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밝고 건강한 ‘유마주의(維摩主義)’를 선보이는 이태연의 네 번째 시집
하루에 한 편씩 시를 써왔다는 이태연 시인이 네 번째 시집 『메마른 꿈에 더는 뜨지 않는 별』을 펴냈다. 2004년 시집 『아름다운 여행』으로 시단에 나온 이태연 시인은 2008년까지 『그리움』, 『살아온 것처럼 그렇게』라는 시집을 연달아 선보이며 독자들과 소통했다. 하지만 그 후 13여 년 동안 침체기를 겪으며 시인으로서의 자기 성찰과 수양을 마치고 새롭게 일신한 시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이태연 시인은 ‘시인의 말’을 대신한 「서시(序詩)」에서 “내/ 몸에서/ 시 한 편 뽑아내고 나면/ 몇 날 며칠 동안/ 몸살 앓는다.// 그리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한 편의 시가 완성되어 있다”라고 담담하게 시작(詩作)의 고통을 술회했다.
이태연 시인의 간결하게 압축된 시형과 설익은 관념이나 경향의 노출을 극도로 자제하는 듯한 시적 의미 형성은 이번 시집에서도 큰 장점이자 특색이다. 이태연은 시선(詩仙)과 시성(詩聖)의 사이에서, 시마(詩魔)와 시귀(詩鬼) 사이에 걸려, 또는 가로지르며 위태롭지만 아름다운 보행술(步行術)을 시험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이태연 시인은 늘 ‘떠나는 연습’을 하면서 잘 머물며 일상을 잘 경영한다. 시인은 약력에서도 성장기에 떠돈 여러 지명을 명기하고, 자신의 성과임이 분명한 사업마저도 ‘떠돎(오고 감)’이라는 의미로 축소한다. 늘 ‘작고 아기자기한 맛’의 작은 여행 가방은 “의미 없음에서 또 다른 의미를/ 끊임없이 찾아간다”라는 사실을 환기하는 시인의 강박, 혹은 수집품의 목록 상단에 남아 있다.
무릇 시인들은 그래야 하듯 이태연 역시 시 「백일홍」에서 “100일 동안/ 행복할 수 있다면/ 일 년 내내 행복한 거”라는 셈법을 보여준다. 이 시에서 시인이 던지는 질문은 “우린 얼마나 행복해야 하나”라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이지만, 전염병과 외부 군사위협과 경제상황 등을 외면하고 마치 진공상태에 처한 것처럼 가장하거나 초월이나 해탈의 각종 자세를 전시하지 않는다. 시인의 ‘기도’는 “백일홍 피어 있는 동안만이라도/ 우리 사는 세상 아무 일 없기를” 바라는 것뿐이다. 백일홍의 붉음과 아름다움을 통해 우리가 뜨겁게 서로를 생각할 수 있기를 기대할 뿐이다.
이 땅의 시인들의 시에는 어느 정도 ‘유마주의(維摩主義)’가 나타난다. 이태연의 ‘유마주의’는 밝고 건강하다. 누군가는 ‘상하고 병든 것’에 집착하면서 더 낮게 현실로 혹은 절망과 비탄으로라는 구호를 외치며 정치적 자기 이상을 위한 수단으로 유마적 태도를 과시하기도 한다. 시 「누구를 좋아한다는 것」에서는 자기 일상의 경험에 어떤 거대한 서사를 끌어다 붙이지 않는다. 시인은 “누군가 누구를 좋아한다는 것”이 이 세상을 밝게 만들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또 그들의 긍정의 기운이 우리 모두에게 퍼져나가길 기원하는 자세를 가졌기에 “즐거운 하루의 예감”을 흔쾌히 받을 수 있었다.
하루에 한 편씩 시를 써왔다는 이태연 시인이 네 번째 시집 『메마른 꿈에 더는 뜨지 않는 별』을 펴냈다. 2004년 시집 『아름다운 여행』으로 시단에 나온 이태연 시인은 2008년까지 『그리움』, 『살아온 것처럼 그렇게』라는 시집을 연달아 선보이며 독자들과 소통했다. 하지만 그 후 13여 년 동안 침체기를 겪으며 시인으로서의 자기 성찰과 수양을 마치고 새롭게 일신한 시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이태연 시인은 ‘시인의 말’을 대신한 「서시(序詩)」에서 “내/ 몸에서/ 시 한 편 뽑아내고 나면/ 몇 날 며칠 동안/ 몸살 앓는다.// 그리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한 편의 시가 완성되어 있다”라고 담담하게 시작(詩作)의 고통을 술회했다.
이태연 시인의 간결하게 압축된 시형과 설익은 관념이나 경향의 노출을 극도로 자제하는 듯한 시적 의미 형성은 이번 시집에서도 큰 장점이자 특색이다. 이태연은 시선(詩仙)과 시성(詩聖)의 사이에서, 시마(詩魔)와 시귀(詩鬼) 사이에 걸려, 또는 가로지르며 위태롭지만 아름다운 보행술(步行術)을 시험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이태연 시인은 늘 ‘떠나는 연습’을 하면서 잘 머물며 일상을 잘 경영한다. 시인은 약력에서도 성장기에 떠돈 여러 지명을 명기하고, 자신의 성과임이 분명한 사업마저도 ‘떠돎(오고 감)’이라는 의미로 축소한다. 늘 ‘작고 아기자기한 맛’의 작은 여행 가방은 “의미 없음에서 또 다른 의미를/ 끊임없이 찾아간다”라는 사실을 환기하는 시인의 강박, 혹은 수집품의 목록 상단에 남아 있다.
무릇 시인들은 그래야 하듯 이태연 역시 시 「백일홍」에서 “100일 동안/ 행복할 수 있다면/ 일 년 내내 행복한 거”라는 셈법을 보여준다. 이 시에서 시인이 던지는 질문은 “우린 얼마나 행복해야 하나”라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이지만, 전염병과 외부 군사위협과 경제상황 등을 외면하고 마치 진공상태에 처한 것처럼 가장하거나 초월이나 해탈의 각종 자세를 전시하지 않는다. 시인의 ‘기도’는 “백일홍 피어 있는 동안만이라도/ 우리 사는 세상 아무 일 없기를” 바라는 것뿐이다. 백일홍의 붉음과 아름다움을 통해 우리가 뜨겁게 서로를 생각할 수 있기를 기대할 뿐이다.
이 땅의 시인들의 시에는 어느 정도 ‘유마주의(維摩主義)’가 나타난다. 이태연의 ‘유마주의’는 밝고 건강하다. 누군가는 ‘상하고 병든 것’에 집착하면서 더 낮게 현실로 혹은 절망과 비탄으로라는 구호를 외치며 정치적 자기 이상을 위한 수단으로 유마적 태도를 과시하기도 한다. 시 「누구를 좋아한다는 것」에서는 자기 일상의 경험에 어떤 거대한 서사를 끌어다 붙이지 않는다. 시인은 “누군가 누구를 좋아한다는 것”이 이 세상을 밝게 만들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또 그들의 긍정의 기운이 우리 모두에게 퍼져나가길 기원하는 자세를 가졌기에 “즐거운 하루의 예감”을 흔쾌히 받을 수 있었다.
메마른 꿈에 더는 뜨지 않는 별 (이태연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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