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치국 끓이는 아침

곰치국 끓이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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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하태성

저자:하태성

1968년전남보성에서출생했다.지금은없어진미력남국민학교와보성중학교를졸업했다.일찍이근대화의기수가되기위하여전남공업고등학교입학했으나근대화의기수가되지못하고대림대학으로진학하고육군에입대해만기전역했다.인천에서이공장저공장을떠돌다1992년인천노동자문학회4기신입회원으로활동했고1995년현재직장인한국가스공사에입사했다.2000년부터노동조합간부가되어2002년철도,발전,가스공공부문파업지도부활동했으며이후공공연맹(현공공노조)조직국장,광주전남지역본부장,민주노동당,정의당등여러단체에서활동했다.2012년삼척으로이사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민주노총강원지역본부동해삼척지부에서활동하며2019년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원회상임대표를맡아생명,평화,기후위기,탈석탄,탈핵등환경운동가로활동하고있다.2018년시집『불량시민』(레디앙)을출간했다.삼척시근덕면부남해변길에위치한부남미술관에서틈틈이시를쓰고그림을그리고있다.

목차


시인의말5

1부
맹방순비기·13
맹방해국·14
맹방해당화·15
소한계곡·16
부남해당화·17
맹방바다·18
곰치국끓이는아침·20
곰치국1·21
곰치국2·22
부남모란·23
번개시장1·24
번개시장2·25
번개시장3·26
번개시장4·27
봄바다·28

2부
다래끼·31
로봇이지배하는세상·32
부점과반음사이·33
폐허를짓는다·34
환절기·35
입춘무렵·36
바람아!·38
절정·40
노안·41
쐐기를박는다·42
사랑·43
나의시론·44
친퀘테레(CinqueTerre)·45
닭의부화·46
춘설·47

3부
어떤약속·51
아!사월·52
묵호논골담에서·54
세월호8주기·56
무엇이바뀌었을까?·58
검사가다스리는세상·60
사슬을끊고연대로·62
파도는혼자서파고를만들지않는다·64
강건너평화구경·67
국회앞에서발길을돌리다·68
연대·70
떡신자·72
오월은내게·74
뜨거운잠수노동자·76
이대론살수없다·78

4부
침을맞는다·81
어떤기억·82
집회·83
자유·84
멕시코공항에서·86
버마민중투쟁을지지하며·87
가자미·88
촛불이되어·89
게이트를열어라!·90
김용희·93
씨앗·94
고김용균을추모하며·95
어느강연장에서·96
원래가사람을죽였다·98
꽁치가위험하다·102

발문‘젊은날위태롭고뜨거웠던사랑’에대하여/송경동·104

출판사 서평

[표제시]

곰치국끓이는아침
-
부남마을예닐곱마지기다랑논
달포만에모내기끝낸김남용씨
이른아침번개시장엘다녀와서
아내에게검은봉지내미는데
아내는곰치를또사왔다며
우물가에내동댕이쳤다
출렁거리며쏟아진검은비닐봉지속
검은물곰한마리
깨알같은눈삼척사내같고
물크덩한살삼척여인같다
-
양은냄비곰치국끓어오르는데
흐물한옛사랑이비릿하다
김남용씨국그릇코를박고
뜨신국물들이마시고는
삽을둘러매고잰걸음나서는데
발걸음오늘은가볍다
곰치국끓이는부남의아침이희붐하다
--
[대표시]

묵호논담골에서
--
인천에서활동하는동지들과오랜만에
봄바람아스스한묵호논골담에서만나며
가족의안부를묻다가문득,
대중운동론을토론했다
후배는선배는좀더대중운동가처럼활동하라고
지금선배의모습은아니라며
취중에고언을아끼지않았다
하지만난그말에동의하지않았다
고백하건대지나온내삶은
저기바다의풍랑같이위태로웠고
한때자연을찾아별들을헤아렸고
또어느순간엔음악에취해길을잃었고
부평초처럼떠돌다고흐의별빛에잠이들었다
때론아까운인생을헌집을고치는데소비했고
어느날엔생선의눈동자를쫓았으며
잘린생선의머리에혼을빼앗겼으며
그러다가무료한날이면바닷가에낚싯대를드리우며
좌면우고우왕좌왕한나날을보내기도했고
그런날이면벗들과어울려술판을벌일생각에들떴고
두번의파국을맞이한삶이었다
그리고지금은한여자의사랑을차지하기위해
매일연민의밤을지새우며흔들리고있는데
나에게대중적운동가의삶은가당치않았다
노동조합선거에비정규직정규직화를내걸었다고낙선했고
30년회사생활에포상한번받은적이없고
훈장처럼징계,구속도당하지않았으며
입으로비정규직철폐,노동자는하나다같은구호따위에
들뜬일상을뜬구름으로흘려보내고있다
그러는사이누구는시인이되고소설가가되었고
문학상을받고동인의회원으로고상한언어를
밥이되는소설과시를내리갈길때
나는동료에게어용이라고욕지거리몇마디퍼붓고
명예훼손,모욕죄에기소당해벌금을맞고
돈백만원이아까워잠못이룬몇날밤
그런날이며서산의그림자를따라인생을보내고싶었고
바람에흔들리며칠흑같은바다에뛰어들고싶었다
나는세상을바꾸려는거대한파도나
거대한사상의거처가되지못하고
모욕,명예같은사소한것들에자꾸만흔들리고
견딜수없는가벼움이가득한나날들이었다
그런나에게대중성은언감생시언발에오줌누기였다
등대처럼세상을비추는일은나에게과분한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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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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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시에는생명이없다는것을
구호가시가될수없다
외침이문장이될수도없다
유구한삶이그렇듯
삶이보이지않을때시가보인다
삶이죽을때시가살아난다
나의시어는죽은언어들의나열
보아라저화려하고수사가넘치는
장엄하고현란한언어잔치
그러나거기엔아무것도없다
세상의끝은광속이다
나의시의절규는사치다
나의시의절망은현실이다
내언어에는심연이없다
그런날은시보다낮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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