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도 깊으면 힘이 세진다 (전윤호 시집)

슬픔도 깊으면 힘이 세진다 (전윤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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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제30회 편운문학상 수상한 전윤호의 새 시집 『슬픔도 깊으면 힘이 세진다』
2020년 제30회 편운문학상을 수상한 전윤호 시인이 새 시집 『슬픔도 깊으면 힘이 세진다』를 현대시세계 시인선 114번으로 출간했다. 1991년 『현대문학』으로 시를 추천받아 등단하여 30년 동안 10여 권의 시집을 출간한 전윤호의 이번 시집은 제2의 고향인 춘천에서 4년 가까이 생활하며 춘천과 관련한 시를 한 권으로 엮었다.
전윤호 시인의 문장은 놀랍게도 시인 자신으로부터 물러나 있다. 밤의 사물들이 정적 속으로 물러나 주위의 빛과 소리들을 더욱 환하게 열어놓는 것처럼, 그의 문장은 존재들을 온전히 받아들임으로써 그들의 실존을 스스로 증명하게 한다. 물론 시인의 문장은 자신의 삶에 대한 태도와 이념, 지향과 생각들이 강하게 스며든 생활세계 그 자체라 할 수 있지만, 그는 이 같은 통상적 언어세계를 반성하고 성찰하며 돌려세움으로써 자신의 문장을 완성해왔던 것이다.
저자

전윤호

정선에서태어나중학교까지다니고,춘천에서고등학교를나왔다.동국대학교에서역사를전공하고,1991년『현대문학』으로시를추천받아등단했다.여러출판사에서기획편집자로일했고,10여권의시집을썼다.그외동화,소설,아동서등다수의저서가있다.시를쓰겠다고전국을떠돌아다니다4년전부터춘천에산다.한국시인협회사무총장을지냈고한국시협젊은시인상,편운문학상등을받았다.

목차

1부
봄의왈츠·13
상형문자·14
겨울샘밭·15
꽃전사·16
고운밥·17
단단함에대하여·18
마지막모퉁이·19
못난이분재·20
물속의나무·21
병속에담은편지·22
안개·23
서면호수·24
샘밭에시가내린다·25
동면·26
봄눈·27
삼월·28
감기가오는저녁·29

2부
파르티잔·33
사막여우·34
샘밭막국수·36
신매대교·38
부정탄봄·39
소양3교·40
소양댐·41
소양사·42
환한이별·43
오미나루·44
안개영농법·46
열매의내력·47
왕벚나무·48
착한밤·49
한밤의자전거·50
풍물시장·52
하중도·53

3부
시인·57
라스베가스를떠나며·58
불온한겨울·60
봄비·61
샘밭에서산책하기·62
안개곰·64
안개연대기·65
안개의근황·66
오래된정원·68
이별의속도·69
춘천역·70
젖은샘밭·71
하얀새·72
흐르는마을·74
해장아파트·76
비오는가을·77
십일월·78

4부
바람자전거·81
멈춘것을위하여·82
감자꽃·83
그해의돌림병·84
OST·85
강에게·86
기별·88
달빛사·89
도깨비아파트·90
문을닫으며·92
바다공소·93
동면에내리는비·94
무서운연애·95
겨울·96
겨울하늘·97
물속의자전거·98
민물뱀장어·100

해설슬픔에직립한문장들,혹은봄의탄력처럼다시충만해지는/박성현·101

출판사 서평

제30회편운문학상수상한전윤호의새시집『슬픔도깊으면힘이세진다』
2020년제30회편운문학상을수상한전윤호시인이새시집『슬픔도깊으면힘이세진다』를현대시세계시인선114번으로출간했다.1991년『현대문학』으로시를추천받아등단하여30년동안10여권의시집을출간한전윤호의이번시집은제2의고향인춘천에서4년가까이생활하며춘천과관련한시를한권으로엮었다.
전윤호시인의문장은놀랍게도시인자신으로부터물러나있다.밤의사물들이정적속으로물러나주위의빛과소리들을더욱환하게열어놓는것처럼,그의문장은존재들을온전히받아들임으로써그들의실존을스스로증명하게한다.물론시인의문장은자신의삶에대한태도와이념,지향과생각들이강하게스며든생활세계그자체라할수있지만,그는이같은통상적언어세계를반성하고성찰하며돌려세움으로써자신의문장을완성해왔던것이다.
전윤호의‘물러남’이란자기를돌아보고마음쓰며자신에게집중하는침잠과고립이아니라자신을지키면서도타자들을받아들이고완전히스며드는몰입과매혹이다.시를쓸때도,그렇지않을때도타자를향한그의몰입과매혹은명백하고또한강렬하다.그는“더갈수없어의자찾아앉으면/멈춰서서기다리는사람들/이제그만가시라나는돌아갈테니/향냄새풍기는안개속에서/뜨거운기침이목을타고오른다/(중략)멀리버스오는소리들리는데/나가는길이보이”(「샘밭에서산책하기」)지않는다고말할정도다.“쓰임새가존재를가리는삶”(「문을닫으며」)이라도,다시말해일상으로퇴락한,도구화된존재들의눅눅한바닥이라도그는마다하지않는다.그는물러나며,곁을내어주고,기대라고물끄러미어깨를비우는것이다.
전윤호의언어는생활세계를감추지않으며,그렇다고비켜가지않는다.그의시는우리가살고있는이생활세계에직립하고있으며우리에게말을걸어오는모든타자들혹은사물들의실존을의미없이흘려보내지않는다.“가을배추밭을보면안다/내안의설움은/때를기다리는노란고갱이”(「단단함에대하여」)라는문장처럼,그는‘노란고갱이’와직접대면하면서그것의충만한의미를낱낱이드러낸다.“나로부터발해지면서도나를넘어서나에게로오는”(하이데거)이타자들의중단없는밀려옴이란요컨대,내안의‘설움’덩어리가‘고갱이’라는환한속살로변하고,타자가우리에게완전히열리는순간이다.
전윤호시인에게‘춘천’은타자가실존으로발현되는자기완성의장소다.그곳은윤리와책임이존재함의조건이되며,시와음악이근원적으로개시되는곳이다.세계속으로나타나는것에만족하지않고,함께살아감의단호한태도를취하는곳이다.시인의타자들은‘살아있음’의어찌할수없는퇴락을견뎌야만하는존재들이다.나의이웃이자가족이고곁을지키는소중한자연과사물들이다.
표제작시에서보듯그에게목숨이란“영하십칠도의아침/29억톤짜리악몽에서깨어/서리꽃핀산을바라”(「소양댐」)보는힘이다.‘악몽’을흔들어깨우며존재함의그놀라운부름에답을하는,시인이자산의삶으로증명하는그것은존재함의위대한인내다.바로여기서시인은자기자신과만나게된다.타자로향한모든언어들이타자와함께완성되며시인에게다시돌아오는것이다.시인은여기서타자들에게고여있던자신의단호한이념을꺼낸다.
“슬픔도깊으면힘이세진다.”그렇다.슬픔도깊으면힘이세지는것이다.작고은밀하고부드러우며사소한목숨들이지만,그것을보듬고같이울어주고인내하며더불어깊어지는것은온전히시인의몫이어야한다.물러설줄알기때문에,‘함께’라는단어가가장잘어울리고,그슬픔의깊이와힘을느낄수있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