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학에우뚝솟은고전
오스트리아의전기작가슈테판츠바이크는‘도스토옙스키는문학의한계를뛰어넘은작가들중에서가장위대하다.이열정적이고비정상적인사람처럼인간영혼의드넓은신세계를발견한사람은없다’라고말했다.잔인한천재,영혼의투시자,복음의작가등다양한수식어가따라다니는도스토옙스키의문학세계를한마디로정의하는것은매우어렵다.굳이표현하자면문학의형식을통한종교철학적인간학이라고할수있다.그의소설의중심에는언제나신과인간의문제가자리하고있다.그에게인간은그자체로세계를구성하는하나의소우주이며,신과우주사이의중개자이자천상과지상을연결하는합일적존재이다.인간은신에대한맹신이아닌신에대한반역과투쟁의과정을통해궁극적으로세계와화해하고조화를모색하는운명적존재이다.이러한인간의운명은자유라는필연적고뇌를동반하며인간의자유는신의섭리와인간의세속적본성사이의실존적고통의징표이다.이렇듯인간의운명과결부된자유의문제는도스토옙스키의창작과사상의핵심주제이며《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에가장극명하게잘드러나있다.
줄거리
표도르파블로비치카라마조프는러시아의한소도시에사는지주로,그에게는네명의아들이있다.첫번째아내와의사이에태어난큰아들드미트리는방탕한군인으로아버지와한여자를두고첨예하게대립하며,둘째아들이반과셋째아들알료사는두번째아내에게서낳은자식들로어려서아버지와떨어진채후견인의보호를받으며자랐다.천재적두뇌를가진이반은허무주의적이고거만한태도를가지고있고,기독교적가치관을가진알료샤는수도사적삶을추구한다.그리고마지막으로마을을떠돌던미치광이여인에게서태어난사생아스메르자코프는겉으로는온순한척행동하지만내면에는분노와증오를품고있다.어느날,큰아들드미트리가상속문제를따지기위해아버지를찾아오고다른아들들도20년만에고향으로돌아오면서카라마조프가문은욕망과증오의소용돌이속으로들어가는데…….
책속에서
여러분,이제심리분석은그만합시다.의학적인설명도논리도그만두겠습니다.오직사실을,오직사실에눈을돌려그것이우리에게무엇을말하는지살펴봅시다.스메르자코프가살인을했다면도대체어떻게죽였을까요?혼자했겠습니까?아니면피고와공모했을까요?먼저스메르자코프가혼자죽였을경우를생각해봅시다.그가죽였다면물론어떤목적과이득이있어야합니다.스메르자코프는피고가갖고있는증오나질투같은살인의동기가없기때문에그가살인을했다면그건틀림없이돈때문이었을것입니다.즉자기주인이봉투속에서3천루블을넣어둔것을보고그것을차지하기위함이었을것입니다.
그러나그렇다면범행을계획한그가다른사람에게,그것도누구보다이해관계를많이갖고있는피고에게돈과신호와봉투가있는장소와거기적혀있는말과그걸묶은끈등에대해죄다알려준것을어떻게생각해야할까요?특히주인방으로들어가는‘신호’를가르쳐준것은이상한일입니다.그는단지자기자신을배반하기위해서그런짓을했을까요,아니면그방안에들어가서돈봉투를훔쳐낼우려가있는경쟁자를만들기위해서였을까요?그저무서워서가르쳐준것이라고말하는사람도있을지모릅니다.하지만이건또어떻게설명해야할까요?그토록대담하고짐승같은행위를예사로계획하고실행할수있는사람이세상에서자기혼자밖에모르는일을,자기만잠자코있으면쥐도새도모를일을공공연히남에게밝힐수있겠습니까.아니아무리겁쟁이라도그런일을계획한이상누구한테도절대말하지않았을것입니다.적어도봉투와신호에대해서는말입니다.이것을밝힌다는것은장차자기자신을배반하는것과다름없기때문입니다.만약그런정보의제공을강요받았다면거짓말로적당히둘러대고그점에대해서는언급을하지않을수도있을것입니다!
_851페이지<스레르자코프론>중에서
“분명히그럴거예요,카라마조프씨.나는그말씀을이해할수있습니다,카라마조프씨!”
콜랴가두눈을빛내면서외쳤다.다른소년들도몹시흥분해서역시뭔가외치려고하다가간신히참고감격에겨운눈으로알료샤를가만히보았다.
“내가이런말을하는것은바로우리가혹시나쁜인간이되진않을지두렵기때문입니다.”알료샤는말을이었다.“하지만우리가나쁜인간이될수는없겠지요?안그래요,여러분?우리는무엇보다먼저착해야합니다.그다음에는정직해야합니다.그다음에는결코서로를잊으면안됩니다.이말을한번더반복하겠습니다.맹세하지만나는결코여러분을한명도잊지않겠습니다.지금나를쳐다보는여러분의얼굴을30년이지나더라도하나씩회상할것입니다.아까콜랴군은카르타쇼프군에게‘카르타쇼프군이이세상에있는지없는지’알고싶지않다고말했는데,카르타쇼프군이이세상에살고있다는것과,그가트로이얘기를했을때처럼얼굴이붉어지지않고지금은아름답고착하며밝은시선으로나를바라보는것을어떻게잊겠습니까?
여러분,사랑하는여러분,우리모두일류샤군처럼너그럽고용감한사람이됩시다.콜랴군처럼똑똑하고용감하고마음이너그러운사람이됩시다!
_996페이지<일류샤의장례식,바위옆에서의인사>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