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을 용기 (우치다 타츠루의 교육론)

완벽하지 않을 용기 (우치다 타츠루의 교육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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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일본의 교육자이자 사상가 우치다 타츠루가 매년 한국의 교사들을 만나 나눈 이야기가 ㈜에듀니티에서 출간되었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간의 강의와 대화를 기록한 이 책에서는 QR코드를 통해 에듀니티TV에 탑재된 강의 동영상도 확인할 수 있다. 우치다 타츠루의 내한 강연은 매년 시·도 교육청을 비롯한 여러 교육단체의 협력으로 한일 교육부문에서 교류의 장을 형성해왔다. 이 책은 2019년, 한일관계 경색 국면으로 매년 이어오던 초청 강연의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기획되어 2020년 봄,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학교가 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교육 위기의 시기에 출간되었다. 새 학기가 시작됐음에도 교실 문을 열지 못한 채 온라인으로 학생들을 만나고 있는 교사들이 이 책을 통해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얻기를 바란다. 이 책을 읽는 어른들이 할 일은 어떤 상황에서도 아이들은 배우고 성장한다는 것을 믿으며 이웃과 함께 공생의 미덕을 펼쳐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일일 것이다.
저자

우치다타츠루

고베여학원대학명예교수.무도와철학을위한배움의공간인개풍관凱風館주재主宰무도가이자사상가.고베스미요시住吉에서삼라만상에대해끊임없이탐구하고고찰하며거기서얻은삶의지혜를전파하기위해각지를돌아다니는지知의전도사.2013년부터매년한국을방문하여교사들과대화를비롯한교육및양육관계자들을만나대화하고있다.저서로《어떤글이살아남는가》《곤란한성숙》《곤란한결혼》《어른없는사회》《하루키씨를조심하세요》《스승은있다》《교사를춤추게하라》《하류지향》《사가판유대문화론》등이있다.

목차

한국의독자께_아이들의성숙을어떻게도울것인가우치다타츠루

2014첫번째이야기
어른이없는사회에서어른이된다는것
교육은실패라는말을허용하지않는다

2015두번째이야기
동아시아의평화와교육
우치다식공생의필살기

2016/2017세번째이야기
교사단의관점에서교육낯설게보기

2018네번째이야기
미래교육어떻게디자인할것인가

2019다섯번째이야기
교육과계급;이ㆍ생ㆍ망동지들에게
어른을찾습니다

옮긴이의글_당신을오랫동안기다려왔습니다박동섭
감사의글_7년의우정,고맙습니다김병주

출판사 서평

일본의교육에서한국이배울것은“없다”
교육은사회의흐름을반영한다.농경에서정보와산업중심의사회로,가부장제에서성별간의불평등이차츰개선되는사회로변화하면서교육의형식과내용도달라져왔다.그런데예측할수없는미래를대비하기위한교육은어떻게해야할까?이에대한답을얻고자많은이론가와혁신론자들이해외로눈을돌리고모범사례를찾아헤매었다.하지만미래에무슨일이일어날지모르는것은교육선진국이라불리는나라들이라고다르지않았다.2012년부터해마다한국을찾아교사를비롯한교육관계자들을만나꾸준히대화해온일본의교육자이자사상가우치다타츠루에게도매년비슷한질문이던져졌다.그의답은미래를위한교육커리큘럼은“없다”이고,미래를위해교사가준비해야할역량같은것도역시“없다”이다.사회변화를한국보다일이십년앞서겪어온일본의교육현장에서배울것역시“없다”고말한다.거시적인국제정세분석에서시작하여한일관계에대한논평이한참이어지고끝날시각을재촉하는신호를받은다음에야마침내오늘날교육의문제와교사의역할이라는주제로돌아온그는“교육에는정답이없으며,교사가존재하는것만으로도교육은이루어진다”라는말로청중을어리둥절하게만든채강연을끝내곤한다.어떤이는혀를차며도중에자리를떠나기도했다.그렇다.교육에는정답이없는것이사실이다.그의말처럼교육의문제는“달리는자동차의운전석에서고장난데를그때그때수리해가며나아가는수밖에는없는”문제인것이다.교육은멈출수가없고,실패할수는더욱없는일이기때문이다.어느시기의교육정책이잘못되었다고그교육을받은학생들을실패작이라고말할수는없는것이다.정답이없다고는해도이정답없는사태를공유하고함께머리를맞대는길을멈출수는없다.어쩌면답은그과정속에있는것인지도모른다.그래서일까.그와의만남은한일관계가최악의상황으로치달은2019년가을에도변함없이이어졌다.

