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카르마 (정영희 산문집)

굿모닝, 카르마 (정영희 산문집)

$15.00
Description
‘자신의 수행을 위한 도구’였던 산문 쓰기, 정영희 소설가의 『굿모닝, 카르마』
1986년 동서문학 신인상 수상 후, 여러 권의 장편소설과 소설집을 펴낸 정영희 소설가가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담았던 첫 번째 산문집 『석복수행 중입니다』(2017년)와 두 번째 『콤플렉스 사용설명서』(2020년)에 이어 다시 3년 만에 세 번째 산문집 『굿모닝, 카르마』를 출간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굿모닝, 카르마』는 “혁명가처럼 유토피아(Utopia)를 꿈꾸었고, 피안(彼岸)을 꿈꾸었다. 오래도록 아파했고, 오래도록 사색했다. 그러다 문득 유토피아와 피안은 ‘저기’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여기’ 내 안에 있음을 알았다. 수행의 첫걸음이다. 글쓰기는 농부의 쟁기처럼 수행을 위한 나의 쟁기구나 싶었다. 수행은 욕망과 집착과의 투쟁이다. 물이 범람하는 강가에서 모래 탑을 쌓는 일 같다. 언제나 실패하고 실패한다”며 소설가의 ‘산문 쓰기’는 ‘농부의 쟁기’처럼 자신의 수행을 위한 도구였다고 「작가의 말」에서 고백했다.
저자

정영희

대구에서출생하여영남대학교미술대학및동국대학교대학원문예창작학과를졸업하였다.대학교2학년때『시문학』에단편소설「아내에게들킨生」을발표하고,1986년중편소설「무무당의새」로『동서문학』신인상을받고문단에나왔다.그동안장편소설『그리운것은아무것도돌아오지않는다』,『무소새의눈물』,『슬픈잠』,『아프로디테의숲』,『아키코』등과소설집『그리운눈나라』,『낮술』등을출간했다.산문집으로『석복수행중입니다』,『콤플렉스사용설명서』와다수의공저가있다.현재〈영희역학연구원〉을운영하며글을쓰고있다.

목차


작가의말|마침내평화롭고자유롭기를·4

제1장미네르바의부엉이
11어바웃관종
17이방인을위한침대
25미네르바의부엉이
31보이차,그리고커피
38사자혹은원숭이
45뒷담화의효능
51팔자를고치는법

제2장이카루스를위한애도
61아이스케키
67이카루스를위한애도
73러브스토리와포르노
79아직도글쓰세요
86문앞에서
92피터팬증후군
98스톡홀름증후군

제3장굿모닝,카르마
107마음의깃발
113굿모닝,카르마
120욕망의거리두기
126발우를들고
132무무당
139매달린절벽에서
146소유냐존재냐

제4장콘야에서울다
155암행어사,오징어게임
162화양연화
167하우스오브구찌
174미나리
180콘야에서울다
187마음을보다
193생의향연

출판사 서평

〈제1장미네르바의부엉이〉에는‘관심종자’를줄인말인‘관종(關種)’에대해어원부터시작해인류최초의관종인고대그리스인헤로스트라투스와애플의창시자스티븐잡스,카카오이사회김범수의장등과소셜미디어SNS속의여러관종들에대해거론하며스토리가없는사람들은위험하다는「어바웃관종」,‘미네르바의부엉이’는독일의철학자헤겔의저서『법철학』서문에실린“미네르바의부엉이는황혼이짙어지자날기시작한다”에서나오는말로오랜사유와시행착오,지혜의연마끝에야비로소현명한판단이가능하다고하며,황혼녘에날아오를지혜로운어른들이없는현실을개탄하는「미네르바의부엉이」,누군가를시기하거나질투,비난하는‘뒷담화’는좋지않은말로회자되지만올바른비판을하며자기성찰도가져올수있는뒷담화를주고받으면일석사조의효과를만날수있다는「뒷담화의효능」등의글을만날수있다.

〈제2장이카루스를위한애도〉에는성인이되어서도현실을도피하기위해스스로어른임을인정하지않은채타인에게의존하고싶어하는심리를뜻하는피터팬증후군을보이는사람들과늘자신을청춘이라고생각하며‘동안(童顔)’에집착하는사람들역시모두‘피터팬증후군’이라부른다.그러나푸른대추가붉어져단맛을내듯사람들도나이가들수록더성숙한행동과사고를해야한다는「피터팬증후군」,밀랍으로만든날개로태양가까이갔다가추락한이카루스와『장자내편』「소요유」에나오는한번의날갯짓으로몇천리를날아가는새붕(鵬)의예를들며대학1학년때부터작가가되기를꿈꾸었고작가가되어30여년이넘게창작을이어오면서큰새붕(鵬)은되지못했지만날개에근육도생기고깃털도잘가꾸어웬만한바람에놀라지않게되었다는「이카루스를위한애도」등을읽을수있다.

