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부지시?관행?민원?…제발,교육도법대로합시다!
돌직구교사정성식이직접부딪치며따져본교육법이야기
21세기교육현장에선교사의고민은끝이없다.학생은무시하고학부모는불신하며교육청은일거리만던져주고여론은늘물어뜯을기회만노리는것같다.한때는가르치고배우며학생과함께성장한다는교학상장(敎學相長)의푸른꿈을가졌던시절도있었건만이나라의각박한학교현실에선생님들은마모되어갈뿐이다.
정말이대로끝인걸까?교육‘공무원’이라는이름에걸맞게위에서시키는대로,매뉴얼에따라학생을가르치고업무를처리하고감사에대비하면그만인걸까?저옛날교육대학시절꿈꿨던웅대한가르침의청사진은장롱깊숙이처박아두고?
20년경력의베테랑교사겸실천교육교사모임회장정성식은이같은의문에‘No’라고단언한다.교사개개인의힘으로도얼마든지눈앞의팍팍한현실을바꿔나갈수있다고.단지이를위한도구가필요할뿐이다.그도구,이름은법이라고한다.
‘법없이도살사람’은칭찬이아니다
「대한민국헌법」제31조가국가가책임져야할교육의의미를밝힌이래「교육기본법」,「초?중등교육법」등의법률이학교와교사,교육을정의하고그나아가야할방향을제시했다.그말인즉,수업을포함해교사가수행하는모든업무는법에서정한내용에그바탕을두고있다는것이다.학교에서문제가발생했을때섣불리교사개인의판단이나재량으로처리하면안되는것도세세한처리규정하나하나를모두법에서정해두었기때문이다.
그런데신기하게도이많은법이교사의권리나교육권을보호해주는쪽으로는잘작동하지않는다.그러다보니법적근거가없는작업지시가내려와도학교는이를군말없이따르고,선생님들은컴퓨터에앉아한참을끙끙거리게된다.만일학교와얽힌이슈가언론에터지기라도하면지옥이펼쳐진다.언론도국회도정부도각종자료를학교에요구하기때문이다.당연히여기에도법적근거는없지만이를지적하거나부당하다고항의하는학교,교사는많지않다.
저자는말한다.더이상이대로방치해서는안된다고.범죄자조차자기가살기위해악착같이법을공부하는데민주시민을양성해야할교사들이자기권리를지키는법적대처에무능하다는것은말이안된다고.소싯적‘법없이도살사람’이라는말을칭찬처럼들었던저자는그것이‘법모르고산사람’을향한야유라는것을,교육법을공부하며깨달았다고고백한다.
잘가르치기위한‘법’을같이읽는법
《같이읽자,교육법!》은20년경력교사정성식이현장에서좌충우돌하면익힌교육법의실전압축본이다.‘교사가무슨법?’하며냉소할수있는입장이아니라는건교사라면누구나절박하게공감하는현실일것이다.국회의원들의막무가내식자료요구와상급기관의불합리한업무지시등교사가자신의교육활동을방해받는여러부당한압박에어떻게대처할것인가?개별적인대응은불가능하다.여럿이함께해야한다.함께하려면어떻게해야하나?교육관련법부터함께읽어나가자고저자는제안한다.합법적인방식으로구체적인변화를만들어내기위한초석이바로법을공부하는것이다.
먼저제1장‘법과나’에서법을알아야하는이유와법령의체계를소개한다.제2장‘학교와교육법’을통해교육법의개괄과교육현장에서펼쳐지는각종상황에법이어떻게적용되는지알려준다.마지막제3장,‘법과교육’에서는불합리한교육정책과현행교육법에문제를제기한다.이론적인내용뿐아니라저자가몸소체험한일들을생생하게풀어나가기에지루할틈도없이법이야기에빠져들게될것이다.게다가수시로바뀌는관련법찾느라고생하지말라고QR코드까지붙여놨다.쉽고친절하고재미까지있는이책과함께교육법에어두워답답했던날들에서벗어나광명을찾길기대한다.
●먼저읽은독자의글
얼핏생각하면법과교육은아무런관계가없어보인다.그러나우리교육이공교육을지향하는한,교육은법을떠나서는한시도존재할수없다.학교를세우고,교과서를만들어공급하고,교원과학생을배정하고,가르친것을평가하여성적을매기고,성적과생활기록을작성하여상급학교진학자료로이용하게하고,교원-학생-학부모사이의갈등을조정하는모든일들이법에근거하여이루어진다.법이교육의소중함을잘알아서,교육활동이원활하게이루어지도록돕는다면더할나위가없다.그러나실제로는그반대일때가더많다.교육이본래역할을다하도록법이교육활동을충분히보호하지못하거나,지나친간섭과규제를가해도리어정상적인교육을방해하기도한다.
