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비명의 시대를 살아가는 ‘너’에게 위로와 연대의 손짓 내미는 이용호의 시들
2010년 계간 『불교문예』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하고 활발한 시작 활동으로 3권의 시집을 출간하며 중봉조헌문학상 우수상, 김포문학상 우수상, 교단문예상, 목포문학상 등을 수상한 이용호 시인이 네 번째 시집 『너와 나의 중립국』을 현대시세계 시인선 170번으로 출간했다.
이용호 시인에게 시를 쓰는 일은 동시대적 현실 속에서 고통의 시간을 견디며 살아가는 타인, 즉 주변적 존재들을 향해 연대의 손을 내미는 행위처럼 보인다. ‘시’라는 장르가 철저하게 일인칭의 감각과 감정을 표현한 것으로 간주되는 지금, 그리고 공적 영역이 축소됨으로써 삶이 개인의 생존으로 축소되어버린 오늘날, 사회의 가장자리로 내몰리고 있는 존재를 응시하는 이용호의 시적 태도는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시 「이중섭거리」에서는 ‘대의’가 사라지고 “거리엔 생계만 넘쳐”나는 현실에서 이러한 시선이 그들의 고통에 아무런 현실적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지만, 타인의 불행과 고통은 그가 시를 쓰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이용호의 시에서 이 불행한 삶의 주체는 대개 주변적 존재, 즉 자본이 지배하는 세계에 자신의 자리를 갖고 있지 않거나 세상의 변방으로 떠밀려 나가는 존재들이다. 시 「호우주의보」에는 ‘비’가 오면 일당을 벌 수 없어 생계가 위협받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 시의 도입부에 등장하는 “습기를 머금은 작업복을 입은 채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매일 새벽 ‘인력소개소’를 통해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비=호우주의보’는 단순한 일기(日氣) 이상의 의미이다. 하루의 노동을 팔아 하루치의 생계비를 마련해야 하는 이들의 삶은 “언제나 원점으로 회귀하는 날들”이라는 구절처럼 지루한 반복의 연속을 통해 겨우 유지된다.
이용호 시집의 표제인 ‘너와 나의 중립국’은 두 가지 방식으로 해석된다. 이 제목은 「시인의 말」에 나오는 “너와 내가 우리가/ 머무를 수 있는 천국과 지옥 사이/ 그 중립국에서”라는 구절에서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시인에게 중립국으로서의 현실은 ‘나’만의 것이 아니다. 그 현실에는 이미-항상 ‘너’라는 존재가 있다. ‘중립국’이라는 단어보다 중요한 것은 그곳이 ‘너와 나’가 함께 살고 있는 세계라는 사실이다. 중립국은 ‘나’만의 세계가 아니며, 그렇다고 ‘너’만의 세계도 아니다. 그곳은 ‘우리’의 세계이며, 이용호의 시에서 그곳에서의 삶은 ‘비명’과 같다. 그의 시는 이 비명의 시공간을 함께 살아가는 무수한 ‘너’를 향해 건네는 위로의 전언이자 연대의 손짓으로 읽힌다.
시 「우리들 생애의 푸른 망명정부」에서 ‘밤’은 기억, 즉 과거의 시간이다. 화자에게 깊은 밤은 ‘기억들’이 되살아나는 시간이다. 그런데 그 시간은 “저 혼자 푸르렀던 과거의 시간들”이라는 진술처럼 현재와 화해할 수 없는, 따라서 현재의 질서와 동떨어진 곳에 존재한다. 이 기억 속의 시간이 후반부에 등장하는 ‘혁명’이라는 시어와 연결되어 있음을 추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시집 『너와 나의 중립국』에는 시간에 대한 감각이 도드라지는 작품들이 많다. 특히 시집의 전반부에 배치된 작품들, 시인의 실존적 문제나 과거에 관한 기억과 회고의 내용이 등장하는 작품들이 대표적이다. 이 작품들에는 오롯이 한 개인의 과거사에 관한 이야기도 존재하지 만 ‘혁명’으로 표상되는 저 뜨거웠던 연대의 흔적이 ‘이익’과 ‘생계’의 문제로 귀결된 자본주의적 현실에 대한 페이소스가 화인(火印)처럼 새겨져 있다.
