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인

동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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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박석수 소설가의 중편소설집, 쑥고개를 배경으로 한 또 하나의 소설은 중편 「동거인」이다. 이 작품은 「철조망 속 휘파람」이라는 작품과 많은 면에서 유사하다. 주인공 화자의 집안이 미군기지가 들어서면서 땅이 징발되어 쫓겨나고, 할아버지가 그 일로 인해 울화병으로 사망한 부분은 똑같다고 할 수 있다. 차이점은 「철조망 속 휘파람」에서 아버지가 미군의 개보초 역할을 하다가 비명횡사했다면, 「동거인」에서 아버지는 할아버지가 울화병으로 돌아가시자 피눈물나는 노력 끝에 움막을 짓고 콩나물을 재배하여 자수성가한다. 이 소설에서 특이한 인물인 아버지는 모터라는 근대적 기계를 활용하면 많은 노동을 절약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근대적인 육체노동을 고집한다. 이것은 정성 어린 육체의 노동을 통해 키운 콩나물만이 제대로 된 콩나물이라는 인식의 소산이다. 이런 점에서 아버지는 교환가치보다 사용가치를 중시하는 전근대적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기계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미군은 근대성을 상징한다.
군에서 막 제대한 주인공인 ‘나(근호)’는 가족에게 독재자로 군림하는 전근대성의 아버지와 우월한 점령군의 오만을 드러내는 근대성의 미군 모두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인물이다. ‘나’는 아버지의 근면한 절약정신으로 인해 겨우 초등학교 졸업장만을 얻게 된다. 그 이후에 ‘나’는 중·고등 검정고시를 통과하여 어렵게 대학에 진학한다. 이 소설 후반부는 내국인 출입금지 지역인 ‘클럽 파라다이스’ 양키홀에서 일하는 스트립걸인 22살의 미영을 등장시켜 미군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미군의 오폭으로 인해 쑥대밭이 되었으나 전혀 피해보상을 받지 못한 일, 미군을 상대로 한 한국의 술집 여자들이 드러내는 어이없는 위계의식, 양공주를 착취하는 미군을 등장시켜 비판적인 대미인식을 드러낸다.
저자

박석수

朴石秀
1949년∼1996년.시인소설가.경기평택군송탄면지산리출생.중앙대신방대학원출판잡지학과졸업.1971년대한일보신춘문예에시「술래의노래」당선.1981년『월간문학』신인상에소설「신라의달밤」이당선.『소설문학』,『직장인』,『여원』편집부장역임.〈시와시론〉동인.

〈박석수연보〉
1949년경기도평택군송탄읍지산리805번지에서출생
1970년수원북중,삼일상고졸업
1971년대한일보신춘문예에「술래의잠」당선
1972년〈시와시론〉동인
1976년제1시집『술래의노래』(시문학사)간행
1979년잡지사‘여원’입사
1980년『소설문학』편집장
1981년『월간문학』신인상소설당선
1983년제2시집『放火』(평민사)간행
『직장인』편집장역임
1985년건강악화로충남당진에서요양생활시작
1987년도서출판한겨례주간역임
제3시집『쑥고개』(문학사상사)간행
1988년소설집『철조망속휘파람』(한겨례)간행
1990년소설집『로보의달』상·하(행림출판사)간행
소설집『우렁이와거머리』(고려원)간행
소설집『차표한장』(푸른숲)간행
1993년소설집『쑥고개』(이가책)간행
1996년뇌종양투병으로별세

시집:『술래의노래』,『放火』,『쑥고개』
소설:『쑥고개』,『철조망속휘파람』,『로보의달』(상·하),
『우렁이와거머리』,『차표한장』
콩트:『독안에든쥐』,『소설이외수』
르포:『흩어져사는32명의주민등록』

