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옷 (이종화 수필집)

구름옷 (이종화 수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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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수필 쓰는 은행원’ 이종화, 사회와 자연 바라보는 다양한 목소리를 담다
‘수필 쓰는 은행원’ 이종화 작가가 2022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지원을 받아 10년 만에 두 번째 수필집 『구름옷』을 출간했다. 등단작이자 첫 수필집 제목인 「가면무도회」에서 선보였던 개성 있는 메타포(Metaphor)를 주선율로 하여 사회와 자연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과 목소리를 펼쳐 보인다.
뜬구름 같은 인생을 구름에 비유해 인간은 자신에 맞는 구름을 베어내 구름옷을 입고 살아가다 땅거미가 내릴 무렵 백발의 노구를 이끌고 고향으로 돌아와 구름을 개키는 것이 삶이란 표제작 「구름옷」을 비롯해, 철강회사 사장을 꿈꾸던 아버지의 이야기인 「겨울꽃」, 어린 나이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며 쓴 「귀환」 등에서는 절제를 거듭한 삶의 거친 숨소리를 탄력 있는 단문 안에 조탁했다. 「광화문 정경」, 「킹메이커」, 「뉴 노멀의 언덕」 등에서는 이 시대와 사회를 향한 젊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이종화 작가의 장점인 비유와 은유, 그 멋을 한껏 담은 수필들이 줄기를 이룬다. 「궁(宮」)과 「군무(群舞)」, 「날개」와 「광장」 그리고 「무영탑(無影塔)」 등에서는 여러 글맛을 보여주는 팔색조의 모습을 잘 드러내고 있다. 또 한 폭의 그림 같은 「운현궁 호떡」과 「베니」는 서정성이 짙은 작품이다.
한혜경 수필가(명지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컵밥」에 시선을 줬다. 컵밥을 먹는 이들과 컵밥집을 둘러싼 갈등을 중심으로 거칠게나마 자본주의 사회의 실상을 잘 그려냈다는 것이다. 컵밥을 먹는 풍경은 삭막하다. 몇 종류 안 되는 반찬조차 옆사람과 나눠먹기 좀 그렇고 밥이 부족해도 주인에게 걸근거리기가 쉽지 않은, 그래서 서로를 멀거니 바라보거나 말을 주고받는다는 건 감히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나란히 매판 앞에 일렬로 서서 오로지 먹는 일에만 집중하게 되는 식사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사건은 컵밥집 매출이 늘자 일어난 갈등이다. 컵밥집 때문에 손님이 끊긴 점포상들이 등록도 하지 않고 세금도 내지 않는다고 민원을 넣은 것이다. 힘센 20%가 무기력한 80%를 압도하는 ‘20 대 80의 법칙’이 지배하는 현상을 잘 보여주는 예화이다. 이처럼 이종화는 ‘줄의 대열 밖으로 내몰린 사람들’이 먹는 서글픈 끼니와 ‘줄 끄트머리에 있는 약자’끼리의 치열한 생존경쟁, 승리는 늘 힘센 20%가 차지하는 잔인한 현실을 보여줌으로써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또 다른 작품 「유리알 유희」는 우리가 속해 있는 자본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불합리, 부도덕 등을 ‘우화’의 형식을 빌려 드러내고 있다. 부의 기름기에 맛들인 사람들은 자본을 축으로 브레이크가 풀린 채 급속하게 굴러가고, 과속은 급기야 대형 사고를 내는 것이다. 그날 그 바다에서 배가 전복되었듯. “배가 가라앉았다.” 그날, 우리들의 자존심도 함께 가라앉았다고 말한다. 화장으로 덕지덕지 가렸던 민망한 민낯이 낱낱이 드러난 것이다. ‘전복’으로 시작한 글은, “유리알”을 가진 “사내”의 “묘공”으로 전환되는데, 이는 그 원인을 자본주의의 욕망에서 찾고자 하는 화자의 발상 전환 때문이다. 그리하여 “할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할 수 있는 것”까지 외면한다. 이러한 맹목적인 욕망의 추구인 ‘유리알 유희’는 전복이라는 사고에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민명자 수필가이자 문학평론가는 「날개」에 주목했다. 「날개」에는 인간이 본원적으로 갖는 고독에 대한 물음이 있다. 그것은 소외에 대한 자각에서 비롯된다. 작가는 이러한 심상을 ‘새’와 ‘성’이라는 상징어로 표출한다. ‘새’는 순수와 자유의 기표인 동시에 이를 억압하는 기제로부터 탈주하려는 욕망을 내포하고 있다. 지상에서의 비상에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왜소한 자화상이다. ‘성’은 인간이 성취하려는 이상적 기표지만 끝내 도달하지 못하는 세계다. 이상화하는 대상이 무엇이든 그 ‘성’에 들어가려고 애쓰는 한 그것은 욕망의 기표가 되어 인간을 종속시키는 권력으로 작동하고 만다. 「날개」의 심연에는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본원적 고독이 숨어 있다. 여기에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자아의 정체성에 대한 물음이 있다. 현대 사회에서 인간을 소외시키고 억압하는 권력은 도처에 편재해 있다는 것이다.
저자

이종화

서울에서태어났다.서울대와미국GoizuetaBusinessSchool에서경영학을공부했다.군생활을할때제4회병영문학상을수상했다.스물일곱살,수필「가면무도회」를발표했고문단에발을들였다.2012년첫수필집『가면무도회』를출간했고제4회매원수필문학상을받았다.‘젊은수필2013’,2022년아르코문학창작기금발간지원사업수혜대상으로선정되어,두번째수필집『구름옷』을출간했고제42회현대수필문학상을수상했다.『에세이문학』,『월간금융』등여러매체에글을연재했다.수필문우회와(사)한국수필문학진흥회,에세이문학작가회와계수회소속이고,(사)한국문인협회와(사)국제PEN한국본부회원이다.

목차

책을펴내며|나를찾는여정·45

제1장운현궁호떡
운현궁호떡…11
베니…15
구름옷…20
겨울꽃…24
귀환(歸還)…30

제2장날개
어린까치…39
별…42
날개…47
예인(藝人)…51
여우비…57
직장의마지막기차역…62

제3장무영탑
궁(宮)…67
무영탑(無影塔)…70
광장…73
유리알유희…76
광화문정경…80
군무(群舞)…85

제4장한여름밤의꿈
킹메이커…91
한여름밤의꿈…98
컵밥…105
벽…110

제5장걸인기
2교시…115
걸인기(傑人記)…119
빈병…122
달빛…125
기러기예법…128
자기,그리고그대…133

제6장뉴노멀의언덕
뉴노멀의언덕…141
잉여의시대…149
용기있는리더의품격…157

제7장커피한잔의아침
돌담길…167
거울의방…171
곤충의친구…174
커피한잔의아침…180
내일터의오아시스…184

제8장가면무도회
여의도서정(抒情)…191
밥그릇…196
형제(兄弟)…200
고소공포증…203
가면무도회…207

책을마치며|다시무도회가시작되는모양이다·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