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천사의 말을 극장에서 배웠지 : 김지율 시네마 에세이

나는 천사의 말을 극장에서 배웠지 : 김지율 시네마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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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04편의 시와 영화에 담은 13가지 현실과 삶에 대해 이야기하다
2009년 『시사사』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하여 시집 『내 이름은 구운몽』 『우리는 날마다 더 아름다워져야 한다』과 詩네마 이야기 『아직 돌아오지 않은 것들』 등을 출간했던 김지율 시인이 두 번째 詩네마 에세이 『나는 천사의 말을 극장에서 배웠지』를 선보였다. 현재 경상국립대 인문학연구소 학술연구교수로 재직 중인 김지율 시인은 지난 3년간 진주 KBS1 〈정보 주는 라디오〉에서 좋은 시와 영화를 대중들에게 알려야겠다며 방송한 원고들을 재구성하고 필요한 부분은 새롭게 쓴 책이다.
시와 영화는 동시대에 일어나는 동일한 사건에 대해 각자 자기의 색깔로 말하고 이미지화한다. 비슷한 사건과 감정이지만 시가 전달하는 방식이 다르고 영화가 전달하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말하자면 ‘시는 말하는 그림이고, 영화는 눈으로 보는 시’이다.
『나는 천사의 말을 극장에서 배웠지』에는 현실을 소재로 13가지 주제로 시와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Part 1은 일상이라는 현실, Part 2 타인이라는 거울, Part 3은 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 Part 4 나는 내가 믿고 싶은 대로 기억한다, Part 5 자연과 생태 그리고 공생의 길, Part 6 부디 이 마음을 읽어주세요, Part 7 길 위에서 꾸는 꿈, Part 8 슬픔이라는 연대, Part 9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늦은 시간들, Part 10 가깝고도 먼 차별과 소통 이야기, Part 11 아우슈비츠와 5·18 민주화운동, Part 12 음악들, Part 13 독락당과 육첩방 사이 등이다.
김지율 시인의 ‘詩네마 에세이’에는 피터 위어의 〈트루먼쇼〉, 팀 버튼의 〈가위손〉, 스티븐 달드리의 〈디 아워스〉, 미셸 공드리의 〈이터널 선샤인〉,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 송해성의 〈파이란〉, 월터 살레스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스티븐 스필버그의 〈칼라 퍼플〉, 양조위의 〈화양연화〉, 피터 패럴리의 〈그린북〉, 이창동의 〈박하사탕〉, 커스틴 쉐리단의 〈어거스트 러쉬〉, 마이클 래드포드의 〈일 포스티노〉 등 아직도 영화마니아와 일반인들에게 화제작으로 거론되는 작품이다. 또 영화와 연결되는 주제로 이야기되는 시인들 역시 이상, 김춘수, 이승훈, 정현종, 최문자, 황지우, 김승희, 정호승, 박노해, 안도현, 이문재, 나희덕, 허수경, 박정대, 이병률, 문태준, 고영민, 손택수, 이수명, 송경동 등이 쓴 문제작들이다.
세상의 모든 시와 영화는 첫 시이고 첫 영화다. 그 시와 영화들은 새로움을 향해 죽고 또 새로움을 향해 다시 살아가기 때문에 매 순간 어떤 모험을 무릅쓰고 우리에게 온다. ‘최선’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을 보여주는 그런 시와 영화는 나와 우리의 테두리를 점점 희미하게 만들 것이다.
그러므로 한 편의 시와 한 편의 영화는 어떤 사물과 존재를 입체적이고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한 상생의 관계에 있다. 시와 영화를 좋아하고 즐기는 일은 우리에게 한층 더 깊고 풍부한 감성과 지성을 선물한다. 이 책에는 내공 있는 시인들과 영화감독들의 104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그 한 편 한 편의 시와 영화 속에 담긴 삶의 진정성과 표현의 미학성을 함께 느끼고 알아갈 때 그것이 더 풍부한 의미로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김지율 시인은 「작가의 말」에서 “장 뤽 고다르는 ‘우리가 영화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영화가 우리를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어쩌면 이 책에 묶인 시와 영화가 나를 그리고 우리를 선택한 것인지도 모른다. 읽고 나서 오랫동안 입속을 맴돌던 시들, 러닝타임이 끝나고 마지막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멍한 순간들을 선물했던 영화들이 이 책의 주인공들이다. 104편의 詩네마와 함께 부디 당신이 좀 더 자유롭고, 좀 더 가볍게 춤출 그런 순간을 오래 맞이하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저자

김지율

경남진주에서태어났다.2009년『시사사』를통해시인으로등단했다.시집『내이름은구운몽』『우리는날마다더아름다워져야한다』,대담집『침묵』,詩네마이야기『아직돌아오지않은것들』,연구서『한국현대시의근대성과미적부정성』,『문학의헤테로토피아는어떻게기억되는가』등을썼다.경상국립대학교인문학연구소학술연구교수로재직중이다.제9회진주문학상,제8회시사사작품상을수상했다.

