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혼 (양장)

청혼 (양장)

$15.00
Description
“고마워. 그리고 안녕.
우주 저편에서 너의 별이 되어줄게.”

11년 만에 돌아온 배명훈의 스페이스 오페라 『청혼』
독자들이 먼저 알아보고 재출간을 요청해왔던 소설
배명훈 작가의 『청혼』이 출간 11년 만에 전면적인 개정 작업을 거쳐 복간되었다. 지구에서 180시간 떨어진 우주 공간에서 군 복무 중인 ‘나’가 지구에 사는 연인에게 보내는 열두 통의 편지로 이루어진 『청혼』은 아득한 우주 공간에서 벌어지는 소리 없는 전쟁과 로맨스를 교차시킨 아름답고 애틋한 소설이다. 이 작품은 첫 발표 당시 짜임새 있는 전술과 생생한 전투 묘사가 자아내는 박진감, 서사를 탄탄하게 뒷받침하는 천체물리학과 군사학 등의 전문 지식, 서정성이 돋보이는 사랑 감정의 서술 등으로 주목을 받았다.

작가는 이번 개정 작업을 통해 거의 모든 문장을 다시 쓰는 정도로 조탁하고 묘사와 표현을 시대감각에 발맞추어 수정했다. 이렇게 한층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재탄생한 『청혼』은 거대한 우주 공간과 우주의 다양한 존재들에 대한 독자들의 상상력을 한껏 자극하면서 읽는 재미를 선사하고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 소설은 배명훈 작가가 그동안 검토하고 변주하고 발전시켜온 ‘공간의 거대함과 극복하기 어려운 시차의 문제’를 처음 다룬 기념비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지금 다시 『청혼』을 읽는 일은 배명훈 작가가 오래 천착해온 질문과 주제의식의 출발점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저자

배명훈

저자:배명훈
2005년과학기술창작문예단편부문에「스마트D」가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타워』『안녕,인공존재!』『총통각하』『예술과중력가속도』『미래과거시제』『화성과나』,장편소설『신의궤도1,2』『은닉』『청혼』『맛집폭격』『첫숨』『고고심령학자』『빙글빙글우주군』『우주섬사비의기묘한탄도학』,에세이『SF작가입니다』등을썼다.2010년제1회문학동네젊은작가상을수상했다

목차


청혼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지구에서180시간을날아가야하는아득한우주공간
그곳에서정체불명의외계함대와치르는소리없는전쟁
그리고멀리지구에있는‘너’를사랑하는일

우주전쟁과로맨스를교차시키는기발한상상력을보여주는『청혼』은목성근처소행성대에서궤도연합군작전장교로복무중인우주출신‘나’가지구에서태어나살고있는‘너’에게보내는편지로이루어져있다.‘나’와‘너’는빛의속도로17분44초떨어진거리에서‘장거리연애’중이다.‘나’는‘너’를만나기위해지구까지170시간이걸리는긴여행도마다하지않고,‘너’도‘나’를만나기위해180시간을기쁜마음으로날아온다.‘나’는지구의중력을감당하기힘들지만‘너’와함께할수있다면지구에서살아도괜찮다고생각하며언젠가지구로가게될날을막연히그려본다.그러나그러기위해서는먼저이곳우주한복판에서벌어지는전쟁이끝나야한다.

‘나’가복무중인우주함대에는사연이있다.오래전지구에서는옛예언서에적힌대로외계함대가공격해올것이라고확신하며함대를건설해목성근처에파견했는데,의심했던목소리들도잠시,건설30년뒤에적들이모습을드러내면서예언서내용대로현실이흘러가기시작한다.궤도연합군을공격해온적의정체는아직뚜렷이밝혀지지않았다.그와중에지구에서는세력이점점커지고있는궤도연합군사령관데나다장군이반란을일으킬것이라고의심해감찰군을파견하고,사사건건감시하고통제하는감찰군으로인해누가진짜적인지알수없는미묘한상황이벌어진다.

그사이적의공격에대비할수있도록함대를정비하는동안휴가를받은‘나’는‘너’를만나기위해170시간을날아지구로가지만떨어져있던거리만큼뭔가서먹해진관계속에서‘너’에게마음을제대로전하지못한채아쉬움을느끼며다시180시간을날아귀환한다.귀환한뒤우주에서는몇차례전투가벌어지는데적은마치시간을건너오는것처럼알수없는곳에서느닷없이나타나공격하고사라지곤한다.‘나’는정정당당하지못한적의존재,그리고누구와싸우고있는지알수없는전쟁에대해회의를품게된다.전쟁의형세는점점복잡해지는데……전쟁이끝나는때는언제일까.궤도연합군사령관데나다장군은진짜반란군일까.‘나’는데나다장군이이끄는궤도연합군에남을것인가,감찰군편에설것인가.그리고무엇보다‘너’를만나러다시지구로갈수있을까.

우리는서로를이해할수있을까?
우주라는거대한공간속에서존재와존재가만나는일

이소설에는보통사람들의경험을초월하는방식으로우주를감각하는사람들이주요인물로등장해,존재와존재가만나갈등하고이해하는감정의역동을보여준다.특히정체불명의적들로부터지구를지키기위해우주한복판에서임무를다하고있지만머지않아반란을일으킬것이라고지구측으로부터의심을받는궤도연합군사령관데나다장군의고뇌와갈등은시공간의제약속에서서로멀리떨어져있는이들이서로를이해하고관계를맺는다는것이얼마나비범한노력이필요한어려운일인지보여준다.무중력상태에서태어나고살아온우주출신‘나’가지구의중력을당연하게느끼며살아온‘너’와대화하며어긋나는장면에서도차이와오해의장벽은생각보다견고하다는것이드러난다.이해받지못한말은외로움으로돌아오고,거대한우주한가운데에서는그마음이더욱쓸쓸하다.시간과공간이무한히팽창된우주속에서‘나’와‘너’의존재뿐만아니라‘우리’의외로움과사랑,‘응답의문제’는더욱또렷하게드러난다.그래서더아프고절실해진다.작가가저먼우주를배경으로이야기를펼쳐놓은이유일것이다.

인물들의관계에대한깊숙한시선만큼눈길을끄는것은우주공간의거대함을상상할수있도록이끄는생생한묘사다.‘나’는‘너’에게우주라는공간이얼마나넓고아득한지,그아무것도없는공간속에조난당해있는듯한기분이어떤지이야기하고,대기가없기때문에소리하나없이생과사가갈리는우주공간에서의전투가어떤모습인지에대해,아름답지만차마아름답다고는말할수없는광경을눈앞에그리듯묘사한다.천체물리학,군사학등배명훈작가가꾸준히탐독해온지식들이이야기를탄탄하게받쳐주어우주라는공간과그곳에서벌어지는사건들이더욱구체적이고현실감있게살아난다.

‘청혼’이라는제목에서부터불러일으켜지는사랑과낭만에대한기대감은우주공간을경험하는방식,그공간을활용하는전략등우주공간에대한상상력과맞물리며더욱증폭된다.이런배경과사건의독특한맞물림이이작품을더욱흥미롭게만드는요소중하나다.다른한편으로이작품은사랑의관계를사람과사람으로부터집단과집단으로확장시키는대범하고깊이있는스케일을보여준다.그렇게시간과공간,세계와존재,사랑과오해등에대해본질적인물음을던지는이작품은독자들로하여금우주와인간,사랑과외로움에대해다시생각하게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