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검사 1

암흑검사 1

$18.03
저자

초연

서울대학교법과대학,서울대학교로스쿨을졸업하고햇수로11년간대한민국검사로일했다.현재는성폭력,학교폭력,소년범죄,보이스피싱,경제범죄를다루는변호사로활동하면서틈날때마다글을쓰고있다.카카오페이지추미스소설공모전에서『암흑검사』로데뷔했으며,웹소설『아빠가된아이돌』,『원티드』등을썼다.단행본으로는에세이『여자사람검사』,동화『이상한무인아이스크림가게』를출간했다.사슴벌레와송전탑을좋아하는여섯살아들,젤리와전래동화를좋아하는다섯살딸을위해앞으로더많은동화를쓰고싶다.

목차

1장─609호
2장─계정명joy0331
3장─안개꽃

출판사 서평

마녀사냥좋아하는대중,편견과아집에사로잡힌법집행자,
권력에눈먼정치권력자들이만든참극.
현직검사의눈으로현실과닮은세계를그리다.

대중문화속검사는권력에눈먼‘악의화신’,아니면완전무결한‘정의의사도’정도로그려진다.하지만그보다는우리네와닮은평범한검사들이더많다.실제검사이기도한작가는《암흑검사》의주인공강한을통해대한민국검사들의진짜모습을보여주고싶었다.다른사람들처럼감정도있고약점도있지만,하루하루를열심히살아가는어디에나있는평범한검사들의모습을말이다.
동시에이소설은대한민국의자화상을담아냈다.사건의진실보다는클릭수에집착하는언론과마녀사냥좋아하는대중,편견과아집에사로잡힌법집행자와도덕성이결여된채권력에만눈먼정치인까지《암흑검사》에등장하는인물모두가우리의모습과닮아있다.
13세소녀가잔혹하게살해된지1년.사건을수사하고기소하고판결했던경찰,검사,판사에게끔찍한테러가자행되면서모두의기억에서희미해져가던사건이다시수면위로떠오르고,악몽같은소시오패스살인마가날뛰기시작한다는이야기.《암흑검사》는우리모두의욕망이어떤참극을빚을수있는지를생생히보여주는대작이다!

■이책의줄거리(1권)

1년전,폐공장에서13세초등학생이전라의시신으로발견됐다.이사건의범인으로지목된이는IQ65의3급지적장애인지온유.지온유는모든증거가자신을가리키고있음에도끝까지범행을부인하며온사회를분노로들끓게했다.담당검사인강한은사회전체를충격과공포로몰아넣은지온유에게사형을구형하고,폐소공포증에시달리던지온유는교도소에서스스로목숨을끊는다.
그로부터1년뒤,지온유사건으로스타검사가된강한은차기대권주자의예비사위가되지만,약혼식장에서의문의테러를당하며그의인생은한순간절정에서나락으로추락하는데….

■책속으로

“대한민국을발칵뒤집어놓았던김별하양피살사건이이제1주년을맞이하는데요.당시주임검사로서감회가어떠세요?”
그냥지나치려던강한은도저히가만히있을수없었는지퉁명스럽게대꾸했다.
“……김별하양피살사건이아니라,지온유살인사건입니다.”
“네?”
“사건에피해자이름을붙여서부르지말라는얘깁니다.가해자라면몰라도.피해자가족의아픔을우선생각해야죠.”(13쪽)

“그래,전혀상관없는기록이지.조금만신경써서봤으면알수있었을텐데,저사람은몰랐어.류소원,왜그랬을거라고생각해?”
소원은이건또무슨선문답인가싶어벙찔뿐이었다.강한은그런소원을향해자문자답하듯말했다.
“바로두려움때문이야.두려움은사람의눈을멀게하거든.”(223쪽)

강한은1년전검사실에서열아홉살짜리지적장애인소년을마주쳤던순간을떠올렸다.
답답함.가장먼저되돌아오는것은바로그감정이었다.증거가뻔히있는데도마치고장난라디오처럼‘아니다’‘모른다’는말만반복하면서동문서답하던지온유.그런지온유를보면서강한은절대로입에담아서는안되는그말,‘병신’이라는단어가목구멍끝까지치밀어오르곤했다.그만큼화가났다.지온유의태도가,언행이,그가저질렀던끔찍한범죄가.(249쪽)

“피해자이름은김별하,성암초등학교6학년이고열세살,만으로는12세인여아입니다.인근주상복합아파트에살고있고……아니,살았습니다.마지막으로목격된장소는학교바로앞에있는발레학원입니다.오후2시50분에수업이끝난후3시30분부터5시까지발레수업을받고갔는데,집에도착하지않았습니다.사실오늘이,아니어제가…….”
한경감은거기서잠시멈칫했다.목구멍에뭐가걸린것처럼무거운목소리가밀려나왔다.
“어제가피해자의생일이었답니다.그래서피해자엄마가생일상을차려놓고기다리고있었다고하네요.친구들을초대하는생일파티는주말에패밀리레스토랑에서하기로했고요.그런데저녁이되어도피해자가돌아오지않자그때부터찾아다닌모양입니다.학교와발레학원에도와보고,친구들한테전화도돌리고.그래도행방을알수없자저녁8시에전화로실종신고를했습니다.”(307쪽)

“형,이안에카드가있어요.그런데꽃사이에꽂혀있는게아니라바닥에깔려있어요.”
“카드에뭐라고쓰여있지?”
소원은바구니를옆으로기울여카드가밖으로굴러나오게했다.그장면을보던고판사도깜짝놀란표정이되었다.카드가창틀에떨어지자,소원이볼펜으로벌려안에쓰인문장을확인했다.
“1년전오늘,넌뭘했지?”
소원이그글자를소리내어읽는순간,병실안에는싸늘한침묵이내려앉았다.강한은입술을지그시깨물었다.정말이지지독하리만큼스스로의패턴에얽매이는놈이었다.(530쪽)

“잘들어,류뚱.사람에게‘절대로’라는건없는거야.이세상엔절대적으로나쁜사람도,절대적으로선한사람도없어.그저악의유혹에상대적으로강한사람이있고,약한사람이있을뿐이지.일단한번방향을잡고나면,그다음은상황이몰아가는거야.알아들었어?”(61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