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녀 세라 (더모던감성클래식04)

소공녀 세라 (더모던감성클래식04)

$17.23
Description
동명의 TV 애니메이션 원화를 ‘만화책’처럼 구성해 넣은 「더모던감성클래식」의 네 번째 이야기 《소공녀 세라》. 런던의 명문 여자 기숙학교에 특별한 학생이 입학한다. 신비로운 초록빛 눈동자에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기품 있게 행동하는 신입생을 학생들은 ‘세라 공주’라고 부른다. 세라가 다이아몬드 광산을 상속받을 거라고 알려지자 동경과 시샘의 시선들이 더 커진다. 그런데 ‘세라 아빠의 파산과 죽음’ 소식에 모든 것이 돌변한다. 빈털터리가 된 세라를 민친 교장은 다락방 하녀로 부리고, 사람들은 거지로 오해해서 동전을 적선한다. 결국 세라는 추위와 배고픔과 절망감에 쓰러져 흐느낀다. 그때 그 모습을 창밖에서 지켜보는 의문의 사나이! 이튿날부터 다락방에 매일 진수성찬이 차려지는데…… 세라의 간절한 상상이 만들어 낸 환영일까? 가엾은 세라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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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프랜시스호지슨버넷

1849년11월24일영국맨체스터의치탐힐에서태어났다.빅토리아시대(영국의산업혁명최절정기)에철물점을경영하던재력가아버지밑에서태어났지만,세살때아버지의갑작스런죽음으로어머니와다섯남매가맨체스터빈민가로쫓겨난다.어머니와다섯남매는가난에쪼들리며살아야했다.내성적이었던어린시절의버넷은이시기에소설책을읽고이야기를지으면서가난과외로움에서벗어나려애썼다.

...

목차

1장세라
2장프랑스어수업
3장어민가드
4장로티
5장베키
6장다이아몬드광산
7장아아,다이아몬드광산
8장다락방에서
9장멜기세덱
10장인도신사
11장람다스
12장벽너머
13장똑같은사람
14장멜기세덱이목격한침입자
15장마법
16장손님
17장“이아이야!”
18장“보잘것없는존재가되지않으려고노력했던거예요.”
19장앤

작품해설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다락방에올라오니까이아름다운세상이한눈에담겨.
시련이닥치니까네가얼마나좋은친구인지알겠어.
기억해.최악이오기전에반드시마법이일어난다는걸!

불행을모험으로바꾼소녀,세라크루의‘마법’같은이야기
TV애니메이션원화와함께읽는「더모던감성클래식」네번째이야기,《소공녀세라》

세계적인소프라노조수미는36년전가난한동양인유학생으로로마에도착한첫날밤일기에이렇게썼다고한다.“늘도도하고자신만만할것.어떤고난이닥쳐도약해지거나울지않을것!”그것은외로움과두려움을이겨내려는그녀만의주문이었을것이다.이책의주인공세라가“나는공주야.공주로서품위를지킬거야!”라는말을주문처럼되뇌듯이말이다.
낯선땅인도에서하인들에둘러싸여자라며외로움을독서와‘상상놀이’로채웠던세라크루.소녀는엄마없는딸이가엾다고뭐든최고급으로사주는부자아빠때문에주위의시샘을받다가,아빠의갑작스러운죽음으로하루아침에‘거지고아’로전락해조롱을받았다.어제까지친구였던아이들의하녀로지내야하고,쥐가뛰어다니는다락방에서배고픔과싸워야하고,미래가전혀보이지않는캄캄한현실을견뎌야하는세라가할수있는유일한방법은,필사적으로상상력을발동시키는것뿐이었다.‘나는공주야.그러니까그무엇도나를해치거나속상하게하지못해!’
마법처럼세라의소원이이뤄지는해피엔딩은조금싱겁지만,결말에이르기까지세라가체감하는현실묘사와독백들은냉혹하고무겁기까지하다.빅토리아시대(영국산업혁명최절정기)영국의모습과자본주의적인사회,빈부격차와아동인권까지도사실적으로담고있는역작이다.

