공간과물의세계를하나하나온몸가득히담는다.

“이것은사랑을길러나가는법에대한이야기다.”
자연,풍경,장소,사람에대한사랑의서사

이책에서로페즈는뉴욕과캘리포니아에서보낸감동적이고때때로고통스러웠던어린시절이야기,육지동물과해양생물을연구하기위해떠났던탐험의후기,남극을비롯해지구상의여러특별한장소를찾아갔던여행에대한추억,광활하고극적인풍경속에서자신을돌이켜보았던명상의시간등개인적이면서도정치적인기억들을눈부신문장들로풀어놓는한편,자연을바라보는눈과자연을대하는태도를몸소가르쳐준선주민원로들과과학자들,작가들에대해회고한다.나아가저자는불타는듯한솔직한문장들로살아있는모두가저마다얼마나큰상처를겪었는지,그런모두의삶이얼마나깊이연결되어있는지공감어린목소리로써내려간다.
80여개의나라를돌아다니며얻은깨달음을독자들과나누는것도잊지않는다.「위기의시대가닥친지금,우리는」이나「서부에서」등의글에서는“우리가무슨짓을저질렀는가?”라고분명하게질문하며,“진보의결실”이라고말해지는현재우리가직면한상황이얼마나위태로운지단호하게진단한다.그러나그는이우려스러운사태를비평가의어조로날카롭게고발하지도,가차없이비판하지도,섣부르게평가하지도않는다.그는주의깊고서정적인목소리로우리의고통은우리가사랑에실패했기때문이라고조곤조곤말한다.“권력을쥐는것보다사랑을하는것이중요하다.멸종과인종청소와해수면상승의시대에순응하기보다윌슨의생명사랑을일상의대화로가져오는것이더중요하다.잃어버린것에대한절망속에서죽기보다앞에놓인가능성을위해사는것이더중요하다.”그러므로그의글들은인간과지구가생존하기위해당장고민과행동에나서야한다는호소이기도하지만,무엇보다사랑을길러나가는법에대한이야기다.
*
회고록이자탐험에대한보고서이고사랑에대한이야기인『여기살아있는것들을위하여』는세계를조금은다른방식,사랑과연대의방식으로볼수있도록우리를이끌어준다.경쟁과파괴가승리하는것처럼보이는지금세계에서이책을읽는다는것은우리가숨쉬고있는자연과아직남아있는사랑을가슴깊이의식하는일이기도할것이다.그렇게우리는배리로페즈라는이름과그가남긴메시지를절감하며기억하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