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자 (조현석 시집)

불법,…체류자 (조현석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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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소멸’이란 존재론으로 자유에 접근한 조현석 시집 『불법,…체류자』
1988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에드바르트 뭉크의 꿈꾸는 겨울스케치」로 등단했던 조현석 시인이 25년 전에 발간했던 두 번째 시집 『불법,…체류자』를 현대시세계 시인선 125번으로 재출간했다.
저자

조현석

1963년서울에서출생했다.서울예술전문대학문예창작과와한국방송통신대학국어국문학과를졸업했다.1988년경향신문신춘문예시「에드바르트뭉크의꿈꾸는겨울스케치」로등단했다.여러출판사에서단행본기획과편집을맡아일했으며중앙일보사출판국의계간지『문예중앙』과시사월간지『월간중앙』에서근무했다.이후경향신문편집국으로옮겨간뒤섹션〈매거진X〉취재기자를끝으로2001년직장생활을정리했다.시집으로『에드바르트뭉크의꿈꾸는겨울스케치』(도서출판청하,1992년),『불법,…체류자』(문학세계사,1995년),『울다,염소』(현대시,2009년),『검은눈자작나무』(문학수첩,2018년)등네권의시집을출간했다.현재도서출판북인(Bookin)대표이다.

목차

1부
호텔캘리포니아·11
불법체류자·12
엘리베이터에서생긴일·14
TV,혹은실내에서그럭저럭·16
TV를보며신문을·18
충혈혹은혈안·20
건축의힘·22
어떤싸움·24
너덜너덜한관계·26
가물거린다·28
명동에서·30
무소식으로·32
가을은무성영화처럼·34
저수지에서·36
겨울,그곳에서·38
내가없는봄풍경·40
대리석속에서·42
실종,또는공원묘지사람들·43

2부
기억에대하여1·49
죽음에대하여·50
거리,또거리·52
자동차안에서·54
가면뒤에서·56
막다른골목·58
기억에대하여2·61
희생에대하여·62
소문에대하여·64
일몰,그후·66
말씀에대하여·68
이방인·70
연극이끝나고·72
부전자전·74
이방인·76
누가먼저였는지·78
흑과백·80
짓이긴다·82
들끓는다·84

3부
날개를달고난후에야·89
외박진술서·92
저금통에대해·94
화장품병에대해·96
돋보기놀이에대해·98
창으로별빛가득하여·100
겨울빈대에대해서·102
아스피린,아달린·104

해설소멸,새삶을위한백지의‘여기’/김정수·106

출판사 서평

‘소멸’이란존재론으로자유에접근한조현석시집『불법,…체류자』
1988년경향신문신춘문예에시「에드바르트뭉크의꿈꾸는겨울스케치」로등단했던조현석시인이25년전에발간했던두번째시집『불법,…체류자』를현대시세계시인선125번으로재출간했다.
조현석의두번째시집『불법,…체류자』와첫시집『에드바르트뭉크의꿈꾸는겨울스케치』에서는공통적으로불안한미래와사회,사람을불신하는도시소시민의삶을드러낸다.전통적인권위를배척하면서현대문명과도시감각을화두로삼고있다는점에서그의시는모더니즘에뿌리를두고있다.특히“비시적(非詩的)요소와현대문명(現代文明)”(김현,김수영시집『거대한뿌리』해설)을과감히도입하면서거기에서한걸음더나아가,“비시적요소와현대문명을,도입하기위해서도입하는태도까지비판”한김수영의시정신에맥이닿아있다.모더니즘이혁신적이지만개성보다는전통과보편성을중시한반면포스트모더니즘은이를거부하면서개성·자율성·다양성·대중성등을존중하는특징이있다.
김수영의시가자유를시적탐구대상으로삼은데반해조현석의시는자유를서로를옭아매고있는부자유에대한시적지향점으로삼고있다.김수영이4·19이후혁명에관심을가진것처럼조현석은‘독재타도호헌철폐’를외쳤던6월항쟁이후불의와타협하지않는사회정의에관심을둔다.하지만급격한사회변혁은엄청난변화속도와무차별적인광역성때문에의식을송두리째뒤흔들어놓는다.이처럼불안한상황에서김수영은‘본다’라는행위로,조현석은‘소멸’이라는존재론으로자유에접근한다.
조현석의시에서‘소멸’은시집제목이기도한,‘불법체류자’라는인식과밀접하게연관되어있다.시집1부에수록된18편의‘시네마서울’연작은당연히영화〈시네마천국〉을패러디한것이다.극장시네마천국이영화라는가상의세계를보여주는공간인것처럼시인이살고있는서울이라는도시공간도영화속세상과다름없다는설정이다.‘시네마서울’연작은이글스의노래〈호텔캘리포니아〉를시작으로TV와비디오를보고신문을뒤적이며치밀어오르는분노를삭이는내부세계와자본주의물결이넘쳐나는명동,역전광장그리고서울을벗어나저수지,민둥산,공원묘지까지확장된외부세계를촘촘하게다루고있다.
조현석시인은표제작「불법체류자」에서거대한톱니바퀴처럼맞물려돌아가는도시의일상과한곳에정착하지못하는자신을“국외자이기도하다”고고백한다.불확실한미래,부유하는삶,“열려라웃음천국,사이사이로/펼쳐지는현실은사실은지옥”(「TV를보며신문을」)에서마주한것은‘어둠’이다.한치앞도보이지않는“어둠이덮인후에야/오늘나의외출은종말을고”(「날개를달고난후에야」)한다.시인이그어둠속에서마주한세상은‘죽음’이다.
영화〈시네마천국〉에서토토에게“인생은영화와달라.훨씬더힘들지”라면서더큰세상으로떠나라고충고해주는알프레도같은인생선배가필요하지만주위엔아무도없다.격한감정탓에시의숨은거칠고,결엔날이서있다.“이젠서로의다른미래가/끝모를곳으로나란하게펼쳐”(「겨울은무성영화처럼」)질것임을의심하면서어둠속에서죽음을떠올린다.
죽음에대한시인의인식은“새로운부활”(「가면뒤에서」)이면서“불멸”(「소문에대하여」)이다.“새삶에”이른다는것은죽음이기도하고,이에이르는과정이기도하다.그러나시인은의심한다.삶과죽음가운데어느것이진짜인가.현재를살고있는나는진짜인가,가짜인가.내가사는세상은진짜인가,가짜인가.죽음이후다시“새삶에이를것”이라는사실과현생의나는누구이고,내생의내가과연나일까.“사방모두백색,생소한곳”(「아스피린,아달린」)에서의“오늘일기는,여기서,백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