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사람을 위한 미술관 : 명화가 건네는 위로의 말들

상처받은 사람을 위한 미술관 : 명화가 건네는 위로의 말들

$19.00
Description
아픔이 녹아든 그림이 명작이 되듯,
상처를 견뎌낸 삶은 작품이 된다
마음이 지치고 힘든 날, 우연히 들른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김광석의 노래에 위로받아본 적 있는가? 쉽지 않은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스크린도어에 적힌 짧은 시 한 편에 절절히 공감하는 날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지치고 힘들 때 내 마음을 달래고 대변해 주는 메시지 하나에도 깊은 위안을 받는다. 힘들수록 마음을 달래줄 밝고 행복한 작품을 보는 게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지만, 사실 고통과 아픔의 시간 속에서는 나와 닮은 작품을 마주했을 때 느끼는 공감이 훨씬 더 큰 법이다.

미술관에 걸린 완벽하고 화려하기만 한 것 같은 그림들도 마찬가지다. 프리다 칼로, 에드바르 뭉크, 클로드 모네 등 수 세기가 지나도 빛을 잃지 않는 명화를 탄생시키며 우리에게 위안을 건넨 예술가들의 삶은 그들의 작품과 달리 그리 빛나지도, 화려하지도 않았다. 힘든 마음을 달래기 위해 예술을 찾는 지금의 우리처럼, 깊은 어둠 속에서 홀로 화폭에 자신의 모든 고통과 고뇌, 혼란을 녹여내며 상처의 시간을 견뎌내곤 했다. 자신의 삶 속으로 기꺼이 고통을 끌어안은 17인의 예술가. 그들은 빛나는 명화를 통해 위로의 말을 건넨다.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상처의 순간을 버티고 견뎌내다 보면 언젠가 당신의 삶도 작품이 될 거라고. 당신이 가진 모든 상처가 빛나는 색채로 밝아질 날이 올 거라고 말이다.

저자

추명희

저자:추명희
서강대학교에서문학사와정치학사,서강대학교언론대학원에서언론학석사를마쳤다.〈월간조선〉,〈톱클래스〉,〈더트래블러〉등언론사에서10여년간기자로일했으며예술가들의삶과그들의작품을소개하는미술칼럼을정기연재하기도했다.평생을외로움과고독,공포와억압속에살다가결국그림을통해상처에서아름다움을피워낸예술가들처럼,우리의삶도아픔의흔적을통해더빛나는작품으로태어나리라믿는다.

목차


서문|상처를받아들일때삶은더욱숭고해진다

1장당신의손을잡을때세상은색채로물들고
프리다칼로|“인생이여만세,사랑이여만만세!”
살바도르달리|“나의예술은나의뮤즈,갈라를통해완성되었다”
구스타프클림트|“오직사랑만이예술을구원하리라”
파블로피카소|“예술과인생과사랑은모두하나의세계”
카미유클로델|“더많이사랑할수록더많이고통받는다”

2장때때로인생은황량한벌판같지만
빈센트반고흐|“나의그림은외로움,그처절한고통의선물이었음을”
클로드모네|“빛이색채로드러나듯인생은고독으로드러난다”
에드바르뭉크|“죽음은공포가아니라축복이었다”
프란시스코고야|“고독은그저삶을집어삼키는괴물일뿐”

3장누구도가지않은길에나홀로서서
단테이게이브리얼로세티|“거장의뒤만쫓는것은예술을역행하는바보짓”
폴세잔|“납같은무기력으로가라앉느니차라리그림을그리다죽고말겠다”
에곤실레|“예술이냐외설이냐는오직보는사람들의시선에달렸다”
앤디워홀|“나는깊숙하게얄팍한사람”

4장우리는먼지한톨에서도아름다움을발견하지
요하네스베르메르|“아름다움이란우리가날마다마주하는일상에있다”
앙리드툴루즈로트렉|“나는단한번도스스로를사랑하지않았다”
로렌스스티븐라우리|“삭막한풍경에숨은지극히사적이고은밀한아름다움”
렘브란트판레인|“나의주제는바로나자신이었다”

사진출처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열여덟살의그녀는통증보다더고통스러운지루함과싸우며깨달았다.지루함을이겨낼무언가를찾아내지않으면그냥빨리죽는것이더낫다는것을.사진관을운영하며손기술이좋았던기예르모는프리다가금속코르셋을끼고누운자세로그림을그릴수있도록특수이젤을제작해주었다.……병실벽에자신의그림들이하나둘채워질수록우울한분위기는물론그녀마음속먹구름도걷히는듯했다.문득그녀는어쩌면그림이자신을구원해줄지도모른다는기대감에들떴다.폐허가된그녀의삶에한줄기희망의빛이내리쬐고있었다.
_14~15쪽,〈프리다칼로|“인생이여만세,사랑이여만만세!”〉중에서