목차

책을펴내며|“좋은詩네마는우리를더먼곳으로데리고간다”·54

Part1내가만든안전한굴(窟)이내무덤이될수있다·11
Part2우리는같은꿈을다르게꾼다·33
Part3그래요,아침부터저녁까지나자신을견뎌요·51
Part4나는나인가,너의기억인가?·71
Part5야생은힘이세다·87
Part6끝까지남겨둔마음·111
Part7그렇게삶은계속된다·133
Part8각자의마음으로함께울어요·149
Part9당신과나사이스치고스며든것·161
Part10우리너머에우리·189
Part11역사가붙들어야할‘그날’의기억·211
Part12악마가부른천사의노래·229
Part13‘시인’이라는타자의시간·245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어떤영화는쉽게잊히지만,어떤영화는오랫동안기억속에서끝없는질문을만든다.누군가지금이현실의자신의삶을‘가짜’라고한다면우리는그것을어떻게감당할수있을까.

때로는자신삶이진짜일까라는다소촌스러울수있는질문앞에가끔흔들린다.그것을알고싶은열망과덮어두려는두려움이요란하게부딪치기때문이다.자신이원하는삶을위해죽을고비를넘기며24시간생방송되는〈트루먼쇼〉의세트장을빠져나온짐캐리의마지막대사는‘여러분,저다시못볼테니까미리인사해요.굿모닝,굿애프터눈,굿이브닝’이다.아주코믹하고유쾌한순간이다.

선택은내삶뿐만아니라타인에게도영향을미친다.그것이삶과직접적인연관이있을때는더더욱그렇다.내가현실로부터너무멀리떠나왔을때그래서더무의미하고더무책임해지고싶을때,힘들겠지만우리는그두려움들을이겨내고‘진짜눈물’과대면해야한다.
―피터위어감독의〈트루먼쇼〉중에서

‘아바타(AVATAR)’는인도의신화에서온말이다.인도최고의신인‘비슈누’는인간세상이혼란스러울때마다또다른인간의몸으로나와서인간세상에개입하는데,이인간세상에개입하는비슈누의화신이바로‘아바타’다.비슈누신의아바타로석가모니와크리슈나등을들수있는데영화는그‘아바타’를SF로가져온이름이다.

제임스카메론감독은이영화에서3미터를훌쩍넘고인간보다육체적감각과운동신경이뛰어난‘나비족’이자연과교감하며살수있는‘판도라행성’을그렸다.이나비족들이사용하는언어또한언어학자들의도움을받아만든‘인공어’이다.무엇보다판도라행성과나비족들의표정이나모습들이왠지낯설지않는것은태고의시공간적모습을거기서발견하기때문이다.말하자면아바타는가장오래되고가장새로운것이공존하며낯익으면서낯선그무엇을신화적모티브로보여준다.

영화에서지속적으로부각시키고있는것은나비족이자연과하나로연결되어있다는것이다.애초에인간은땅에서나와자연과함께성장하면서진화되어왔다.때문에인간과자연은하나의유기적생명체로얽혀있으며세계대부분의창조신화가이와비슷한이야기를담고있다.
―제임스카메론감독의〈아바타〉중에서

영화〈일포스티노〉는마이클래드포드감독의1994년도작품이다.시인파블로네루다와우편배달부마리오의우정을한편의시처럼그리고있다.이탈리아남부의‘칼리디소토’라는작은섬의자연풍광과배우들의명연기그리고아카데미음악상을받은음악이잘어우러진작품이다.자연과시,인간과정치,사랑과우정등인간이살아가면서느끼는감정과정서들이아름답게녹아있다.무엇보다〈시네마천국〉에서영사기기사,알프레도역을했던필립느와레가시인‘네루다’역을맡았다.

1971년노벨문학상을받은파블로네루다는칠레의민중시인으로국가적영웅으로까지칭송받았다.라틴아메리카대륙의운명과희망을생생하고설득력있는언어로구사하며근대남미문학을대표하는작가이다.초기에는순수서정시를창작했지만1930년대중반이후에는좌우이데올로기의대립으로정치,경제적상황이불안했던칠레의정치활동에적극가담했다.이시기네루다는외교관으로활동하다가정치적망명을떠난다.이영화는그당시를배경으로하고있다.

매일시를읽고쓰는네루다를보면서우편배달부마리오는시를읽게되고차츰자신도시인이되고싶어한다.그러던어느날바닷가모래위에앉아마리오는시가뭐냐고네루다에게묻는다.그러자네루다는“시는설명하면진부해지고,시를이해하는가장좋은방법은그감정을직접경험해보는것”이라고한다.그리고시에서가장중요한것은‘은유’이고이‘은유’는‘비가온다’를‘하늘이운다’처럼다른것에비유해서표현하는것이라고한다.
―마이클래드포드감독의〈일포스티노〉중에서
---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