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바위의궤 - 현대시세계 시인선 163

울산바위의궤 - 현대시세계 시인선 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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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울산바위’와 함께 속초의 사계를 ‘의궤’로 남기는 신민걸 시인
2016년 시전문 계간지 『문학청춘』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신민걸 시인이 데뷔 8년 만에 첫 시집 『울산바위의궤』를 현대시세계 시인선 163번으로 출간했다.
신민걸의 첫 시집을 관통하는 테마는 ‘울산바위의궤’다. 시인은 ‘행사나 의식의 흐름을 낱낱이 옮긴 꼼꼼한 기록을 의궤’라고 그 뜻을 밝히고 있다. 울산바위가 스스로를 기록하는 ‘자연의궤’를 마주하며, 신민걸 또한 ‘산 아래 의궤’를 기록하고 있다. “새벽에 보고 아침 먹고 보고 혹시나 반차도를 찾아보는데” 자연계의 문무백관들이 제 소임을 다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시집은 울산바위의 사계절을 계절 순으로 써나가며 “사무치게 그리운 너”를 찾아가고 있다.
저자

신민걸

저자:신민걸
불뫼태백으로나서눈뫼설악과살아요.
2016년『문학청춘』으로등단.
한국문인협회속초지부회원.
속초〈물소리詩낭송회〉동인활동중.

목차


시인의말·5

1부
참꽃·13
사람을살아·14
걸어갈까날아갈까·16
성간물질·17
앵두살구복사별·18
나절가웃지나·19
울산바위의궤둘·20
기일(忌日)·21
회양목에잠들다·22
꽃이꽃을피우고죽네·24
사금파리는왜반짝이는가·26
저어문별로앉아·27
의상대장송곡·28
울산바위에다모를내면·29
가물·30
천상열차분야지도·32
황매우마실방·33
노리수갑·34
곤줄박이불러서·36
흰뺨검둥오리자맥질하듯이·37

2부
울산바위의궤·41
개망초·42
별머루·44
크림빵이좋아·46
언니야사탕·48
뱃구레속엔네울음만이·49
젖는집·50
어이,점례씨·52
코끼리와소년사이에·54
망초밭에서하소연을적다·56
쌍화점·58
오이가휘는까닭·60
해답(蟹畓)·62
알사탕·64
부운허실반차도·65
그림자가뭇그늘이되기까지·66
내매미지·68
해씨네텃밭·70
니등에등에·72
봉래,산에서·74

3부
개미가일을간다·77
어쩌면좋아·78
여부가있겠습니까·79
하늘소·80
육추·82
옳다구나·84
깨끼춤·86
들깨를싣고가네·88
직박구리가직박구리를부르는데·89
말을하면단풍·90
솜씨가좋아·91
영면에들다가·92
청대산청려장·94
소꿉·96
만천리도리깨바람·98
방증·100
물매화를만났고·101
울산바위의궤넷·102
억새가갈대를불러·104
나비잠옷도없이온사람이·105

4부!
닥치기전에·109
춥다·110
얼음화석·112
대밭에서답하다·114
유연한유언·116
炭멀미·118
炭·119
좌대깎는시늉·120
유행가·122
울산바위의궤여섯·124
딱새를부른다·126
울산바위의궤셋·128
폭설,폭소·129
달빛도좋겠고·130
꼭돌아오란화살표·132
울산바위머물고·133
홍련암·134
볕들방·135
울산바위의궤다섯·136
떠나기전에잠시만·137

해설나는누구에게아름다운이름인가/박대성·138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엊저녁천둥번개거하더니
구름으로좌대깎아앉혀놓았네

저게혹시요망근두운일까
고대하던북망결의다스려
미끄러진길고쳐지쳐가려나

새벽에보고아침먹고보고
혹시나반차도를찾아보는데

구름만허영청허영허영그만
아무도아무렇지도않다는구나
---「울산바위의궤」

오늘도별이걸어가고있지요
밤에도낮이랑같은보폭으로

떠올리기도싫은시름가득해
시름시름앓다가꽃을내버려
잎을걸고시나브로열매까지

왕피천사는왕피물벌은자맥질로
가시날도래번데기에알낳는대요
남에게서제뻔뻔한애벌레나오면
뻐꾸기처럼안다미로울어줄까요

껍질을담금질해껍데기를이루고
껍데기를무두질해껍질을이루면
알나리깔나리난알나리깔나리난
속엣나다버리고더내가될까요

아무도몰라서무른보폭으로
아직도별은걸어가고있어요
---「천상열차분야지도」

澈:눈보라가휘날리는바람찬흥남부두에

황해도평산아래임진강내다보이는문산살던아홉살아버지철은,홀어머니와두형을따라그나마막내보따리를둘러메고끊어진다리아래한강을휘청휘청겨우건너멀리탄금대위소태까지피난와서살았다,우륵처럼살고싶었으나날마다배수진을치며자맥질로소작질로살수밖에없었다,이후의림지에서방년의어머니를만나곧황지로돈캐러와서는아들상을낳았다

相:화약연기앞을가려눈못뜨고헤매일때

함백태백아래소도에서광산다닌아버지철을둔아홉살상은,문산이나소태살던옛말씀은다가난하여별로없다며〈굳세어라금순아〉,〈단장의미아리고개〉,〈울고넘는박달재〉메들리나들었다,노랫말이지겨워지면슬쩍밖으로나가까맣게얼어붙은개울건너로연탄재나고드름을깨뜨려넣은눈덩이를휘청휘청던졌다,이후소양강에서삼도동처녀를만나아들섭을낳았다

燮:문항라저고리가궂은비에젖는구려

울산바위아래미시령로까지와서살게된아버지상을둔아홉살섭은,휘청휘청둘러멘가방에태권도파란띠랑체르니랑일기장을꼭넣고다닌다,내일은마침눈이온다니눈싸움을해볼까,아니면할아버지애창곡에다〈소양강처녀〉를얹어메들리로들려줄까,노랫말이또지겨워지면,반나절눈밭을쫓아노루잡던할아버지얘기를해줄까,굳이노루고라니구별법이나알려줄까

基:너마저몰라주면나는나는어쩌나
---「유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