‘아,저사람들이〈지옥의문〉을조각하고있는나의존재를알까?’아버지의말이옳았다.카미유는로댕의동반자이자뮤즈이면서동시에그의일을해주는일꾼으로전락했다.때때로저녁이되면그녀
는다리가아파서제대로서있을수도없었고머리는먼지투성이에다신발속에는돌가루와진흙덩이가가득했다.그녀는세곳의아틀리에를바쁘게뛰어다녔고이따금로댕을위해몇시간동안모델을
서기도했다.아버지가가끔“지금무슨작품을작업하고있느냐”고물을때면잊고있던회의감이한꺼번에몰려들었다.
_105쪽,〈카미유클로델|“더많이사랑할수록더많이고통받는다”〉중에서

“혼자산책을했어.거센비바람을맞고서있는나무를보았지.비할데없이씩씩해보이더구나.주변오두막과모든것이다비바람에쓰러졌는데그나무는씩씩하게버텨내더라.그걸보고느꼈지.아무리평범한인간이라도말할수없는고통을겪어낸다면그내면에비범함이있다는걸.”
그는시엔을잃은상실의고통을오로지자연의말없는위로속에서혼자견뎌냈다.그리고그고통을통해정말로비범해져갔다.그는더욱더대상을보이는대로가아니라느끼는대로그려나가기시작했다.
_130쪽,〈빈센트반고흐|“나의그림은외로움,그처절한고통의선물이었음을”〉중에서

모네는가난때문에그녀가죽었다는죄책감에서평생벗어나지못했다.카미유가죽고7년이흐른1886년,그는다시들판위언덕에서〈양산을든여인〉을그렸다.주인공은알리스의딸쉬잔이었다.쉬잔을보다보면능숙하게자세를잡고,인내심있게작업을기다리던카미유가거듭떠올랐다.붓질을하면할수록가슴이먹먹해졌다.그는끝내화폭속얼굴을채우지못했다.표정을칠하지못했다.그리움이사무쳐화사한색채속에이글이글타올랐다.그누구도카미유를대신할수없다는생각만이뚜렷해졌다.사랑하는사람의상실로인한고독은절대다른누군가로인해떨칠수없음을.
_157쪽,〈클로드모네|“빛이색채로들어나듯인생은고독으로드러난다”〉중에서

그는죽음을응시하고있다.그런데이상하게도그의그림에늘도사리고있던두려움이나공포가보이지않는다.대신죽음과의긴전투에서승리한노장이그저조용히세상을응시하고있는듯하다.맥아더장군이“노병은죽지않는다,다만사라질뿐이다”라고했던가.〈절규〉에서와같은공포의비명은온데간데없고마치“됐어,이젠사라져도좋아”라고말하는것같다.죽음을이보다더겸허히받아들일수있을까싶을정도의담대함이넘친다.평생을죽음으로부터도망치듯살아온그가고독의담금질속에서결국깨달아버린모양이다.탄생이곧죽음이고죽음이곧탄생이라는우주의대순환을.
_181~182쪽,〈에드바르뭉크|“죽음은공포가아니라축복이었다”〉중에서

1960년대미국인들은TV에서광고하는식품을먹고TV드라마를봤다.대중매체는사람들의생활을획일화시키고있었다.젊은세대는자신들의부모가물질적풍요를추구하는과정에서발생한빈부의차나정신적인소외등기존의제도와권위,표현방법,생활방식에반발하기시작했다.반항아이미지의제임스딘과가죽점퍼를입고오토바이를탄말론브란도를숭배하고엘비스프레슬리에열광했다.워홀역시변화하는미국사회에서살아가던젊은청년중하나였다.더욱이그는TV나영화에나와사람들의관심을받는화려한스타를동경하며자신의초라하고평범한배경에서벗어나고자발버둥쳤다.
_270쪽,〈앤디워홀|“나는깊숙하게얄팍한사람”〉중에서

베르메르는1900년대초에이르러드디어대가로서널리인정받았다.300여년이흐른후오랜시간고요속에잠들어있던내밀한아름다움이다시빛을발하기시작한것이다.그는자신의조용한생애
에서비롯된듯한고요하고단순한세계를묘사했다.그의그림은조용히다가와“아름다움이란우리가날마다마주하는일상에있다”고나지막이속삭인다.“우리의소박하고평범한일상은우주의수레바퀴에맞물려있다.각자에게주어진일을열심히하며보내는하루하루가합쳐져서단단한삶을이룬다.그런일상이아름답지않다면대체어떤장면이아름다울수있겠는가.”
_306쪽,〈요하네스베르메르|“아름다움이란우리가날마다마주하는일상에있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