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가와 란포 기담집

에도가와 란포 기담집

$18.00
Description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 미나토 가나에…
일본의 모든 호러 미스터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에도가와 란포가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 미나토 가나에를 탄생시킨 인물이자, 모든 일본 미스터리 문학의 원류. 일본 현대 괴기 문학의 출발점이라 불리는 에도가와 란포의 대표작을 한 권에 담았다. 《에도가와 란포 기담집》은 단순한 고전 선집이 아니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독자를 인간 심연의 가장 어두운 곳으로 끌고 내려가는 위험한 금서다.

호러와 스릴러를 넘어 추리물까지, 일본의 장르 콘텐츠와 서브컬처를 즐겨보는 독자라면 이미 에도가와 란포의 그림자 안에 들어와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일본 대중문화에서 발견되는 특유의 기괴하고 불안한 정서, 에로틱하지만 동시에 그로테스크한 변태성의 문법을 만든 인물이기 때문이다.

사형수가 자신의 또 다른 범죄를 고백하는 〈쌍생아〉, 살인을 하나의 유희처럼 이야기하는 〈붉은 방〉, 인간의 욕망을 기괴한 방식으로 비틀어 보여주는 〈인간 의자〉와 〈거울 지옥〉, 전쟁 이후 망가진 육체와 뒤틀린 본능을 섬뜩하게 그려낸 문제작 〈애벌레〉까지. 각각의 작품은 인간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숨기고 싶어 하는 충동과 집착, 광기를 집요하게 응시한다.
저자

에도가와란포

(江戸川乱歩)

아서코난도일,에드거앨런포와함께세계3대추리소설작가로손꼽히며,일본미스터리문학의역사를100년앞당긴일본미스터리·추리소설계의거장이라평가된다.본명은히라이다로(平井太郞)지만미국의대문호에드거앨런포의이름에서따온에도가와란포라는필명을평생사용했다.

1894년미에현에서태어나와세다대학에서정치경제학부를졸업했으며그후무역회사,조선소,헌책방등다양한곳에서근무하기도했다.1923년문예지《신청년(新青年)》을통해단편추리소설〈2전짜리동전〉을발표하며작가로데뷔했다.1925년그의첫탐정소설《D언덕의살인사건》에서명탐정주인공아케치고고로를탄생시키며일본문학계최초로사립탐정캐릭터를창조했다.본격추리소설외에도괴기소설이나에로틱·그로테스크·잔학성이강조된작품들도연이어발표하며수많은히트작을만들었지만,1929년발표한단편〈애벌레〉는반전소설로낙인찍히며검열당하고전면판매금지처분을받는등의수모를겪기도했다.

작가로서의활동외에도1947년‘일본탐정작가클럽’을창설(1963년‘일본추리작가협회’로명칭변경)하고잡지를발간했으며신인작가발굴에도주력하는등일본추리·탐정소설의대중화에큰공헌을했다.1955년일본탐정작가클럽에서는‘에도가와란포상’을제정했으며,추리작가의등용문이된에도가와란포상은현재까지도일본추리소설계의가장권위있는상으로자리매김하고있다.

목차

쌍생아
붉은방
백일몽
1인2역
인간의자
가면무도회
춤추는난쟁이
독풀
화성의운하
오세이의등장
사람이아닌슬픔
거울지옥
목마는돌아간다
애벌레
누름꽃과여행하는남자
메라박사의이상한범죄

출판사 서평

그로테스크하지만에로틱한,잔혹하지만황홀한
일본문화특유의문법

최근한국에서는호러가다시유행하고있다.유튜브에는실화괴담채널이넘쳐나고,숏폼플랫폼에는도시전설이끊임없이올라온다.우리는공포를소비하면서동시에이상한안도감을느낀다.현실이불안할수록인간은설명할수없는이야기로향한다.하지만대부분의콘텐츠는빠르게소비되고빠르게잊힌다.진짜오래살아남는공포는단순히귀신이튀어나오는데서끝나지않는다.누구나숨기고있는내면의진실을건드린다.

에도가와란포는바로그지점을파고든작가였다.그의작품속에는괴물이거의등장하지않는대신인간이나온다.평범해보이는사람이아주작은욕망하나때문에어디까지무너질수있는지,호기심과집착이얼마나기괴한형태로변할수있는지보여준다.그래서란포의작품은읽는동안보다읽고난뒤가더무섭다.독자는문득깨닫게된다.가장위험한존재는보이지않는존재가아니라나자신이라는사실을.

대표작〈쌍생아〉는특히강렬하다.자신과완전히똑같이생긴쌍둥이형을죽이고그의삶을빼앗아살아가는남자의고백은단순한범죄스릴러가아니다.“나는왜저인간처럼살수없는가”라는질투와짙은자기혐오가뒤엉킨심리극에가깝다.인간의악의는단순한선악구조로설명되지않는다.설령살인범이라고할지라도.타인의일상을부러워하고,타인의행복앞에서이유없는초조감을느껴봤다면내안에도같은악의가자라고있을지모른다.

〈애벌레〉역시마찬가지다.전쟁으로사지가절단된채돌아온군인과그의아내를중심으로펼쳐지는이작품은언제읽어도충격적이다.작가는망가진육체와억눌린본능,그리고인간내면에숨어있는가학성을집요하게응시한다.이작품은단순한잔혹소설이나에로소설이아니다.인간이타인의고통에어떻게익숙해지고,권력중독이얼마나끔찍한방식으로변질될수있는지를보여주는불편한심리해부서에가깝다.

에도가와란포는일본특유의불안,퇴폐,도시적공포를누구보다먼저문학으로끌어올렸다.이후일본미스터리와호러,서브컬처전반은물론이고현대스릴러와공포장르전체에그의흔적이강하게남게되었다.일본에는지금도그의이름을딴문학상이존재하며,이상은히가시노게이고와같은신인을배출해냈다.또한미야베미유키등수많은후대작가가그를자신의출발점으로말한다.에도가와란포는이제한명의작가를넘어서하나의장르가되었다는표현이어울리는거장이된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