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멸종 : 장승진 환경 시집

인간 멸종 : 장승진 환경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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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아픈 지구의 현실을 다큐멘터리처럼 드러낸 장승진 시인의 환경·생태시들
1991년 12월 『심상』 신인상, 1992년 2월 『시문학』 우수작품상으로 등단한 이후 30여 년 동안 여러 권의 시집과 전자시집을 출간하며 제20회 세계문학상 시 부문 대상을 수상한 장승진 시인이 환경시집 『인간 멸종(人間 滅種)』을 출간했다.
이번에 출간한 장승진의 『인간 멸종』은 ‘지구가 아프다’는 주제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환경파괴와 생태계 위기의 현장을 담은 한 편의 거대서사시이다. 시집은 모두 4부로 구성되었다. 각 부 첫머리에 7∼8편의 디카시 30편이 실려 있으며 지구의 환경과 생태 위기를 생각하는 자유시 46편 등 모두 76편이 실려 있다.
장승진의 시집 『인간 멸종』은 「시인의 말」에서 언급했듯 투 트릭 전략, 즉 일종의 이종교배를 통해서 ‘인류세(Anthropocene)’에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시말은 강렬하고 이미지는 투명하다. 시인은 각 부의 전반에는 디카시를, 후반에는 자유시를 수록하면서 일종에 하이브리드 기법을 십분 활용해 『인간 멸종』을 이중의 서사로 이끌어가며 이 세계의 진실을 심문하고 있다.
장승진의 환경시집 『인간 멸종』은 현재 우리가 처한 인간학적 현실을 아무런 수식 없이 있는 그대로를 다큐멘터리처럼 드러내고 있는데, 어쩌면 그것은 삶의 진실에 이르는 지름길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장승진 시인이 전개한 일련의 시말운동은 ‘하나뿐인 지구’(「시인의 말」)를 너무도 사랑한 간절한 호소의 전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미지의 목적은 시말에 이르는 진실의 통로이고, 시말은 이미지 전체를 지배하는 지구에 대한 시인의 사랑이다. 참으로 가혹하고 무서운 말이지만, 어느 누구도 ‘지구가 아프다’는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그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장승진 시인의 환경시집 『인간 멸종』의 발간은 의미가 깊은 작업이다.
이상국 시인은 “대추나무 한 그루를 심으면 백 년은 대추가 열린다. 뻐꾸기는 아프리카에 가서 겨울을 나고 봄에 온다. 일본은 방사능 오염수를 태평양에 들이붓고 있다. 이 이후에 지구 환경문제를 논한다는 것은 인류의 위선이다.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면 끔찍한 일이다. 지구도 언젠가는 집으로 돌아갈 텐데…”라고 추천사를 써주었다.
또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은 “기후재난과 생태환경 위기는 전쟁보다 무서운 인류 생존의 문제로 다가왔습니다. 장승진 시인은 간결한 언어와 사진을 곁들여 우리의 가슴에 파고들어 감동을 줍니다. 맑고 순수한 열정을 담은 시집을 추천합니다”라며 장승진 시인의 환경시집 『인간 멸종』의 출간을 축하했다.
저자

장승진

(張承鎭)
강원홍천출생으로영어교육학과영문학을공부했다.중등교육현장에서외국어교육과국제교육교류를위해일하면서강원대겸임교수,강원녹색환경지원센터행정협의회위원으로활동하기도했다.『심상』(1991년12월)신인상,『시문학』(1992년2월)우수작품상으로등단했고시집으로『한계령정상까지난바다를끌고갈수없다』,『환한사람』,『빈교실』,『천상의화원』과전자시집『그겨울상사화』,『미세플라스틱커피한잔』을선보였다.제20회세계문학상시부문대상을수상했으며갈뫼,A4,삼악시동인으로,강원기독문인회,강원PEN문학,수향시,한국문인협회회원으로,디카시춘천회장,춘천문인협회회장,강원도문인협회부회장으로활동하고있다.

