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압골의 서쪽은 맑거나 맛있거나 (임경남 시집)

기압골의 서쪽은 맑거나 맛있거나 (임경남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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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나를 찾아 떠난 여행’에서 발견한 ‘눈부신 경(經)’인 임경남의 첫 시집
2005년 『문학예술』 시 부문 신인상을 받으며 시단에 나온 임경남 시인이 16년 만에 첫 시집 『기압골의 서쪽은 맑거나 맛있거나』를 출간했다.
임경남 시인의 『기압골의 서쪽은 맑거나 맛있거나』는 ‘나’를 찾아 떠난 여행에서 발견한 “눈부신 경(經)”(「미술관 좌상들」)이다. 여행은 내 가치관뿐 아니라 내 주변 환경과 세계를 보는 관점을 이동시켜준다. 넓어진 시야를 바탕으로 주체적ㆍ객관적 사고로의 전환과 확장으로 주관에서 객관으로, 자아에서 타자로, 관념에서 실행으로 관점이 변화하는 것이다.
임경남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시인 임경남은 명사이고/ 시를 좋아하는 임경남은 동사”라고 했는데, 명사는 늘 그 자리에 존재하지만, 동사는 한자리에 머물지 않고 움직인다. 명사가 식물이라면 동사는 동물인 셈이다. 명사는 한번 자리를 잡으면 그 바운더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 고정되어 점차 낡아간다. 반면 동사는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한다. 집에 있을 때는 명사지만 외출하는 순간 임경남은 동사로 전환된다. 움직인다는 것은 다른 각도에서 나를 볼 뿐만 아니라 다른 ‘나’와 더 넓은 다른 세계를 직관한다는 것이다.
저자

임경남

1965년경북영덕출생.2005년『문학예술』시부문신인상으로등단.
인천문인협회회원,내항문학회원으로활동중.
2021년인천문화재단2021예술표현활동지원사업에선정.
2021년자기계발서『나데리고잘사는법』임시원(필명)으로출간.

목차

1부
간격·13
선사시대로진입하다·14
뉴스·15
미술관좌상들·16
금요일의일기예보·18
연어골목·19
안녕,안녕·20
니스를나이스로읽다·22
화분·23
요플레를먹을땐턱받이가필요해·24
서귀포에서·26
빈집·28
겨울밤·30
햄릿증후군·31
코닥의재발견·32

2부
첫봄·35
손없는날·36
모창·38
종이꽃·40
벚나무에게서배우다·41
진달래실종사건·42
무정란·44
송곳니·46
후리덤을아세요·48
능소화흘러내리다·50
변비·52
야릇한잠·53
아침의스타카토·54
대숲·56
무허가·57

3부
베란다꽃밭·61
불면·62
버드나무의유적·63
서랍·64
농담의온도·66
텃밭이야기·68
노루발자국·69
땅의눈·70
음모혹은음모·71
호명·72
뒤란·74
V·75
4월을출력하지마라·76
제습기·77
할머니의하트·78

4부
콩돌·81
고서(古書)·82
연어,포장마차로회귀하다·83
크리스마스반딧불이·84
셔틀콕·85
불안·86
완창·87
이명(耳鳴)·88
공갈젖꼭지·90
이별은딱딱하다·92
구름부동산·94
소풍·95
귀좀빌려주세요·96
13월의달력·98
실금이자라나는안락의자·99

해설‘간극’과‘사이’를자극하는식물성불안/김정수·100

출판사 서평

임경남시의특징중하나는시적대상의‘시적화자화’라할수있다.시적대상을피상적이거나관념적으로보지않고객관적으로파악하고,심리적거리를시적화자를통해농밀하게보여준다.이러한시작법은시적“대상에대한인식주체의감각의깊이와넓이그리고그것을드러내는언어표현행위의적절성과깊은관계”(오규원『현대시작법』)를가지고있다는점에서주목된다.
표제작「금요일의일기예보」의시적화자는‘나’이고,시적대상은금요일이지만이둘은분리되지않는다.월요일부터시작된노동은목요일에절정을이루고금요일일과가끝나면이틀간의휴식이주어진다.그런면에서금요일은“일주일의꼭짓점”이다.요일의맨꼭대기가된다.“맑거나맛있거나”는“저녁내내불온해지고싶은”,틀에매여벗어나지못한내가꿈꾸는일탈이다.“흐리거나비가”오는동쪽은집처럼한곳에묶여고정화된‘나’,“맑거나맛있”는서쪽은자유와일탈의감성이충일한‘나’를의미한다.

임경남시의탁월함은시적대상을직접진술하거나감상에물들지않고대상을객관화하여섬세하고도내밀하게묘사한다는점이다.“이맘때쯤뽑혀나”간엄마의상실이나“울음으로살이오르는화장장”(이하「완창」)에서엄마가“활활타”올라도좀체흥분하지않고시적역동성을조용히가동한다.절제된시적문법으로,겉으로표출하지않는슬픔과불안을조용히접어기억의서랍에집어넣는다.
임경남시인은지금“복숭아처럼여린발목”(「베란다꽃밭」)의시절을보내고있다.적지않은나이에시작해시의변비로고생하면서도“군데군데터지고있는생의솔기”(「노루발자국」)를수선하는재미에폭빠져있다.좀체공간의경계를넘지않는,“몸이감옥인사람”(이하「안녕,안녕」)에게필요한것은“유목의언어”이다.유목은한곳에정착하지않는발상의자유로움이생명이다.
‘나’를찾는여행에서자아와타자의교류를저어한다.시적대상(사물)에대한관찰과상상,사유가관념의틀에얽매이지말고공간의자유를획득해야참된‘나’의발견과시의여행에서알찬성과를거둘수있다.의도는계획의차원이지만실제는통일된연관성과객관적거리,시적긴장감의발현이다.불안을숨기면불화가보이고,불화를감추면불안이보인다.닿을수없는곳에도달하려면손에잡은것을내려놓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