우리나라는교육관련법령이그때그때필요에따라만들어진경우가많아서교육과법은자주긴장관계에놓인다.법의내용이서로상충하여어느장단에맞춰야할지헛갈리기도하고,낡은관행에사로잡혀시대의변화를미처따라가지못하는것도있다.모법에서정해야할중요한내용을하위법인시행령이나행정규칙에위임하여원래입법취지를벗어나는것도적지않다.교육관련법령들을가리켜‘지뢰밭’같다고말하는이유는바로이때문이다.
이책에는많은내용이담겨있지는않지만,어떤문제가있을때어디로가면해답을구할수있는지알려준다.그런점에서이책은혼란스럽고모순적인교육관련법령의숲에서교사와학부모들이길을잃지않도록안내해주는일종의내비게이션이다.「대한민국헌법」?「교육기본법」?「초중등교육법」?「교원의지위향상및교육활동보호를위한특별법」?「사립학교법」등주요법령의종류와읽는법,인터넷과모바일앱으로접근하는방법을친절하게알려준다.교권침해와아동학대등최근뜨거운관심사로떠오르는문제들에대한법적접근과해석은덤이다.
송원재_퇴직교사,전전교조대변인및교권상담실장
정성식선생님과의인연은토론회에서시작됐다.안전공제회개선방안토론회였는데어색했던첫대면이후온라인상에서대화가이어지며조금씩알아갔던것같다.솔직히고백하면,단위학교학부모회활동에서부터교육청정책제안,교육이슈기자회견등을앞두고정성식선생님의페이스북을많이참고했었다.교육정책이나이슈에대해누구보다빨리냉철하게비판하고가끔은과도하게앞서가는,머리과몸과손가락행동이일체형으로움직이는그야말로실천하는교사였기때문이다.
이책은저자의성격과고음으로따지는음성과동분서주뛰어다니는영상까지지원되는팝업북같다.교육법에관한책이라고해서따분하고어려울것같아미루다가뒤늦게읽기시작했는데시간가는줄모르고단숨에읽어내려갔다.책소개에교사가알아야할교육법이아니라학생과학부모도알아야할교육법이라고덧붙여야할것같다.학교생활에직접적으로영향을미치는기본적인교육권부터제대로알고대처해야할학교폭력,교권침해등을마치수업하듯쉽게풀어놓았다.수시로바뀌는법령을실시간으로검색해볼수있게어플과링크(QR코드)까지배치한,알기쉬운교육법가이드북이다.
나는학부모대상으로교육할때학부모의권리가명시된「교육기본법」과「초?중등교육법」설명으로시작한다.‘할수있다’와‘해야한다’가무無와유有의차이임을이해시키고지식이아닌관점을가지는것이중요하다고강조하며시작한다.이책의강점은법령을소개하면서검색포털에서는결코얻을수없는화두와관점을제시하고있다는것이다.이법령을왜알아야하는지,어떻게비판해야할지끊임없이말을건다.단순히법조문을나열한것이아니라교육현장의한계를알리고개선방향을함께고민하자는제안서이기도하다.
저자는‘법없이도살사람’이아니라‘법모르고산사람’이었다는자기반성을시작으로다른사람들은이렇게살지말기바라는마음으로글을썼다고밝힌다.그래서인지필요한내용만찾아서읽든공부하듯집중해읽든읽는이들에게하나라도더도움을주고싶어하는저자의세심한배려를곳곳에서찾아볼수있다.교육현장에법을아는사람들이많아져서법무서운줄모르고일방적으로휘두르는악법과관행들이사라지기를바란다.
이윤경_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회장
우리는‘법없이도살사람’이라는말을덕담처럼건네곤한다.그러나법을모르더라도법테두리를벗어나지않는지혜만큼이나몰라서위반하는일이없게하는것역시중요하다.우리는법치국가에살고있기때문이다.더욱이교사는교육법에따라교육이라는공무를수행하는사람이다.그럼에도법은늘멀다.수업준비와수업,공문처리와부서업무,그리고학생과학부모상담까지하다보면직접근거범령을찾아볼틈이없다.그러다문제가발생하면급히관련법령을찾게된다.미리알았다면하지않았을실수를발견하곤‘아,미리교육법좀봐둘걸’하고후회한다.
여러번겪었을일임에도불구하고교사들이교육법에쉽게접근하지못하는건무엇을어떻게보아야하는지막연해서다.교무실어딘가에꽂혀있는두꺼운법전을펼칠엄두가나지않아서다.그런데이책은친절하고,생생하다.변호사나법학자들의시선이아니라현장교사로서동료교사와눈을맞추고있다.이제교육법은교사와만날준비가끝났다.
박종훈_산청간디학교교사,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