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을 버리면 바다가 열린다 (차미란 에세이)

방향을 버리면 바다가 열린다 (차미란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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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아시아 여행기이자 글쓰기 수련 고백록, 독서 감상문인 차미란의 에세이들
2022년 『계간현대수필』 신인상을 받았던 차미란 수필가가 첫 에세이집 『방향을 버리면 바다가 열린다』를 선보였다. 차미란 수필가는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에서 소설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계간현대수필』 편집위원, 서초수필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에세이 『방향을 버리면 바다가 열린다』는 작가의 아시아 여행기이면서 글쓰기 수련 과정에 대한 고백록이자 독서 감상문이다. 이 책에 실린 글은 라오스, 대만, 인도, 태국, 일본 등 주로 아시아 국가 몇몇 도시를 여행하며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기록한 수상(隨想)이다. 에세이를 읽다보면 삶에 대한 작가의 만만치 않은 사유와 성찰에 공감하게 된다. 그것은 그가 지금까지 삶을 헛되이 소비하지 않았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다. 그리고 글쓰기에 대한 열망과 지속적인 노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그런 여행과 성찰이 가능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방향을 버리면 바다가 열린다』는 여행기이면서 좋은 소설가가 되고 싶은 그녀의 내적 고백록으로 보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는 여행하면서 책을 늘 가지고 다니는데, 여기서 소개된 책만 하더라도 『생존 시간 카드』(마르셀 에메), 『당신을 위한 것이나 당신의 것은 아닌』(정지돈), 『굶주림』(크누트 함순), 『변신』(프란츠 카프카), 『불안의 서』(페르난두 페소아),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아잔 나티코), 『어느 작가의 오후』(스콧 피츠제럴드), 『제7일』(위화), 『Way of Seeing』(존 버거), 『설국』(가와바타 야스나리』), 『영혼의 자서전』(니코스 카잔차키스) 등 10여 편에 달한다.
에세이에는 가볍게 웃으며 지나칠 수 있는 실수담과 ‘큰일날 뻔했네!’ 가슴이 철렁할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대만 타오위안공항에서의 현지 카드 사기 사건이나, 끼니를 놓쳐 헤매다 결국 백화점 음식점 코너에서 비빔밥으로 간신히 해결했다는 이야기는 가벼운 해프닝이다. 하지만 태국 끄라비에서 애초의 여행 일정을 바꿨다가 방콕 수완나폼공항에서 겪은 사건은 언어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려주는 일이다. 여성 혼자 공항 직원들에게 심문(審問)에 가까운 질문에 시달렸을 그 상황을 상상하면 불쌍하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하다.
이에 반해 인도에서의 구걸 소녀 이야기는 현지 사정에 대한 몰이해, 또는 일상적 동정심이 유발한 불의의 사건이다. 볼품없이 깡마르고 초라한 차림의 어린아이가 손을 내밀고 구걸하는데 냉정히 그 손을 뿌리칠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외국 여행에서 그런 아이들에게 적선했다가 낭패를 보았다는 이야기는 너무 흔하고, 가이드들도 귀에 못이 박히도록 주의를 주기 때문에 여간해선 사건에 휩쓸리지 않는다. 그러나 화자는 이곳저곳에서 그런 일을 겪었고, 그 일을 자세히 서술한다. 또 라오스 현지 가이드 덩샤이가 칠순이 넘은 남자 여행객을 ‘오빠’라고 불렀다가 야단맞은 에피소드는 우리들에게 반성할 거리를 제공한다.
차미란 수필가는 라오스에서 일본 북해도까지의 아시아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그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것은 “소설을 잘 쓰려고 하지 말고 꾸준히 많이 쓰자”는 것, 그리도 다른 하나는 “방향을 버리면 바다가 열린다”는 깨달음이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이 명제는 그녀가 북해도의 삿포로 스스키노 거리를 헤매며 통찰한 것이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여행기를 쓰려는 독자들이 참고해도 좋은 장점을 갖추고 있다. 작가의 여행기에는 그 여행의 의미와 가치를 충분히 고민하고 성찰한다. 여행 중 틈나는 대로 독서와 메모를 하고 한 편의 글로 정리하는 것은 스스로가 정한 여행의 목적임을 잊지 않는다.
차미란 수필가는 “이 에세이는 스토리텔링이다. 자전적 이야기이고, 환상이면서 리얼리티다. 나는 동아시아의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얻은 것들을 소재로 이야기하듯 에세이를 써내려갔다. 모든 에피소드는 내가 실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한다. 이야기를 흥미롭게 하고자 약간의 상상력을 동원했으나 그것은 양념일 뿐이다. 사소한 감정으로 얽힌 것들은 함축하고자 했지만, 중언부언 늘어놓은 이야기들도 있다. 또한 각각의 이야기에 가장 나다운 모습을 담고자 못난 나의 치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것은 여행과 글쓰기를 통해 나를 알아가는 일련의 과정이다. 나를 이루는 세포들이 항상 분열하듯, 나의 이야기들은 다시 만들어지고 또 분열할 것이다. 삶이 곧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내 삶을 관통하며 만들어진 이야기를 받아적으며 나는 어제와 다른 나를 만들어 가고 있다”라고 「작가의 말」에서 밝혔다.
저자