동명의TV애니메이션원화를‘만화책’처럼구성해넣은「더모던감성클래식」의네번째이야기《소공녀세라》(ALittlePrincess)다.《소공자》,《비밀의정원》을쓴아동문학의베스트셀러작가프랜시스호지슨버넷의작품으로,맨처음<민친선생의여학교에서일어난일:사라크루>로발표했던글을20년에걸쳐에피소드를더하고다듬어서완성도를높였다.주인공이역경에굴하지않는용기를지녔고,결말이주인공개인의성공에서끝나지않고주변을돕고치유하는선순환으로이어지는점이그녀의작품들에공통적으로나타나는특징이다.


본문중에서

세라는자신을낳자마자돌아가셨다는어머니에대해서기억이전혀없어서보고싶은마음도없었다.젊고잘생기고다정다감한부자아버지가세라에게는세상에단하나남은혈육인듯했다.세라와아버지는언제나함께놀았고서로를아꼈다.……둘은서로에게둘도없는단짝친구였다._13쪽

훗날세라는민친기숙학교의건물이어쩐지민친교장을꼭닮았다는생각을자주했다.겉은번듯하게모양새를갖춰그럴듯해보이는데속은음험하다는점에서그랬다.안락의자조차딱딱한뼈대를숨기고있을것만같았다.복도는모든게딱딱하고반질반질했다.구석괘종시계를장식한볼이빨간달님얼굴은그빨간볼에얼마나광택칠을했는지윤기가과해보일정도였다._16쪽

“정말이야?정말놀이방을혼자서써?”
“응.아빠가민친선생님께방을혼자쓰게해달라고부탁하셨어.왜냐하면,음,난이야기를지어내서혼자말하면서노는데,그럴때다른사람들이듣는게싫거든.사람들이듣는다고생각하면그런놀이가잘안돼.”_56쪽

“나는이세상을다합친것보다열배는더아빠를사랑해.그래서아픈거야.아빠가멀리떠나셔서.”_61쪽

세라를시샘하는아이들은세라를헐뜯고싶을때마다‘세라공주’라고불렀고,세라를좋아하는아이들은자기들끼리애정을담아‘세라공주’라고불렀다.세라라는이름을빼고대놓고‘공주’라고부르는사람은아무도없었지만,세라를따르는아이들은세라가아름답고위엄있는명칭으로불리는것을무척좋아했다.그이야기를들은민친교장도학교를찾는학부모들에게이이야기를몇번이나떠벌리면서그곳이왕립기숙학교와같은격이라는인상을넌지시풍겼다._121쪽

“베키도남아서선물을구경하고싶을거예요.베키도우리같은여자아이잖아요.”
민친교장은어처구니가없다는얼굴로베키와세라를번갈아쳐다보았다.
“세라양,베키는부엌심부름을하는하녀란다.부엌하녀는,음,여자애가아니야.”
정말이지민친교장은부엌데기가여자아이라는생각은한번도해본적이없었다.부엌데기는석탄통을나르고난롯불을지피는기계에지나지않았다.“_135쪽

처음한두달동안세라는최선을다해열심히일하고꾸지람을들어도묵묵히견디면자신을힘들게하는사람들도태도를누그러뜨릴거라고생각했다.어리지만자존심강한세라는자신이밥벌이를하려고노력하는것이지동정에기대려는게아니라는걸보여주고싶었다.그러나어느순간세라는어느누구도달라지지않는다는사실을깨달았다.시키는일을열심히하면할수록하녀들은더윽박지르며못되게굴었고,요리사는사사건건꼬투리를잡아잔소리를했다._182쪽

