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리움

아쿠아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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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아무 소리 없는, 적막한 세계에 대한 풍경화, [아쿠아리움]”

이따금 세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에 대하여 주목할 때도 있지만, 돌이켜보면 정말 ‘이따금’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지구 반대편은 고사하고, 가까운 곳으로는 아시아, 더 가까운 곳으로는 같은 나라, 조금 더 가깝게는 같은 지역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딱 ‘이따금’만큼 주목하는 게 현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모든 사건을 주목하는 삶만큼 번거로운 삶이 또 어디에 있을까. 우리는 타인에게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실상 개인이 직면한 문제 앞에서 타인이 마주한 고통에 무관심해지는 것이 본성이라고 생각한다. 책 속 이야기에서 전개되는 팬데믹의 과정과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비행기 추락 사고가 현실에서 벌어진다면 경악을 금치 못할 사건이다. 하지만 이런 사건이 소설 속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현실에서도 소설과 경계를 구분할 수 없을 다양한 사건들, 생사를 가르는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사건의 당사자를 제외하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 자신의 일상을 따르는 것이 사람이고, 사회적으로 사건의 피해자에 대하여 애도의 분위기를 자아내도 으레 분위기만 따를 뿐 진심으로 애도하지 않는 것도 사람이며, 심지어 귀찮은 문제로 치부하는 것도, 결국 ‘사람’이다. 이렇듯 우리가 지닌, 그리고 우리가 외면하고, 침묵하는 ‘사람의 면모’를 심심치 않게 마주한 경험을 바탕으로 [아쿠아리움]을 구상했다. 이야기 속에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지만 영웅의 면모를 지닌 사람이나, 극 중 세계의 운명을 좌우할 인물은 등장하지 않는다. 등장인물 모두 평범이라는 단어 앞에 개성을 내세울 수 없을 만큼 평이한 성격을 부여하였으며, 주변에서 쉽사리 마주할 수 있는 성격으로 인물을 그렸다. 평범한 사람. 거대한 사건 마주한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반응을 [아쿠아리움]이라는 이름의 ‘사회의 풍경화’에 담았다.
저자

이정수

ㆍ1991년대전출생
ㆍ하이데거와카뮈를좋아하며동시에주성치를동경한다.철저히언더독을지향하며글을쓰기때문에노동과인권,가난을아우르는사회적인문제와더불어부조리에대한이야기를쓴다.

ㆍ제28회전태일문학상소설부문수상
ㆍ한국콘텐츠진흥원스토리움추천스토리선정

목차

case1.이상하리만치침착하게

case2.세상은요지경

case3.번뇌시대

case4.워너비텔레토비

출판사 서평

코로나팬데믹을겪으면서,팬데믹이라는거대한사회현상속에서사람들의이목을끄는것은이사회의반응이었다.정부의대응부터,거리두기라는대안,그리고백신의등장과백신에대한불신.모두거시적인측면으로팬데믹을바라보았던것으로기억한다.저자가이틈에서주목한것은거시적인측면이아닌팬데믹에대한개개인의반응이었다.
각자를둘러싼환경에따라서,혹은개인적인성향이나사고방식에따라서팬데믹사회에서살아가는방식이다양하다는것을느꼈고,결과적으로팬데믹을이겨내는방법보다,이팬데믹속에서어떻게생존할것인가를주목하는각자의모습에서‘아쿠아리움’이라는이야기가시작되었다.

아쿠아리움에가면수조안에갇힌각양각색의물고기가호흡을하기위해혹은먹이를먹기위해입을뻐끔거리지만,동화적인상상으로바라보면무슨말을하고있다는생각을떨칠수가없다.하지만정작물고기가무슨말을하는지는아무도알수없다.물론,상상을더하면어떤의미라도붙일수야있겠다만,이건짐작에불과한것이다.
이사회의구성원일부도물고기와같다.무슨말을하고는있지만,정작이말을들어야하는대상에게전달되지않는것이다반사다.사회적인이슈,정치적인이슈가그예시라고할수있다.
말이전달되지않으면침묵과크게다르지않다.목소리를내지않으면아무도듣지않는다.
이런사회의전경에대하여안타까운마음이있기에,이책의제목은〈아쿠아리움〉이되었다.

소설〈아쿠아리움〉은일종의‘실험’이다.갈등을중심으로이야기를전개해나가는일반적인기법의이야기가아닌,옴니버스라는형식을기반으로개인이감당하기에거대한사회적현상을마주한각장에등장하는소시민의이야기이다.물론이런방식으로이야기를전개하는형식은많다만,정말이지거대한문제앞에서이에저항하기보다는순응하는사람들을인물로정해서,진부하다면진부한인물로하여금전혀진부하지않은이야기가담겨있다.
소설속에서는현실보다더무시무시한팬데믹상황이벌어진다.하지만팬데믹에반응하는각자의모습은현실과소설속이별반큰차이가없다는것을에피소드에담아내려노력했다.한편으로는우스꽝스럽지만,이우스꽝스러운모습뒤에는씁쓸함이뒤따르는우리의모습이등장인물들에담겨있다.
저자가특히주의를기울인점은‘선연함’이다.굵고짧은묘사와더불어독자가느낄선연함,이부분을큰과제로삼아풀어내려노력했고선굵은서사와속도감있는전개는독자로하여금실제로작품속현장에있는것같은느낌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