목차

발간사지금이땅이파라다이스인가묻는다·4

동거인(同居人)·9
우렁이와거머리·106
설행(雪行)·175

해설미군기지촌체험과쑥고개의한/최강민·249

출판사 서평

‘쑥고개작가’박석수25주기기념전집2권소설집『동거인』출간

‘쑥고개작가’박석수(1996년사망)는시와소설등수많은작품속에자신의고향쑥고개,송탄의미군기지와기지촌문제를정면으로다룬문제적작가이다.박석수기념사업회는2021년박석수의25주기를기념해1권소설집『외로운증언(證言)』을선보인이후2권소설집『동거인(同居人)』을두번째결과물로선보인다.
박석수는뛰어난시인이자소설가였다.그는동물적감각으로송탄일대의기지촌문제를그려냈다.이번에출간한전집2권『동거인(同居人)』중표제작중편「동거인(同居人)」역시쑥고개를배경으로하고있다.
「동거인(同居人)」은전집1권『외로운증언(證言)』에실린「철조망속휘파람」과많은면에서유사하다.주인공화자의집안이미군기지가들어서면서땅이징발되어쫓겨나고,할아버지가그일로인해울화병으로사망한부분은똑같다고할수있다.차이점은「철조망속휘파람」에서아버지가미군의개보초역할을하다가비명횡사했다면,「동거인」에서아버지는할아버지가울화병으로돌아가시자피눈물나는노력끝에움막을짓고콩나물을재배하여자수성가한다.
「동거인(同居人)」에서특이한인물인아버지는모터라는근대적기계를활용하면많은노동을절약할수있음에도불구하고전근대적인육체노동을고집한다.이것은정성어린육체의노동을통해키운콩나물만이제대로된콩나물이라는인식의소산이다.이런점에서아버지는교환가치보다사용가치를중시하는전근대적인물이라고할수있다.이에비해기계를자유자재로활용하는미군은근대성을상징한다.
군에서막제대한주인공인‘나(근호)’는가족에게독재자로군림하는전근대성의아버지와우월한점령군의오만을드러내는근대성의미군모두를비판적으로바라보는인물이다.‘나’는아버지의근면한절약정신으로인해겨우초등학교졸업장만을얻게된다.그이후에‘나’는중고등검정고시를통과하여어렵게대학에진학한다.이소설후반부는내국인출입금지지역인‘클럽파라다이스’양키홀에서일하는스트립걸인22살의미영을등장시켜미군과관련한이야기들이본격적으로등장한다.박석수작가는이소설에서미군의오폭으로인해쑥대밭이되었으나전혀피해보상을받지못한일,미군을상대로한한국의술집여자들이드러내는어이없는위계의식,양공주를착취하는미군을등장시켜비판적인대미인식을드러내고있다.
또다른중편「우렁이와거머리」는제목이말해주는대로우렁이와거머리의싸움을통한인간사회에서의선과악의투쟁을상징화하는기법으로나타난다.생명을빼앗으려달려드는거머리를맞이하여필사적인투쟁을전개하는큰우렁이의모습은이윤동기의더큰충족을위해서는눈하나깜짝하지않고무력한인간들을파괴시켜버리는현대사회의부조리에저항하여필사적인싸움을벌이는작중인물들의모습과매우흡사하다.작가는바로이처럼서로닮은두가지싸움의이야기를병치시킴으로써자신이전달하고자하는메시지에좀더인상적인스타일을부여하고동시에더큰보편성을주고자한듯이보인다.
「우렁이와거머리」의경우,이러한방법으로작품을전개한끝에작가가궁극적으로기대의눈길을던지는곳은「동거인」에서보았던바와마찬가지로소박한휴머니티의세계이다.스캔들에희생된영화배우안미숙이주인공화자와맺어진다는결말은그점을분명하게보여준다.이러한측면에주목한다면박석수의작품세계를구성하고있는두개의계열체는서로상이한소재를다루고있음에도불구하고작가의식이라는점에서는분명히뚜렷한일관성을드러내준다고판단하여무방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