“여기가다른데라고상상하면견딜수있어.아니면이야기속에나오는곳이라고상상하거나.”세라는느릿느릿말했다.상상력이발동하고있었다.시련이닥친뒤로한번도없었던일이었다.그때는마치상상력마저까무러친느낌이었다.“여기보다더한곳에사는사람들도있어.샤토디프의지하감방에갇혔던몬테크리스토백작을생각해봐.바스티유감옥에있던사람들도그렇고!”
……세라의눈이예전에알던빛으로반짝였다.세라는무릎을끌어안았다.
“그래.거기라고상상하면좋겠다.난바스티유감옥에갇힌죄수인거야.여기에아주오래오래있었고,나를기억하는사람은아무도없어.민친선생님은교도관이고,그리고베키는……옆방에갇힌죄수야.”_195쪽

딱딱한침대에거무칙칙한누비침대보가깔려있었다.허옇게회칠된벽은군데군데떨어져나간자국이선명했고맨바닥은차가웠다.벽난로는깨지고녹슬었고,낡은발판은다리하나가망가져비스듬히기울었다.그래도방안에앉을자리라고는그거하나였다.세라는발판에앉아두손에얼굴을묻고한동안가만히있었다.로티가잠시다녀갔을뿐인데상황이더끔찍하게느껴졌다.누군가면회를다녀간후에홀로남겨진죄수가더사무치게외로움을느끼는것처럼.
“여긴외로운곳이야.어쩔땐세상에서제일외로운곳같아.”_211쪽

“이거가져,불쌍한누나.자,이거6펜스야.누나주는거야.”
세라는흠칫놀랐다.문득지금자기모습이,지난시절길가에서있다가사륜마차에서내리는자신을빤히쳐다보던불쌍한아이들의모습과똑같음을깨달은것이다.자신도그아이들에게동전을건넨적이여러번있었다.……아이의얼굴에서순수하고따뜻한진심이느껴졌다.그돈을받지않으면너무크게실망할것같아서……세라는자존심을억누르고뺨을붉히면서말했다.
“고마워.넌정말착하고친절한아이구나.”_229쪽

“난곧죽고말거야.……못참겠어.죽을것같아.춥고옷도다젖었어.배고파죽을것같단말이야.오늘수십킬로미터를걸어다녔는데,아침부터밤까지내내혼나기만했어.마지막에는요리사가가져오란걸못찾았다고저녁도주지않고.신발이낡아서진흙탕에서미끄러져넘어진건데사람들은날보고웃어댔어.내가흙탕물을뒤집어썼는데사람들은그걸보고또웃었어.너듣고있어?”
세라는에밀리의멍한유리눈과새침한얼굴을보다가갑자가가슴이미어지는듯한분노가치밀었다.세라는조그만손으로의자에앉아있던에밀리를사정없이끄집어내내동댕이치며,격렬한울음을터뜨렸다.한번도운적없던세라였다.
“넌그냥인형이야!인형,인형,인형일뿐이라고!넌아무것에도관심이없어.네게는톱밥밖에없어.심장이없다고.절대로아무것도느끼질못할거야.넌그냥인형이야!”_241쪽

끔찍이힘들때,그야말로끔찍이도힘들때면,난내가공주라는생각을어느때보다더열심히해.나한테이렇게말하는거야.‘나는공주야.나는동화속공주야.나는동화속공주라서그무엇도나를해치지못하고나를속상하게하지못해.’그러면정말싹잊을수있더라.”_294쪽

‘다락방소녀에게,친구가.’
그글을읽은순간,좀처럼울지않는세라가책에얼굴을묻고울음을터뜨렸다.
“누군지는모르지만누군가나를좋아해주는사람이있어.친구가있는거야.”_363쪽

“당신은만만치않은짐을떠안은겁니다.얼마안가알게될거예요.그애가정직하지도않고고마워할줄도모른다는걸요.넌다시공주가된기분이겠구나.”
마지막의가시돋친말은세라를향한것이었다.
세라는고개를숙이고살짝얼굴을붉혔다.아무리포용력있는사람이라도자신의상상놀이를처음부터이해하기란쉽지않을거란생각이들어서였다.그래서작은목소리로대답했다.
“전,보잘것없는존재가되지않으려고노력했을뿐이에요.못견디게춥고배가고파도,공주처럼행동하려고말이에요.”_42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