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속 알 길 없다 - 현대시세계 시인선 166

그 속 알 길 없다 - 현대시세계 시인선 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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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영희

저자:김영희
강원도홍천에서출생했다.2004년『강원작가』시부문신인상으로등단했다.시집으로는『저징헌눔의냄시』,『신남가는막차』,『침침한저녁이더듬어오던시간』이있다.현재한국작가,강원작가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

목차


시인의말·5

1부
우수·13
입춘무렵·14
봄,길을잃다·15
미안하다,단풍아·16
경칩·17
연분홍치마휘날리더라·18
조숙증·20
사월,종패양식장·21
하지·22
초여름·23
시무나무가시박힌적있다·24
불법체류자·26
위대하다·27
월매에취하다·28
캉캉춤을추는여자들·29

2부
슬픔·33
장마·34
칼국수를먹는저녁·35
어떤이별·36
신사와아가씨·37
문신(文身)·38
우기의여자·39
울컥이란놈이·40
조장(鳥葬)·41
슬플애(哀)·42
비문(碑文)·43
조문(弔問)·44
호박·45
이끼·46
불면(不眠)·47

3부
청보라,그그리움·51
분재원에서·52
그속알길없다·53
눈(雪)의망명·54
헛,개소리·55
횟배를앓던아이·56
거문골문지기·58
시도때도없이·60
미스돈(豚)·62
처서·64
십문칠반,벗어놓고·66
풍장(風葬)중이다·68
가진,횟집이있던자리·70
실외기·71
아디다스노인·72

4부
입동·75
빨래를개키는저녁·76
관곶에서·77
백록이변이되어·78
눈물꽃,지기까지삼년반·80
한로·81
그날밤,초승달이보았다·82
강아지풀·84
겨울,불발령소묘·85
사람볕·86
파꽃·87
신당나무그남자·88
11월·89
푸른그림자를아버지라불렀다·90
염을하다·92

해설연민의깊이와공감의시학/백인덕·93

출판사 서평

시간과공간에대한개성적사유,깊이있는연민을담은김영희의시들

2004년『강원작가』시부문신인상으로받은후꾸준하게시작활동을해온강원홍천토박이김영희시인이데뷔20년을기념해네번째시집『그속알길없다』를현대시세계시인선166번으로출간하였다.
김영희의시집『그속알길없다』는형식상옴니버스처럼여러겹의서사가각기별개인것처럼완결되어병렬적으로배치되어있다.하지만모든이야기의기저에는아무나쉽게흉내낼수없는깊이의‘연민’이흐르고있다.
김영희시인이보여주는연민은깊이가남다르다.시「비문(碑文)」에서보듯“한낮달궈진시멘트농로위에”몸이말라비틀려죽어있는‘지렁이’는사실특별한관찰대상이라할수없다.하지만시인이죽은지렁이를‘사체’가아니라‘서체’로인식하는순간,지렁이는한갓사물이아니라‘육서’가되어그시작인“어떤절박함”과결말이라할수있는“죽음뒤에남기고싶은문장”을연이어상상하게한다.이러한상상은시인이기에가능한것이다.
또이번시집에서원형적이면서동시에개성적인두개의차원을보여준다.범상할수밖에없는‘시간과공간’에대한사유를시인의구체적인체험을덧입힌개성적인인식으로바꿔형상화함으로써독자에게새로운시의지평을살펴볼기회를준다.이를통해우리는알고있는시간이아닌바로‘그때’와이름과위치가아닌‘그곳’을추체험할수있다.
절기상‘하지’는“1년중낮이가장긴날”이다.시「하지」에서“꽃냄새에동네가어질어질”할정도로“밤꽃으로환”한날로하지를묘사하고있다.실제현상이겠지만낮이가장긴날을‘밤꽃’으로의식하는건일종의반어적의미를내포한다.또한‘밤꽃’이유희와쾌락의상징으로자주사용된다는점을상기하면‘감자’를수확하는화자와대비된다는점에서도일종의부조화가느껴진다.하지만그것은‘하지’라는집단적,문화적원형에따른이해일뿐이고,시인은그날을“아들이태어나던유월스무하루즈음”이라고극적이고구체적인사건으로기억함으로써‘밤꽃’과‘감자’의편차를일순간에지워버린다.이는개인의무의식원형이문화라는집단원형에녹아들거나비롯할수있음을단적으로반증한다.
표제시「그속알길없다」를순식간에살아나게하는중심시어는‘속’이다.“늙은집”,“혼자남은집”,“텃구렁이떠난그집”이대상으로서사물의실제를드러낸다면“꿍꿍이”,“음흉한저속”,“작당”등은시인이대상에투사하는정서적감응의성격을암시한다.시인은할아버지,할머니즉거주자의내력보다긴세월함께했지만,혹시다른생각을가졌을지도모를‘집’의속사정을궁금해한다.여기서“알길없다”라는부정문은‘속’이집의개념적정의거나쓸모에따른가치정도가아님을단적으로드러낸다.
이상국시인은“김영희시인은행복한시인이다.그가지닌시적자산이막대하기때문이다.불가에서는모든중생이겪는괴로움을자신의괴로움으로삼는자비를일러‘동체대비’라한다.비유하자면김영희시인은시로써산천과거기에깃든사람들과동체적이라해도지나침이없다.그는홍천이라는불이(不二)의땅에지나가는계절과터잡고사는사람들의삶의서사를무제한적으로퍼다쓴다.그것은기계적이고도시적감성에편중된요즘의시적정서와는달리그가속해있는산천의일부로서의자연스러움이자농경적세계관이주는동체적생명력이기도한것이다.이를바탕으로한시인의언어에대한염결성과친연적담담넉넉은시의품격을끌어올리고독자에게는편안함을선물하고있다”는의미를부여하며시집출간을축하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