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박석수 소설가의 중편소설집, 쑥고개를 배경으로 한 또 하나의 소설은 중편 「동거인」이다. 이 작품은 「철조망 속 휘파람」이라는 작품과 많은 면에서 유사하다. 주인공 화자의 집안이 미군기지가 들어서면서 땅이 징발되어 쫓겨나고, 할아버지가 그 일로 인해 울화병으로 사망한 부분은 똑같다고 할 수 있다. 차이점은 「철조망 속 휘파람」에서 아버지가 미군의 개보초 역할을 하다가 비명횡사했다면, 「동거인」에서 아버지는 할아버지가 울화병으로 돌아가시자 피눈물나는 노력 끝에 움막을 짓고 콩나물을 재배하여 자수성가한다. 이 소설에서 특이한 인물인 아버지는 모터라는 근대적 기계를 활용하면 많은 노동을 절약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근대적인 육체노동을 고집한다. 이것은 정성 어린 육체의 노동을 통해 키운 콩나물만이 제대로 된 콩나물이라는 인식의 소산이다. 이런 점에서 아버지는 교환가치보다 사용가치를 중시하는 전근대적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기계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미군은 근대성을 상징한다.
군에서 막 제대한 주인공인 ‘나(근호)’는 가족에게 독재자로 군림하는 전근대성의 아버지와 우월한 점령군의 오만을 드러내는 근대성의 미군 모두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인물이다. ‘나’는 아버지의 근면한 절약정신으로 인해 겨우 초등학교 졸업장만을 얻게 된다. 그 이후에 ‘나’는 중·고등 검정고시를 통과하여 어렵게 대학에 진학한다. 이 소설 후반부는 내국인 출입금지 지역인 ‘클럽 파라다이스’ 양키홀에서 일하는 스트립걸인 22살의 미영을 등장시켜 미군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미군의 오폭으로 인해 쑥대밭이 되었으나 전혀 피해보상을 받지 못한 일, 미군을 상대로 한 한국의 술집 여자들이 드러내는 어이없는 위계의식, 양공주를 착취하는 미군을 등장시켜 비판적인 대미인식을 드러낸다.
군에서 막 제대한 주인공인 ‘나(근호)’는 가족에게 독재자로 군림하는 전근대성의 아버지와 우월한 점령군의 오만을 드러내는 근대성의 미군 모두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인물이다. ‘나’는 아버지의 근면한 절약정신으로 인해 겨우 초등학교 졸업장만을 얻게 된다. 그 이후에 ‘나’는 중·고등 검정고시를 통과하여 어렵게 대학에 진학한다. 이 소설 후반부는 내국인 출입금지 지역인 ‘클럽 파라다이스’ 양키홀에서 일하는 스트립걸인 22살의 미영을 등장시켜 미군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미군의 오폭으로 인해 쑥대밭이 되었으나 전혀 피해보상을 받지 못한 일, 미군을 상대로 한 한국의 술집 여자들이 드러내는 어이없는 위계의식, 양공주를 착취하는 미군을 등장시켜 비판적인 대미인식을 드러낸다.
동거인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