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그리움속에서태어나그리움을살아간다.”
그리운문장을수집하는시인이완성한그리움보고서
《그리움의문장들》은스스로를‘그리움학위소지자’라칭하는시인이평생에걸쳐관찰하고연구해온그리움에대한생태보고서이다.《관계의물리학》에서나와타인,우주와의관계에대해사유한림태주시인이이번에는그리움에대한이야기로돌아왔다.
시인이사랑하고그리워했던모든것들에대한이야기를그리움이짙게배어나는문장들로편곡했다.또한그리움에얽힌다양한사연들,그리고출판업에종사하는생활인으로서살아가는이야기가이책에모두담겼다.살아간다는것은곧그리워하는것이니,그리움의경전같은이책을펼쳐들어그리워함으로써오늘도살아갈수있기를바란다.
그리움,그중력과도같은
필연성에대하여
그리움은마치중력같다.사람이이땅에온순간부터마주하게되는필연적인일이라피하고싶다고피할수도,느끼고싶지않다고느끼지않을수도없다.그것을두고시인은한술더떠사람으로산다는것은그리움에종사하다그리움에서퇴직하는일이라고한다.사는것은곧그리워하는일이다.
시인은그리움예찬자다.그가그리움을좋아하는이유는간단하다.그리움은누구에게도피해를주지않으며오롯이자신소유의감정인까닭이다.미화되고편집된과거를그리워하는‘그리움초보단계’를지나면나자신을그리워할수있는‘그리움의고수’가된다.그리움이나를향하면영혼을맑게하고마음을건강하게유지할수있다.설령실체없는그리움이라할지라도결국본인을채우는감정이니결코손해는아니다.그것이바로시인이그리움을사랑하는이유이며그리움이지닌효용가치이다.
그리움이깃든순간들,
누구나공감할수있는이야기
마음한구석에그리움한줌품지않고살아가는사람이어디있을까.누구나과거에그리워하는무언가가있다.그대상은첫사랑이기도하고,지금은소식이닿지않는옛친구이기도하고,돌아가신어머니이기도하다.어떤인연은옷깃조차스치지않는아주짧은것으로그치고,어떤인연은꽤오래이어지며살아가며가슴을먹먹하게만든다.
책에는그동안시인이살아가면서맺은크고작은인연에대한그리움이고스란히담겼다.그리움이적절히버무려진추억은누구나가지고있는것이라시인자신의그리움이지만모두에게통용되는것이기도하다.
특히시골에서유년시절을보내마당담벼락을따라핀풀꽃들에대한추억이있는사람이라면,함께가로등이켜진밤길을걷던풋풋한첫사랑에대한추억이있는사람이라면,그리고무엇보다누군가를사랑해본적이있는사람이라면누구나공감할만한아릿하고아름다운이야기들이펼쳐진다.
꿈을꾸는일과밥을버는일,
생계형책바치로산다는것
시인의생업은책바치다.작은출판사를운영하며남의글을다듬고엮어서시장에내놓는다.밥을벌기위해서다.생활인으로산다는것은고달픈일이라때로는자존심을팔아야할상황에놓이기도하고오랜시간공들인저자를놓치고맑은술잔처럼외로워지기도한다.
사실소수의축복받은금수저로태어나지않은한평범하게살아가는대부분의이들이그럴것이다.먹고살기위해자존심을굽히고,하고싶지않은일도해야한다.그렇게애썼음에도불구하고아무소득을얻지못하고빈손으로돌아서는날도있다.그리움을노래하는시인이지만역시다른사람들과다르지않은생활인으로살아가는이야기가오늘도일터로출근하는많은이들에게공감을불러일으킨다.
자본의세상에서밥을버는것은힘들고고달픈일이지만글을읽고,문장을다듬고,한권의책으로엮어내놓는일은분명아름답다.오늘도시인이자책바치인저자는생업의고단함과꿈꾸는일사이에서아슬아슬한줄타기를하는중이다.행복과불행은정확히나눌수없고,그모호함이바로인생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