목차


시인의말5

1부초록숨구멍
햇살거울·13
꽃이피는이유·14
내몸도자연이다·15
짐진자들아·16
인어가온이유·17
안되는이유·18
큰그림칸델라브로·19
그시절·20
중도맹꽁이·21
바람이분다·22
초록숨구멍·24
안드로메다에서·25
투발루·26
바다단풍염생식물·28
녹색의비명·30
위험한빚쟁이·32
지구엔플랜B가없다·34
천연기념물이사라진다·36
사막이되어가는바다숲·38
그러나궁금하다·40

2부내탄소발자국
감동의비극·45
비내리는히말라야·46
벗겨지는열대우림·47
소방귀도온실가스·48
왕부리새투칸·49
눈물기우제·50
붉은사막도한때는·51
무관심의정면·52
또산불·53
북극곰구하기·54
한쪽으로빙글빙글·56
킬링곡선·58
벌들아어쩌니·60
쓰레기최고봉·62
내탄소발자국·64
빙하의피·66
탄소중립포인트에너지·68
오렌지포그·70
탄소시(詩)·72
아듀쓰레기·74

3부미세플라스틱커피한잔
철모르는것들·79
규화목·80
배고픈표정·81
번성하라·82
나무야나무야·83
불가사의샘찾기·84
기후변화취약수종·85
거짓말같은·86
보이지않는그물·88
굴꽃·90
인공눈올림픽·92
순록의태풍·93
미세플라스틱커피한잔·94
대왕오징어·95
새똥광을아시나요?·96
미란성위염·98
플라스틱차이나·100
산양아비키니입어봐·102

4부맹그로브숲
위기의틈새·105
펭귄의상상력·106
배경이좋으려면·107
악마의목구멍·108
초록이필요해·109
이런아이디어·110
킬리만자로버킷리스트·111
태초의우주·112
바오밥나무·114
유통기한·116
이런말씀도·118
초원을회복할수있을까·120
지옥의피안·122
지구가아프다·123
인간중심주의대륙·124
맹그로브숲·126
잉카옥수수·128
내안의강·130

해설인간학적현실혹은전지구적위기/김석준·132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ㄴㅇ녹색의비명>

제주신양섭지해수욕장해변이사라졌다
녹색갈파래이상번식으로뒤덮인채썩어가고
바닷속은온통부영양화물질로숨막힌다

튀르키예마르마라해지중해해변은
플랑크톤점액질로뒤덮여질식해죽어간다
아름다운휴양지가공포의해변으로변했다

칠레에서중국에서전세계해변에서
산소부족으로떼죽음하는물고기들
강과바다에산처럼솟아오른물고기공동묘지

육지의오염물질바다로흘러쌓이고
병든바다는죽음의파도로밀려든다
비료와퇴비유입으로생긴낙동강의녹조오염이
치명적독성물질마이크로시스틴을만들고
농축산물로들어가결국사람들먹거리가된다
정자수가감소하고병들어죽고
이젠인간멸종이코앞으로다가왔다

사막이된바다늘어가는데드존*
강과바다가지르는녹색의비명
인간멸종을향해돌아가는
째깍째깍경고의초침소리들리는가

데드존(DeadZone):바닷속용존산소가부영양화로사라져결과적으로생명
이살수없게된지역,1960년대세계적으로45곳에불과했지만심화되는기
후변화와환경오염으로현재700여곳을넘어섰다.

<미세플라스틱커피한잔>

점심먹고총총
받아들고들어가는
테이크아웃종이컵커피

매일한잔씩즐기던시간이
세포를죽이는신경독성물질되고
혈관따라몸전체로
뇌속까지흘러다니고있다니

무심코버린플라스틱
돌고돌아내몸속축적되어
칼날이되었다

편리함에올라타놀다보니
종이컵하나에서20개씩나왔다는
5mm미만플라스틱조각들
연간7300여개미세플라스틱으로쌓여
숭고한정신의우리존재가
독한쓰레기저장소되었다

<내안의강>

길을걷다가끔은
나루를만나고싶을때가있지
구부러진강기슭물소리로
모진강이나신연강처럼지금은없어진
아득한나루터이름들부르며
강바닥깨끗한모래를
만져보고싶을때가있지

삶을쪼개거나쥐어짜면
시가나오는줄생각한적있었어
바람닿으면이파리뒤집으며
흐느끼듯떨리던키큰미루나무
그렇게떨릴수있으면된다고
강가에오래도록서있는그림자안고
물비늘반짝이며찰랑일수있다면
그게시가아닐까생각이바뀌었지

내안의강엔녹색숲자라고
하얀조약돌과은빛물고기들있으면돼
가끔물총새뛰어들며메멘토모리
죽음을기억하라외쳐주면돼
네가죽을때세상은울어도
너는기뻐할수있도록그런삶을살라고*

나바호족인디언의금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