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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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그래도, 우리는 춤을 춘다
비극을 넘어 빛으로 이어진 춤
책고래마을 신간 《춤》은 국가 폭력으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고, 남겨진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그림책입니다. 의자 작가는 말로 다 전할 수 없는 시대의 상처를 ‘춤’이라는 상징적 언어로 풀어냈습니다.
헬리콥터가 위협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총성과 불빛이 온 마을을 뒤흔들었습니다. 어린 남매는 두려움에 떨며 책상 아래로 몸을 숨겼지요. 다행히 여자아이는 살아남았지만, 오빠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마을 곳곳에서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깊은 분노와 슬픔 속에서 누군가는 종이배를 띄우고, 또 누군가는 춤으로 절망을 견디며 사라진 이들을 마음을 다해 배웅했습니다.
《춤》은 그저 비극적인 사건을 보여 주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죽음을 넘어 이어지는 사랑, 폭력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인간의 존엄, 상실로부터 피어나는 연대의 서사를 그립니다. 의자 작가는 빛과 리듬, 침묵의 언어로 “우리는 어떻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가”를 묻습니다. 그리고 이 질문은 광주의 봄, 바다의 희생, 도시의 밤에 새겨진 우리의 아픔을 모두 담고 있습니다. 그림 속 한 장면 한 장면은 특정 사건을 직접 가리키지 않으면서도, 독자가 스스로 기억을 꺼내게 만드는 힘을 지녔습니다.
저자

의자

《춤》을그리는동안동안작가는여자아이의목소리를따라춤을추었습니다.
“오빠,나는노래하는새가될거야.”
그목소리는지금도귓가에선명합니다.
홍익대학교회화과를졸업하고런던골드스미스대학에서아동문학과어린이책일러스트레이션을전공했습니다.지은책으로는《사막의농부》,《얼굴》,《그림좀아는고양이루이》,《캠핑좀하는고양이루이》,《수영좀하는고양이루이》시리즈가있으며,그림에세이《낯선곳에대책없이살고싶다》를출간했습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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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슬픔을견디는가장아름다운몸짓,춤

평화롭던마을에갑자기세찬바람을일으키며헬리콥터가나타납니다.총성과불꽃과비명소리가뒤섞이며세상은순식간에아수라장으로변합니다.어린남매는영문도모른채책상아래로몸을피하지요.정신없이이어지는폭격속에서여자아이는살아남았지만,오빠는그만목숨을잃고말았습니다.마을에는오빠처럼죽음을맞이한사람이한둘이아니었어요.
총탄이휩쓸고지나간자리에는슬픔이차올랐습니다.부모,자식,친구를잃은마을사람들은울부짖었습니다.그때누군가애도의마음을담아종이배를만들었고,또누군가는춤을추기시작했습니다.떨리는손끝과흔들리는발끝으로마음을표현하는춤은절망을견디기위한몸짓이자,사라진존재를향한마지막인사이며,살아남은자의다짐이었습니다.
《춤》의서사는고요한장면으로시작해독자의내면을서서히흔듭니다.작가는구체적장면을보여주지않음으로써오히려폭력을더선명하게드러냅니다.‘탱크바퀴자국위를걷는아이들’,‘떠난자리의빈의자’,‘벗겨진신발’등상징적인이미지가독자의상상력을자극하고,더깊은공감을이끌어냅니다.
잔혹한비극앞에서도사람들은절망하지않았습니다.슬픔을딛고일어서서춤을추었습니다.춤은그저의미없는몸짓이아니에요.삶을일으키는활력이자저항의극적인표현,애도의가장원초적인형식입니다.촛불아래에서춤을추는사람들의모습은슬픔을이겨내고,마침내긍정과희망으로승화하는인간정신의회복력을아름답게보여줍니다.무엇보다죽은오빠와여동생이함께추는춤은보는이들의가슴을뭉클하게만드는힘이있습니다.개인의고통을공동체의기억으로확장하고,애도를나눌수있는장을열지요.
묵직한주제를다루고있지만,이야기를이끌어가는것은‘오빠와여동생’입니다.작고약한존재들의삶을조명하면서《춤》은우리가무심코지나치는폭력에대해일깨웁니다.조금주의를기울이면국가나단체,힘있는다수에희생된사람들의상처와슬픔을쉽게마주할수있습니다.뉴스에서,신문지면에서안타까운소식이들려올때가많지요.《춤》에담긴이야기는먼나라,낯선사람들의이야기가아니라어쩌면나의가족,가까운이웃의아픔일수있습니다.나아가인류가겪어온보편적인상실과슬픔을담고있기에누구나공감하고몰입하며읽을수있는그림책입니다.
근현대사를지나오면서한국은비극적사건을숱하게겪었습니다.오늘날에도국가로부터보호받지못한사람들이덧없이목숨을잃고있습니다.세월호사건이그러했고,이태원참사가그러했지요.지난겨울에는무장한군인들이국회로쳐들어오는일이벌어지기도했습니다.다시무고한희생자가발생하지않을까누군가는국회앞으로뛰어나가고,누군가는밤새기도하며조마조마한마음으로새벽을기다렸습니다.비극의역사앞에서선량한우리국민은촛불을들었습니다.평화적인시위로폭력에맞섰지요.《춤》은한국민주주의의살아있는기록이자,그들의아픔과슬픔을끌어안고위로하는그림책입니다.
“어떻게고통을견디며서로를비추고살아갈것인가.”작가는우리에게묻습니다.어쩌면《춤》은그물음에관한한가지답일지도모르겠습니다.정해진답이있는것은아니지만,현대를살아가는우리가기억하고끊임없이묻고답해야할질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