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 있는 생 (박명희 장편소설)

숨어 있는 생 (박명희 장편소설)

$13.00
Description
『숨어 있는 생』의 줄거리
홍해강의 아버지 홍필승의 돌연한 죽음이 불러온 사연은 칠십 년 전의 시간을 재생한다. 홍필승의 장례식장으로 김동연이 조문을 온다. 김동연은 홍해강의 어머니 정인주의 친구 서정임의 아들이자 해강의 초등학교 동창생이다. 김동연이 미국으로 이민간 지 오십 년 만의 만남이었다.
홍해강은 아버지 홍필숭이 살아 있는 동안 한번도 자신에게 애정을 보이지 않았음을 서운해했다. 김동연은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한국전쟁이 났을 때 작은 도시에 살던 정인주와 서정임은 스무 살이었다. 서정임의 아버지가 북한군을 피해 남으로 피난가자 정임은 인민군들의 등쌀에 자신의 집에 더 이상 머물 수 없게 되면서 홍해강의 외할아버지 정연재가 운영 중인 삼세병원의 아랫집 상춘당에 머물렀다. 상춘당 뒷산에는 방공호가 있었고 그 안에는 경찰 홍필승이 숨어 지내고 있었다.
홍필승은 일제 식민지 시절 삼세병원의 사환이었다. 정인주와 서정임은 상춘당 우물가에서 남침한 인민군 대위 김단과 만주치게 되었다. 김단은 삼세병원 병실을 인민군 장교 숙소로 사용했다. 정인주와 서정임은 김단과 음악실에서 음악감상을 하던 중 미군의 공습을 받기도 한다. 미군이 개입으로 전세가 역전되며 김단은 정인주와 서로 사랑을 확인조차 못하고 헤어지게 되었다.
빨치산으로 활동하던 김단은 상춘당으로 정인주를 찾아와 하룻밤을 묵으며 사랑을 확인하고 황급히 북한으로 철수했다. 이후 해강을 임신한 정인주는 어쩔 수 없이 신분이 낮은 홍필승과 결혼을 하게 되었다. 딸 해강에게 명목상 아버지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1953년 휴전과 함께 정인주는 딸 홍해강을, 서정임은 아들 김동연을 낳았다. 새 정부가 들어서고 남파간첩이 된 김단이 정인주를 다시 찾아왔고 그는 다음날 또 월북하고 만다. 두 해 후 정연재 원장이 인민군 부역혐의로 구속되었다. 한국전쟁 때 인민군의 부상을 치료해준 혐의였다. 정인주는 홍해강이 공산당원 김단의 딸인 것이 탄로날 것이 두려워 죽은 듯이 지내야 했으며, 이후 서정임은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훗날 홍해강은 의사가 되고 김동연은 미국의 대학 교수가 되었다. 김동연은 아내와 이혼한 후 어머니 서정임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온다.
홍필승의 장례를 치르고 난 후 동연의 어머니 서정임은 홍해강과 함께 정인주의 묘소에 들러 김단의 사진을 보여주며 정인주와 김단의 애절한 사연을 말해준다. 그렇게라도 서른한 살 김단과 스물아홉 살 정인주의 ‘숨어 있던 생’이 연결된 것이다.
저자

박명희

朴明希
전주여고,이화여대국문과졸업했다.
1989년『문학사상』신인상에「별의주소」로등단했다.
소설집『안개등』『숨어있는방』을출간했다.
제34회한국소설문학상을수상했다.
서울가정법원의조정위원을역임했다.

목차

1.집이사람이다·9
2.조문·17
3.살붙이아닌딸·27
4.상춘당·39
5.첫사랑?·62
6.그산이아직도거기있을까?·71
7.전쟁의그늘·75
8.어깨동무친구·83
9.적과의동거·93
10.선택·102
11.돌틈에핀꽃·111
12.방공호안의남자·117
13.손목시계·126
14.설해목(雪害木)·134
15.1953년·138
16.아버지의눈물·154
17.상(償)의그림자·160
18.솟을대문·163
19.님·167
20.슬픔없는이별·178
21.숨어있는생·181

작가의말|박제된진실에대해말하고싶었다·185

출판사 서평

현대사의상처를격조있는이야기로직조한박명희작가의장편『숨어있는생』
전주여고와이화여대국문과를졸업하고1989년단편소설「별의주소」로『문학사상』신인상을수상한후한국중년여성문제를격조높고도심도있게펼쳐‘1990년대를여는작가’로조명을받으며제34회한국소설문학상을수상했던박명희소설가가첫장편소설『숨어있는생』을출간했다.
『숨어있는생』은누구보다귀하게태어나온실속의화초처럼성장했어도역사의그늘속에자신의존재를감춰야하고숨어살아야하는주인공홍해강과어머니정인주를둘러싼모녀이야기가펼쳐진다.이데올로기를떠나사람이사람을만나첫눈에반하고사랑한일로인해태어난자식을위해스스로존재를지워야했던여자의기구한삶을그렸다.
박명희작가는「작가의말」에서“가끔한국전쟁을상기한다.그시대와해후하기때문이다.‘글쓰는자는매번패배한다’는고(故)이어령선생님의말씀에동감한다.전대미문의전염병치하에서내가할수있는일은소설쓰기뿐이었다.전쟁중에묻혀간진실들을하나쯤은건질목소리를갖고싶은바람으로겁없이이일을시작했다.그러나소설쓰기는신께서내게주신선물이었으나저주이기도했다.사는동안소설은내게희망이었으나가슴시린외로움을감내해야했다.그래도소설은아직도내영혼의그리움이다.기왕에내딛은걸음,나는저어둠을밝히는휘황한횃불이될꿈은애초에갖지못한다.다만단한점이라도전쟁의진실을밝히는불꽃으로깨어있고싶다”고밝혔다.
김유정문학촌장인이순원작가는“박명희작가와는비슷한시기에같은문예지를통해등단했다.‘1990년대를여는작가’로함께주목받으며여러문학상후보에이름을같이했다.특히나소설집『숨어있는방』으로대표되는한국중년여성문제를격조높고도심도있게펼쳐문학적완성도와함께뚜렷한조명을받았”던작가라고평가하며“그박명희작가가소설속의시공간무대를확장해해방이후우리나라현대사전체를한여인의삶을통해끌어안는장편소설『숨어있는생』을펴냈다.우리는현대사의지난상처를지금우리가선자리의반성과성찰로돌아본다.박명희의소설은아름답고격조있다.박명희작가가직조해내는아름다움과격조가이야기속의안타까움과함께할때이른봄날저녁목련나무가지로사이로부는바람처럼독자의가슴을훑는다”며축하의말을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