아이들은완벽하지않은어른들속에서성숙한다
오늘날의교사는모든걸잘해내야한다.수업부터학급운영,학부모상담,동료나관리자와의관계까지교사에게주어진수많은업무와역할을모두완벽하게해내는것은과연가능한가.우치다타츠루는“너무열내지마세요”라고말한다.트랜드에맞게완벽하게꾸며놓은집에낯선손님을들이기쉽지않듯이교사역시마찬가지다.교사가완벽을추구해서는아이들이그의품에깃들수없다.이시대의어른이필수적으로갖춰야할덕목은‘공생’의마인드로,교사는다양한범주의학생을포용하는것이그의소명이다.이는학생과의관계에만한정된것은아니다.교사개인의내면에도여러자아가존재한다.선생으로서의자아와미숙한개인으로서의자아가있다.불안과고민,상처를비롯한‘완벽’하지않은것들을떨쳐내려고애쓰기보다는그모든불완전함을있는그대로수용할수있어야한다.
이는저자가강조하는‘정답없는교육’과도맞닿아있다.하나의가치관만으로세상을바라보아야한다면거기에부합하지않는모든현상이불완전하게보일것이다.그러니저자는교육체계의엄격한기준에힘겨워하는교사에게‘역량’과‘평가’따위의수치에얽매이지말라고조언한다.“올바른위치란언제든지다시올바른위치로돌아갈수있는자리”라는잠언처럼,불완전하기에잠시흔들리더라도결국올바른방향을찾아가는힘이중요하다.저자가말하는‘불완전한교사’란“학생들에다양한선택지를제시하는교사들”이다.그러므로교사는개인으로존재하는것이아니라‘교사단’으로서,과거의교사들과현재의동료교사,그리고미래의교사들과함께공동의사업을해나가고있다는것을잊지말아야한다고강조한다.아이들마다저마다의‘교사단’이있는법이고,만약내가못한점이있다면나머지는다른교사들이하도록믿고의지할줄도알아야한다고.

이시대교육의목표는어떤파국에서도살아남을수있는힘을기르는것
그러나교사는지금눈앞에있는아이에게무엇을어떻게주어야하는지고민할수밖에없다.한치앞을예측할수없는복잡다단한시대에교사가예측불가능한미래사회에내던져질아이들에게어떤능력을키워주어야하는걸까.우치다타츠루는이대목에서원시시대의교육을생각해보자고제안한다.위험한야생동물에맞서싸울힘과기술을길러주었을것인가,빨리도망갈수있도록다릿심을키워주었을것인가,아마도위험을감지하는법을가르쳤을것이라고하면서.적어도재난에처했을때어떤사람을따라가면살아남을수있는지스스로판단하고선택하는힘을길러줘야한다고말한다.그렇다면그런힘은어떻게길러지는가.우치다타츠루는아이들의지성이활성화되고스스로살아가는힘을기를수있는건자연과의대면속에서만가능하다고말한다.그렇다고야외로생태학습을나가라거나모험을떠나라는말이아니다.가장가까운자연,즉자기의신체에호기심과경의를갖는것에서부터시작된다.아이들이몸으로드러내는반응을교사가민감하게느끼고,아이스스로도알아챌수있다면,거기서소통이시작된다.일단자기자신과소통할수있어야타자와의소통도가능하다.교육의방법역시농업의메타포로돌아가야한다.농부는씨를뿌리고잡초를단속하지만그밖의천재지변에대해서는그때그때대처하는수밖에없다.그렇게그일을계속해나가는것이다.아이들을기르는일은공장에서물건을생산해내는일이아니다.아이들의성숙을지원하는교육을위해교사가할일은‘교사’는하나의집단으로존재함을잊지말고교사들끼리의연대와토의를지속해나가며서로를신뢰하는자세를유지하는것이다.

[책속으로이어서]

살아있는사람(生身),육체를가진사람그자체를대상으로하고있는시스템은멈출수가없습니다.의료든사법이든학교교육이든마찬가지입니다.그러니움직이면서고쳐나가는수밖에없습니다.교사와학생이함께달리며고칠수밖에없으니,당연히급격한수정은불가능합니다.교육제도는타성이강한구조로되어있어서,어떤방식이효과적이라는걸안다고해도갑자기바꿀수는없습니다.극적인개선은조직전체가일괄적으로,전체를한번에바꾸기때문에일어나는것입니다.아무리혁신적인개혁안이라도조금씩적용해나가면극적인변화가나타나지는않습니다.따라서가장효과적인제도개혁은교사한명한명에게자유재량권을주는것입니다.교육제도는살아있는사람을대상으로하고있으므로,그개혁에는미묘한가감이필요합니다.이러한미묘한가감을조절할수있는것은현장에있는사람들뿐입니다.교사한명한명이자신의자기결정권,자유재량권을가지고각자창의적으로궁리하여바꾸어나가야합니다.‘조직적제도개혁’이라불릴만한개혁은자유재량권을인정하지않는제도에서인정하는제도로바꾸는것뿐입니다.그러나지금일본의교육은교사개개인으로부터자유재량권을빼앗는방향으로진행되고있습니다.교육부장관이나교육지자체의장처럼위에서임명한사람들,강한권력을가진사람들이모든교사를통괄하여명령에따르게하려고합니다.그렇게약25년에걸쳐교육의통제가진행된결과현재일본대학의학술적능력은OECD최하위로까지떨어졌고,아이들의학력도급격히저하되고있습니다.제가한국의선생님들께뭔가조언드린다면‘절대로일본흉내를내지마라’라고말씀드리고싶습니다.
-〈미래교육어떻게디자인할것인가,질의/응답〉중에서(226~228쪽)

