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젊음에바치는영원한고전,
전혜린의번역으로만나는유일한『데미안』
전혜린타계60주기기념,
전혜린이옮긴『데미안』복원본출간!
한국에‘헤세붐’을일으킨,전혜린의작품해설수록
불안한젊음에바치는영원한고전『데미안』.이책은때이른죽음과함께‘우리시대의신화’가되어버린전혜린의번역으로만나는유일한『데미안』이다.이번개정판은전혜린타계60주기를기념해전혜린이번역한『데미안』을되살린복원본으로,외래어표기와맞춤법,오기(誤記),띄어쓰기를제외하고,전혜린이생전에출간했던판본『노오벨賞文學全集5:데미안(小說)』(新丘文化社,1964)을되살렸다.이판본은전혜린특유의깊이와문학적감성이녹아있는번역본이자,최초의유학파한국여성독문학자가독일어원문을한국어로번역한최초의번역본이라는점에서문화사적으로의미있는판본이다.이번개정판에는『데미안』에대한전혜린의작품해설뿐아니라,헤세작가론「전통주의적작가헤세」을추가해서수록했다.두편의해설모두헤세의작품에대한전혜린의날카로운통찰을엿볼수있는글들이다.
한국문화사에서『데미안』을언급할때면,전혜린은반드시언급될수밖에없다.1965년1월전혜린이31세의나이로세상을떠난이후,그이듬해에유고집『그리고아무말도하지않았다』가출간되었는데,그책에수록된『데미안』해설글이독자들에게강렬한호기심을불러일으켰던것이다.전혜린은친구의죽음을얘기하며데미안에대해이렇게적어놓았다.“누구나한번은미치게만드는책.도대체그마력의근원은어디에있고왜우리는데미안을읽고또읽고,때로는죽음에이르기까지읽어야만했는가?”때이른죽음,자유의향기에도취된청춘,실존적고뇌,순수예술을향한지적추구등으로대중사이에‘전혜린신드롬’이일던그때에,전혜린의언급은『데미안』열풍을촉발시키는도화선이되기에충분했다.특히전혜린의글중에서“데미안은확실히우리자신의분신이다”라는언급은독자와인물간의‘동일시’를극대화시켰다는해석도있다.1960년대후반한국의출판계는『데미안』으로들썩였다.그렇게허무주의와실존적고뇌를부추기는시대적불안과맞물려『데미안』은그시대를풍미하는대표작품이되었던것이다.
그당시가장많이팔린번역본은김요섭이번역한『데미안』이었다.안타깝게도전혜린이번역한『데미안』(1964)은‘노오벨賞文學全集’(신구문화사)에속해있어서독자의주목을받지못했다.단행본으로서독자들의손에많이가닿지는못했지만,한국의독일문학번역사적으로전혜린의『데미안』번역본은‘독일유학파의최초원문번역에속하는번역본’으로서의의미를지닌다.‘한독문학번역연구소UEDEKO’에서는전혜린의번역본을“문법,문장론,어법등에있어독일어원문에충실한번역”이라고총평하고있다.‘한독문학번역연구소UEDEKO’는“이런번역문장들은독일어원문의어순을그대로지켜한국어로옮겨져있다.이렇게보자면전혜린의번역에는최초의독일어원본번역이라는위상이주어질수있다”라고평했다.또한UEDEKO는“전혜린의번역은출발어인독일어원문의문법과화법을거의그대로옮긴다는의미에서가장직역에충실한번역”이라고소개하고있다.
『데미안』,누구나한번은미치게만드는책
모든세대를위한작품…“시대의신경을건드린소설”
헤세의책과삶은수많은청년세대의마음을흔들었다.지난세기에,과연『데미안』을거치지않고청춘의시기를보낸이는몇이나될까?전세계청년들이한번쯤은‘데미안열병’을앓는다는말이있었다.
‘성장에대한가장대담한소설’이랄수있는『데미안』에서독자는헤세의격렬하게자기존재의의미를모색하는소년과청년을만날수있다.작가의필명이기도했던‘에밀싱클레어’는밝고아름답고아름다운낮/양친/집/학교의기존세계와무섭고몽롱하고마력적인밤/타인/외부/어둠의세계사이에서방황한다.낮과밤,의식과무의식,아폴로와디오니소스,지성과관능,각성과도취,이런두가지의대립적세계속에서싱클레어는‘밝음’의세계속에있으면서도혼돈과악,가슴설렘이있는‘어둠’의세계로도이끌린다.그러나완전히‘어둠’의세계로갈수도없다.그때그에게숙명적인‘만남’이일어난다.바로데미안이다.두세계중어디에도속해있지않고다만자기자신에게속해있는데미안.스승이면서도벗,모든것을알고있는선구자.두소년은모두이마에‘표식’을갖고있으며,다른삶과다른인식이있다는것을본능적으로깨닫고있는‘카인’이었다.그렇게데미안은그간당연하다고여기는것에의문을던지며,비판적사고함께다른눈으로세상을바라보는법을싱클레어에게알려준다.
청년기의내적고뇌와1차세계대전이라는암울하고폭력적인유럽의현실에서고통받던헤르만헤세는훗날정신분석의와의상담을통해‘자아의분석’이라는세계로떠나게된다.『데미안』은이런헤세의모습,잃어버린자신의세계를찾고자하는인간의고뇌와내적분투가담겨있는작품이다.헤세는이작품에서방황하고흔들리는젊은이의내면을생생하게묘사하는한편으로자아탐구와사색,성찰의과정을투명하면서도도발적인문체로담아놓는다.저깊은내면에서울려퍼지는목소리를듣고자기성찰과함께성장해나가는과정을그린작품.헤세는다양한작품속에서기계적이고인습적인현실에서벗어나보다근원적이고인간적인상태로자아를해방시키는것에몰두했는데,『데미안』도이맥락에서살펴볼수있는작품중하나다.
헤세는쓰고있다.“나는보다큰문학속에서오늘날의인간에게자연의말없는관대한생을보여주고사랑하도록만들고싶었다.나는인간에게땅의심장소리를듣는것을,그리고전체로서의생에참가하는것을가르쳐주고싶었다.나는인간에게우리가신이아니며,지구와우주전체의어린아이이며부분이라는것을잊지않도록가르치고싶었다.”
『데미안』은싱클레어가데미안과의강렬한만남속에서,성장통을겪으며자신의내면을발견하고완전한자아에도달하는과정을보여주는소설이다.독보적인감성,남다른천재성,관념과지식에대한숭배와치열한열정으로독일문학을소개해왔던전혜린이었기에,독자들은전혜린이옮긴『데미안』을통해‘전혜린자신의분신으로서의데미안’을발견하는즐거움을누릴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