〈제3장굿모닝,카르마〉는이번산문집의표제작이다.모든인간은산꼭대기까지끊임없이커다란돌을들어올려야하는형벌을받는시시포스처럼자신만의형벌이있음을깨닫는다.20년넘게살아온가락동오피스텔건물과주변에는20년동안머리에쟁반을이고밥을배달하는아주머니와20년동안무안낙지를파는여인과20년동안빈대떡을구워파는아주머니와20년동안문구를파는노총각과20년동안복권을파는남자와20년동안구두수선을하는사람들이있다.그들은모두부조리한운명같은자신만의업(業)을기꺼이받아들이며성실하게살아가고있다는「굿모닝,카르마」,또20년째다니는다섯평쯤되는가락동의‘잉글랜드수선’집의키작은부부가새벽3시반에일어나밤10시반에잠들때까지묵묵히일하는모습이구도자처럼보여본받을만하다는이야기인「매달린절벽에서」등은곱씹으며읽을만한글이다.

〈제4장콘야에서울다〉에서는〈오징어게임〉〈화영연화〉〈하우스오브구찌〉〈미나리〉〈리플리〉등유명영화와관련있는감독과배우,역사적장소이야기가주요소재이다.넷플릭스에서한국최초로전세계드라마1위를기록한〈오징어게임〉과황동혁감독에얽힌이야기,인생에서가장아름답고행복한시간을의미하는단어‘화양연화’와영화〈화양연화〉의주제곡으로재즈와첼로곡을융합한천재왕가위감독의이야기,희망을찾아미국으로이민간한가족의고군분투기이고한국할머니를연기한윤여정에게아카데미여우조연상을안겨준영화〈미나리〉등의글은만날수있다.

정영희소설가는「작가의말」에서“불환(不還).욕망이존재하는세계에돌아오지않는다는뜻이다.다시는돌아오고싶지않다.3초마다번뇌에멱살잡히는마음을끄고,적멸의강에이르러야가능하리라.눈먼거북이가백년에한번물위로올라와,떠다니는판자에머리가끼일확률보다인간으로태어나기가더어렵다는데,이귀하고귀한생(生)을탕진하고있다니.아,난얼마나더억겁의생을태어나고태어나서,이카르마(karma)다갚은공덕으로그강에닿을까”라고말하며“그강에이르는계단에한발을올려놓은자는아주느리지만,현장법사가온갖요괴를물리치며구법(求法)을향해서쪽으로나아갔듯,포기하지않고끝까지올라가게될것이다.하여,마침내평화롭고자유롭기를꿈꾼다”며산문집출간에의미를부여했다.

책속에서

고해를피하는방법을찾기위해닥치는대로책을보았고,책속에길이있었다.내게주어진이부조리한운명을기꺼이받아들이며끊임없이시시포스처럼바위를산꼭대기까지들어올렸고,산티아고처럼늘빈손이지만내일을위해그물을손보았다.어김없이바위는다시굴러떨어졌고,내그물에는언제나고기가걸리지않았다.어느순간저깊은심연에서돌순처럼딱딱한무엇이솟아나며이렇게외쳤다.
―얼마든지오라.나의형벌이여,나의운명이여.
---「굿모닝,카르마」중에서

늘불평불만만하는사람이있다.그런사람은절대팔자가고쳐지지않는다.평생불평불만만하다죽을공산이크다.삼라만상은화엄의세계다.들판의꽃처럼모두다를뿐이다.패랭이꽃이가시가있는장미를부러워할필요가없다.삶이란고통의바다다.그고통을겪으며나아가면된다.자신만이겪는바꿀수없는고유한삶을사는자신을사랑하라.고통을겪으며점점성숙해지는영혼을알아차리게된다.
---「팔자를고치는법」중에서

원숭이는사자짓을하지않는다.
바나나를배불리먹은한원숭이는그리말할것이다.저언덕위에사흘을굶고엎드려있는사자가불쌍하기짝이없다는투로말이다.언제부턴가세상은원숭이왕국이되었다.원숭이왕국에도사자는산다.배경으로.
I'mlionormonkey,thisisquestion.
---「사자혹은원숭이」중에서

의식주를해결하고가족을잘건사하는건죄가아니다.그러나소유에모든가치를두는인간유형은자신보다더많은부와권력이있는자앞에서는비굴해지고,없는자앞에서는교만해진다.비굴과교만을오고간다.또한소유한것을잃을까봐돈벌레처럼전전긍긍하며산다.
---「소유냐존재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