얼마전한국에서‘조국사태’가일어났을때도일본에서는하루종일조국관련보도만계속했습니다.그만큼한국의정치에문제가있다는사실을국민에게주입하고싶었던거죠.거의동시에홍콩에서일어난민주시위에대한기사는극단적으로적었습니다.아무리생각해도한국법무장관의스캔들과홍콩의시위는세계사적인레벨에서그중요도가완전히다릅니다.그런데도한국정치가삐걱인다는보도는열심히하면서중국의홍콩통치가제대로이루어지지않는다는보도는최소한으로만한겁니다.더욱무서운것은위로부터지시가내려와서그런일을하는게아니라무의식적으로,스스로이런일을하고있다는점입니다.일본인들이아무런근거도없이한국을향한증오심을표출하는것처럼보이겠지만,미워하는쪽에는그럴만한필연적인이유가있을수밖에없고,일본의경우그필연성이란앞으로한국과중국중어떤나라를목표로할지정해야하는시점에서과거식민지였던한국을롤모델로삼는다는선택지에대해품고있는강렬한거부감일것입니다.
-〈교육과계급,이·생·망동지들에게〉중에서(259~260쪽)

일본은줄곧자신들이아시아에서가장선진적인민주국가이며,중국이나한국,대만등은모두민주화수준이떨어지는나라라는믿음을갖고있었습니다.1980년대까지만해도대부분의일본인은일본이아시아에서가장민주적인나라라고생각하고있었습니다.당시에는실제로그랬을겁니다.그런데이게사실굉장히취약한민주주의였던거죠.제품을들이고피땀을흘려쟁취한것이아닌,남에게부여받은민주주의는지켜지기어렵습니다.제가한국에부탁하고싶은것은일본인들사이에한국을본받자는의식이싹트도록민주화와시장경제의조합을통한성공모델을앞으로도계속제시해달라는것입니다.교육을포함한여러분야에서한국이일본보다앞선다는것을보여주셨으면합니다.
-〈교육과계급,이·생·망동지들에게〉중에서(262~263쪽)

한일관계를호전시키기위해한국인들이할일은간단합니다.한국의국력이신장되도록,경제력이든국제사회에서의발언력이든,아니면문화적발신력이든나라의힘을키워나가면머지않아일본의혐한감정이종식될겁니다.지금일본인의눈앞에주어진것은중국모델과한국모델이라는양자택일의선택지뿐입니다.저는개인적으로시민이스스로의손으로민주화를달성한것에더해시장경제와의융합으로성공을이룩한한국의성공모델이일당독재와시장경제가융합된중국모델보다바람직하다고보기때문에,한국의성공이일본인들에게도희망이될거라고생각합니다.현재일본의혐한언론이일본인들에게주입하고자하는것은‘한국의정치는실패했다’,‘한국의경제는붕괴했다’,‘한국은학술적인면에서도문화적인면에서도세계를향한발신력이퇴보하고있다’라는메시지입니다.그것을여러분이하나하나부정해나가는것이혐한언론을잠재우는가장효과적인방법입니다.
-〈어른을찾습니다〉중에서(290~291쪽)

이렇게말하면서도일본인인제가이렇게한국에와서강연하는것은여러분이일본의실패로부터얻을수있는교훈이있을거라생각하기때문입니다.일본은이미어른이없는나라가되어버렸습니다.한국도손놓고있다보면어른이없는사회가될지도모릅니다.그래서여러분께일본이왜,어떤과정을통해서어른이없는나라,유아적인나라가되어버렸는지,그역사적문맥이나원인에대해이야기하고자합니다.몇몇부분은한국에도해당되는문제일거라고생각합니다.
-〈어른을찾습니다〉중에서(291~292쪽)

가벼이판단할수없는상황인데도판단을요구받는경우가곧잘있습니다.그럴때는옳고그름이라는이분법적결론을내릴수가없습니다.따라서어른이라는말의의미를정의해본다면,‘옳고그름의기준이없을때도판단할수있는사람’이라고할수있을겁니다.‘양쪽주장이모두근거가있지만이쪽이좀더설득력이있다’라고,옳고그름이아닌정도의차이에민감해질수있는사람이,그리고그정도의차이에기초해서판단을내릴수있는사람이어른이라고저는생각합니다.
-〈어른을찾습니다〉중에서(305~30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