이용호 시인에게 시를 쓰는 일은 동시대적 현실 속에서 고통의 시간을 견디며 살아가는 타인, 즉 주변적 존재들을 향해 연대의 손을 내미는 행위처럼 보인다. ‘시’라는 장르가 철저하게 일인칭의 감각과 감정을 표현한 것으로 간주되는 지금, 그리고 공적 영역이 축소됨으로써 삶이 개인의 생존으로 축소되어버린 오늘날, 사회의 가장자리로 내몰리고 있는 존재를 응시하는 이용호의 시적 태도는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시 「이중섭거리」에서는 ‘대의’가 사라지고 “거리엔 생계만 넘쳐”나는 현실에서 이러한 시선이 그들의 고통에 아무런 현실적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지만, 타인의 불행과 고통은 그가 시를 쓰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이용호의 시에서 이 불행한 삶의 주체는 대개 주변적 존재, 즉 자본이 지배하는 세계에 자신의 자리를 갖고 있지 않거나 세상의 변방으로 떠밀려 나가는 존재들이다. 시 「호우주의보」에는 ‘비’가 오면 일당을 벌 수 없어 생계가 위협받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 시의 도입부에 등장하는 “습기를 머금은 작업복을 입은 채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매일 새벽 ‘인력소개소’를 통해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비=호우주의보’는 단순한 일기(日氣) 이상의 의미이다. 하루의 노동을 팔아 하루치의 생계비를 마련해야 하는 이들의 삶은 “언제나 원점으로 회귀하는 날들”이라는 구절처럼 지루한 반복의 연속을 통해 겨우 유지된다.
이용호 시집의 표제인 ‘너와 나의 중립국’은 두 가지 방식으로 해석된다. 이 제목은 「시인의 말」에 나오는 “너와 내가 우리가/ 머무를 수 있는 천국과 지옥 사이/ 그 중립국에서”라는 구절에서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시인에게 중립국으로서의 현실은 ‘나’만의 것이 아니다. 그 현실에는 이미-항상 ‘너’라는 존재가 있다. ‘중립국’이라는 단어보다 중요한 것은 그곳이 ‘너와 나’가 함께 살고 있는 세계라는 사실이다. 중립국은 ‘나’만의 세계가 아니며, 그렇다고 ‘너’만의 세계도 아니다. 그곳은 ‘우리’의 세계이며, 이용호의 시에서 그곳에서의 삶은 ‘비명’과 같다. 그의 시는 이 비명의 시공간을 함께 살아가는 무수한 ‘너’를 향해 건네는 위로의 전언이자 연대의 손짓으로 읽힌다.
시 「우리들 생애의 푸른 망명정부」에서 ‘밤’은 기억, 즉 과거의 시간이다. 화자에게 깊은 밤은 ‘기억들’이 되살아나는 시간이다. 그런데 그 시간은 “저 혼자 푸르렀던 과거의 시간들”이라는 진술처럼 현재와 화해할 수 없는, 따라서 현재의 질서와 동떨어진 곳에 존재한다. 이 기억 속의 시간이 후반부에 등장하는 ‘혁명’이라는 시어와 연결되어 있음을 추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시집 『너와 나의 중립국』에는 시간에 대한 감각이 도드라지는 작품들이 많다. 특히 시집의 전반부에 배치된 작품들, 시인의 실존적 문제나 과거에 관한 기억과 회고의 내용이 등장하는 작품들이 대표적이다. 이 작품들에는 오롯이 한 개인의 과거사에 관한 이야기도 존재하지 만 ‘혁명’으로 표상되는 저 뜨거웠던 연대의 흔적이 ‘이익’과 ‘생계’의 문제로 귀결된 자본주의적 현실에 대한 페이소스가 화인(火印)처럼 새겨져 있다.
너와 나의 중립국 (이용호 시집)
$11.00