차미란

삶의길위에서어느날,글쓰기에전념하기위해하던일을모두접었다.관계망의긴촉수를거둬들이고좁은방에틀어박혔다.삶의방향을바꿀때마다불안한미래에흔들리곤한다.하지만후회는없다.그글쓰기가끝내불완전할지라도그것만이내삶에위로를주기때문이다.
전남완도에서태어나큰바다를항해하리라는꿈을키우며자랐다.동국대학교문화예술대학원문예창작과에서소설을공부하여석사학위를받았다.석사학위작품집『소설에투영된현대인의사회적불안과소외』를냈고,첫에세이집『방향을버리면바다가열린다』를냈다.『계간현대수필』에수필「춘봉씨와속헹씨」로등단했다.현재는『계간현대수필』의편집위원으로일하며,서초수필문학회에서문우들과글쓰기를공부하고있다.

목차

작가의말|환상이며리얼리티인여행이야기·5

제1장라오스
시간이느리게흐르는곳…15
금잔화향기를품은도시비엔티안…20
탓루앙의위대한빛…26
팍세는빡세다…30
귀신의덫…35
무당이되다…40
생존시간카드…47
여행은함께춤추는것이다…54
우리가잃어버린것…60
나쁜말…64
노을이아름다운나라…68

제2장좌충우돌대만
스탕달신드롬…73
사기를치더라도장소는가려야…78
돌고돌아비빔밥…83
여왕에게경의를표하라…89
잘쓰지말고그냥쓰자…93
바퀴벌레와겸상…98
시절인연…105
불광사의탑돌이…110

제3장북인도
강이다마를때까지기다릴수없다…117
인도에서김서방찾기…124
녹야원사르나트…128
죽음을기다리는도시…132
갠지스강의새벽…137
카주라호…142
자기연민의깡통을들고…146
가장성스러운약속…154
구걸이라는직업…161
내동화적상상을물어뜯은코브라…167
빗자루몽둥이로얻어맞은꼴…172
배우고실천하라는가르침…176
뉴델리를떠나며…182

제4장태국
2023.1.31.(화)…189
부처를일으킨보리수…193
치앙마이가는길…197
형벌의딜레마…201
총부리제치고커피한잔…207
골든트라이앵글…212
피는달고맛있어…218
또깨또깨똣깨∼∼…224
끄라비해변의요가…231
연장과취소는뭐가다를까?…236

제5장북해도
삶이비록권태로울지라도…245
머위잎아래살던사람들…248
천국과지옥은경계가없다…252
방향을버리면바다가열린다…257

해설|여행,기록,소설쓰기/장영우·2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