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쓰고 불을 읽고 (박종빈 시집)

$9.00
Description
‘세상의 모든 언어와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구도의 길’을 가는 박종빈 시인
1993년 대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고 10여 년의 공백 기간을 거쳐 2004년 『시와경계』로 시작 활동을 재개하여 2010년 첫 시집 『모차르트의 변명』을 출간했던 박종빈 시인이 11년 만에 두 번째 시집 『물을 쓰고 불을 읽고』를 출간했다.
첫 시집 『모차르트의 변명』에서는 시적 화자의 ‘변명’의 상황과 여지를 집중적으로 능숙하게 형상화하였다면, 이번 두 번째 시집 『물을 쓰고 불을 읽고』의 다수 작품들에서는 명상을 통해 문학적 사려의 세계를 보여주는 방식을 꾀했다. 변명이 상대방을 납득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면, 명상은 자신을 납득시키고 나아가 내면 깊숙이 들어가 성찰하고 깨달음에 이르는 방식을 모색하는 특징이 있다.
저자

박종빈

시인
1963년대전에서태어나대전작가회의등다수의단체에서활동하고있다.1993년대전일보신춘문예로등단했으며오랜공백기간을거쳐2004년『시와상상』(현『시와경계』)으로시작활동을재개하였다.2005년제1회‘시와상상작품상’외다수의상을수상했으며,시집으로『모차르트의변명』(2010년)이있다.현재도자기로유명한계룡산아래공주시상신리에살며,선거관리위원회에근무하고있다.

목차

1부내마음속에창애
내마음속창애·13
사랑변주곡·14
모두같다·17
새의이름으로한마디·18
수화·19
꽃들의집회·20
꽃들의점심·21
꽃들의합창·22
동백꽃보살·23
줄탁(?啄),위를걷다·24
그의이름·26
겨울밤,차를우리며·28
조장(鳥葬)·30
줄탁동시(?啄同時)·32
금붕어구름·33

2부아름다운나라의염색주의자
절창(絶唱)·37
아름다운나라의염색주의자·38
노을에대한명상·41
책에관한명상·42
진통제에대한명상·44
동화에대한명상·46
호두에대한명상·48
바퀴에대한명상·50
봄명상·51
물명상·52
꿈의절차·54
생각노동자·56
콩에대한명상·58

3부기차
기차·61
세상의모든소리·62
세상의모든언어·64
낮잠·66
봉래산천문대에서·67
부용아씨·68
주인·70
집으로가는길·72
토란잎가족·73
봄날저녁,그주점에가고싶다·74
그리운죄·76
나비의꿈,저녁놀변주곡·77
5월에·78
꽃이돈처럼피다·79

4부아름다운것들
아름다운것들·83
4월에·84
산수유·85
4월에다시·86
푸른눈물·87
일식(日蝕)·88
밀밭에서·89
돼지·90
깊어지는것들·91
분단광장·92
아버지와고목·94
사랑·95
순례자나무·96
70년을한글로쓰다·98

해설사려의기품-박종빈論/김채운·99

출판사 서평

‘세상의모든언어와소리’에귀를기울이며‘구도의길’을가는박종빈시인
1993년대전일보신춘문예로등단하고10여년의공백기간을거쳐2004년『시와경계』로시작활동을재개하여2010년첫시집『모차르트의변명』을출간했던박종빈시인이11년만에두번째시집『물을쓰고불을읽고』를출간했다.
첫시집『모차르트의변명』에서는시적화자의‘변명’의상황과여지를집중적으로능숙하게형상화하였다면,이번두번째시집『물을쓰고불을읽고』의다수작품들에서는명상을통해문학적사려의세계를보여주는방식을꾀했다.변명이상대방을납득시키는데중점을둔다면,명상은자신을납득시키고나아가내면깊숙이들어가성찰하고깨달음에이르는방식을모색하는특징이있다.
박종빈시인은범인(凡人)들이미처바라보지못한삶을깊숙이들여다보고,헤아리지못한사유의영역을확장해서언어적형상화를통해존재의가치와의미를드러내는역할을수행한다.박종빈시인에게있어시가명상이고명상이곧시다.『물을쓰고불을읽고』에수록된명상연작시를읽으면시에대한그의관점이반영된것으로서명상의고요함과집중,깨달음의경지와고즈넉한인내의시간이내재해있음을짐작케한다.
〈큰시〉동인으로활동하면서부터인연을맺은이채운시인은박종빈시인의명상시다섯편을가지고해설을썼다.「콩에대한명상」에서시적화자는‘자궁’같은시루에담긴‘황금알’,즉콩이부화하여어엿한콩나물로성장하기까지의과정을면밀히관찰하고있다.콩이싹이돋아뿌리를내리고콩나물이되기까지,껍질을벗고여린속살로뿌리를내밀기위해서는“강철보다단단하게/고무보다탄탄하게”힘을길러야한다고역설한다.
「호두에대한명상」에서시적화자는‘호두’라는객관적상관물이지닌외형적특징에서는발견되지않는‘소리’에주목한다.호두의“주름깊은곳에소리가살고있다”고언급하며호두표면에있는주름의역할은곧세상의고난으로부터“단단하게눈물을지키”는일임을깨닫는다.「봄명상」에서는저녁해뉘엿뉘엿기우는이른봄날의정경이선연하게그려진다.“구름마음자리에그린꽃”은꽃구름이는벚꽃들의향연을염두에두고는아찔한그꽃향기가멀리퍼져“바다옆구리를간지럼태”우는상상까지나아간다.시인은겨우내잠들었던오감을깨워한폭의수채화처럼고즈넉한봄날저녁을원고지위에펼쳐놓고있다.「물에대한명상」에서는시의정화수가가느다란물줄기로타고흘러파도출렁이는바다의심연까지이르도록객관적상관물들을통해간절한기원의영역을충실하게넓히고있다.정화수앞에서비는여인의모습처럼명상의자세또한예를갖춘수백수천의예배와같아서자신의내면으로깊이파고드는심오한정신집중의과정을보여주었다.
박종빈시인의시는정면으로바라보거나쉽게범접할수없는오묘한경지에있다.그의시세계가깊은명상과성실한창작으로다져졌기때문이다.시인의명상은‘봄’이나‘노을’,‘물’등자연의근원부터‘책’이나‘바퀴’,‘진통제’등일상의소소한것까지광범위할뿐아니라,그속에숨겨진깨달음의깊이는매우심오해서그의시를접할때마다깊이사색하고고민해야하는어려움이있는것도사실이다.하지만이런시인에게도사라지지않는‘마음속창애’가있다는고백은너무나인간적이어서우리에게오히려위안이된다.‘세상의모든언어’나‘세상의모든소리’에늘귀기울이며,시의본류를찾아부단히구도의길을가는시인의걸음을지켜보는일은벅차고경이로운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