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김석일 시집 『울컥하다는 말』, 평범한 일상에서 걷어올린 해학과 혜안의 울림
한신대학교 문예창작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계간 『한국작가』 제9회 신인상으로 시작 활동을 해온 김석일 시인이 네 번째 시집 『울컥하다는 말』을 출간했다.
김석일 시집 『울컥하다는 말』은 삶의 여정에서 만난 사람과 풍경을 문학적 수사를 제거한 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현대 예술의 특징으로서 ‘낯설게 하기’라는 방법론을 배제하고 형상화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쪼잔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러나 우리의 삶이란 이러한 쪼잔한 일상의 연속이며 그 가운데 삶의 진정성이 도사리고 있다는 탁견을 이 시집은 보여준다. 또한 쪼잔함의 일상 속에서 보여주는 해학적 국면들은 자신의 삶을 통찰하고자 하는 혜안을 담고 있다. 그의 시들을 읽으며 고개를 주억거리게 된 것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걷어올린 혜안의 울림 때문이다.
시집 앞에 실린 「시인의 말」은 이 시집의 속성 전체를 한마디로 보여주고 있다. 그의 말처럼 이 시집은 “지쳐서 주저앉은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후배, 친구, 아내, 기타의 사내 등이 이 시집에 등장하는 주된 인물군들이다. 두 번째 시집 『평택항』을 평한 글에서 백인덕 시인은 최근 발간된 시집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인간군상에 대한 형상화를 깊이 있게 짚어낸 바 있다. 어쩌면 이번 시집도 한편으로는 그 도상 위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시선이 사람을 따라가는 이유에 대해 그 스스로 잘 모르겠다고 고백하고 있다. 시 전체를 읽으며 느낀 것을 두 단어로 드러내면 ‘사람’과 ‘연민’이다. 사람과 연민은 죽음을 향해 여행하는 인간 군상을 바라보는 시인의 마음의 결이라 할 수 있다. 「후배」 연작은 관계성의 긍정이며 쪼잔한 일상을 넘어서는 해학이라 할 수 있다. 이 시집의 다른 장점은 그럴듯한 포즈를 포기한 것에 있다. 시가 가진 현란함과 엄살 혹은 엄숙함을 걷어내고 즉물적 정황을 그대로 묘파해내는 힘이 돋보인다는 뜻이다. 그 안에 해학이 도사리고 있다.
시집 『울컥하다는 말』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 중 하나는 아내에 대한 시편이다. 약간의 갈등과 희희낙락, 그리고 연민과 조롱으로 이어지는 시편들을 읽다보면 오히려 일상을 살아낸 노부부의 여유와 풍요로움을 느끼게 해준다. 어쩌면 삶이란 반듯한 그 무엇이 아니라 울퉁불퉁한 돌들이 서로에게 부딪쳐 깨지며 조화를 맞추어가는 과정의 연속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시 속에서 마주하게 된다. 후배의 상처(喪妻)에 대한 위로 끝에 물을 꺼내려가는 아내의 뒷모습에서 피어난 연민은 시적 화자의 아내에 대한 가장 솔직한 감정의 층위일 터이다. 아내에 대한 시편 가운데 이렇듯 감정의 격정이 그대로 드러난 경우는 없다. 표제시 「울컥하다는 말」에 드러난 아내에 대한 연민의 감정이야말로 진실에 가까운 것이라 할 수 있다.
김석일 시인은 이 시집을 통해 세상을 여전히 살 만한 곳인가를 되묻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삶의 범주 내에서만이라도 가능하면 서로를 위로하고 웃고 싶은 것이다. 이런 바람은 초월적 유토피아를 꿈꾸는 어떠한 예술적 행위와는 달리 이 지상에 자신의 삶을 못 박고 있는 탓에 지상의 인간들에게 더 많은 공감을 유발할 것이다.
한신대학교 문예창작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계간 『한국작가』 제9회 신인상으로 시작 활동을 해온 김석일 시인이 네 번째 시집 『울컥하다는 말』을 출간했다.
김석일 시집 『울컥하다는 말』은 삶의 여정에서 만난 사람과 풍경을 문학적 수사를 제거한 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현대 예술의 특징으로서 ‘낯설게 하기’라는 방법론을 배제하고 형상화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쪼잔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러나 우리의 삶이란 이러한 쪼잔한 일상의 연속이며 그 가운데 삶의 진정성이 도사리고 있다는 탁견을 이 시집은 보여준다. 또한 쪼잔함의 일상 속에서 보여주는 해학적 국면들은 자신의 삶을 통찰하고자 하는 혜안을 담고 있다. 그의 시들을 읽으며 고개를 주억거리게 된 것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걷어올린 혜안의 울림 때문이다.
시집 앞에 실린 「시인의 말」은 이 시집의 속성 전체를 한마디로 보여주고 있다. 그의 말처럼 이 시집은 “지쳐서 주저앉은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후배, 친구, 아내, 기타의 사내 등이 이 시집에 등장하는 주된 인물군들이다. 두 번째 시집 『평택항』을 평한 글에서 백인덕 시인은 최근 발간된 시집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인간군상에 대한 형상화를 깊이 있게 짚어낸 바 있다. 어쩌면 이번 시집도 한편으로는 그 도상 위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시선이 사람을 따라가는 이유에 대해 그 스스로 잘 모르겠다고 고백하고 있다. 시 전체를 읽으며 느낀 것을 두 단어로 드러내면 ‘사람’과 ‘연민’이다. 사람과 연민은 죽음을 향해 여행하는 인간 군상을 바라보는 시인의 마음의 결이라 할 수 있다. 「후배」 연작은 관계성의 긍정이며 쪼잔한 일상을 넘어서는 해학이라 할 수 있다. 이 시집의 다른 장점은 그럴듯한 포즈를 포기한 것에 있다. 시가 가진 현란함과 엄살 혹은 엄숙함을 걷어내고 즉물적 정황을 그대로 묘파해내는 힘이 돋보인다는 뜻이다. 그 안에 해학이 도사리고 있다.
시집 『울컥하다는 말』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 중 하나는 아내에 대한 시편이다. 약간의 갈등과 희희낙락, 그리고 연민과 조롱으로 이어지는 시편들을 읽다보면 오히려 일상을 살아낸 노부부의 여유와 풍요로움을 느끼게 해준다. 어쩌면 삶이란 반듯한 그 무엇이 아니라 울퉁불퉁한 돌들이 서로에게 부딪쳐 깨지며 조화를 맞추어가는 과정의 연속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시 속에서 마주하게 된다. 후배의 상처(喪妻)에 대한 위로 끝에 물을 꺼내려가는 아내의 뒷모습에서 피어난 연민은 시적 화자의 아내에 대한 가장 솔직한 감정의 층위일 터이다. 아내에 대한 시편 가운데 이렇듯 감정의 격정이 그대로 드러난 경우는 없다. 표제시 「울컥하다는 말」에 드러난 아내에 대한 연민의 감정이야말로 진실에 가까운 것이라 할 수 있다.
김석일 시인은 이 시집을 통해 세상을 여전히 살 만한 곳인가를 되묻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삶의 범주 내에서만이라도 가능하면 서로를 위로하고 웃고 싶은 것이다. 이런 바람은 초월적 유토피아를 꿈꾸는 어떠한 예술적 행위와는 달리 이 지상에 자신의 삶을 못 박고 있는 탓에 지상의 인간들에게 더 많은 공감을 유발할 것이다.
울컥하다는 말 (김석일 시집)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